記村居 二首 기촌거 이수 申欽 신흠
시골살이를 적다
村居多苦况 촌거다고황
시골살이 고달픔 많기도 하여
事事與心違 사사여심위
일마다 생각과 어긋나는구나
蚊亦能成陣 문역능성진
모기는 또 진을 치고 덤비고
蠅胡暗襲衣 승호암습의
파리는 어찌 몰래 습격하는가
敗墻從雨漏 패장종우루
무너진 담에는 비가 새어들고
欹瓦任蛇依 의와임사의
기울어진 기왓장엔 뱀이 사네
蕭瑟秋期近 소슬추기근
소슬한 가을철이 다가오는데
桑鄕幾日歸 상향기일귀
고향에는 어느 때나 돌아갈까
이(二)
村居足閑况 촌거족한황
한적한 시골살이에 만족하니
自與世相違 자여세상위
절로 세상과는 서로 멀어지네
折蕙仍爲佩 절혜잉위패
혜초를 꺾어서 패물로 삼고
編荷欲緝衣 편하욕집의
연잎 엮어 옷을 만들고 싶네
竹床炎可籍 죽상염가적
더워도 대 평상에서 책읽을 만하고
藤杖病堪依 등장병감의
지팡이에 병든 몸 기댈 수 있으니
放去君恩大 방거군은대
내쫓은 임금님 은혜가 크기도 하니
休言老未歸 휴언노미귀
늙어서 못 돌아간다고 말하지 말라
※桑鄕(상향) : 시경에서 유래된 상재향(桑梓鄕)의 준말로 뽕나무와 가래나무가 있는 고향이라는 뜻이다.
※折蕙仍爲佩(절혜잉위패), 編荷欲緝衣(편하욕집의) : 굴원(屈原)의 초사(楚辭) 이소(離騷)에 ‘내가 이미 구원의 땅에 난초를 심어 놓고, 다시 백 묘의 땅에 혜초를 심었노라. 〔余旣滋蘭之九畹兮 又樹蕙之百畝〕’라고 한 구절과, ‘마름과 연잎 마름질하여 저고리를 짓고, 부용을 모아서 치마를 짓네. 〔製芰荷以爲衣兮 集芙蓉以爲裳.〕’라고 한 것을 인용하여 초야에 물러나 삶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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