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完譯』蓬萊詩集(완역 봉래시집)-楊士彦/七言排律(칠언배율)

挽洪應嚮 (만홍응향)

-수헌- 2025. 1. 27. 18:59

挽洪應嚮   만홍응향 

홍응향을 애도하며

 

蚤誓栢舟天不憖 조서백주천불은

백주의 맹세는 하늘도 어찌할 수 없으니

晩承榮養百無憂 만승영양백무우

늦도록 아무 걱정 없이 부모를 봉양했네

經傳紗幔遺雙桂 경전사만유쌍계

휘장에서 경전을 가르쳐 쌍계를 남기어

駟駕雕軒撫一州 사가조헌무일주

사마의 수레를 타고 한 고을을 다스렸네

冰沚喜深銀鯉躍 빙지희심은리약

얼음 물가에서 잉어가 뛰니 매우 기뻤고

寒林懽極雪芽抽 한림환극설아추

겨울눈 속에 죽순이 솟아 한없이 기뻤네

沈痾漸解靈泉液 침아점해영천액

신령한 샘물에 묵은 병도 점차 나아지고

遐筭將窮白鶴秋 하산장궁백학추

백학 수명 다할 때까지 오래 살려 했는데

未及瓜期時忽忽 미급과기시홀홀

기약한 때가 아직 되지 않았는데 어느듯

遽隨薤露事悠悠 거수해로사유유

갑자기 상여소리 따르게 되니 황당하구나

誰銘牲繫昌黎字 수명생계창려자

누가 창려의 글로 비석을 새긴다 하여도

永烈幽貞耀故丘 영렬유정요고구

그윽한 정절은 고향 땅에 영원히 빛나리

 

※蚤誓栢舟(조서백주) : 과부가 재혼하지 않고 정조를 지키는 것을 뜻하는 백주지조(栢舟之操)를 말하는 듯하다. 위(衛)나라 공백(共伯)의 아내인 공강(共姜)이 백주(栢舟)라는 시를 지어 맹세(盟誓)하고 재혼하지 않고 절개(節槪)를 지킨 고사에서 유래한다. 【원문에는 조서(蚤誓)로 판각되어 있는데, 조서(操誓)를 잘못 판각한 것으로 생각된다.】

※榮養(영양) : 지위와 명망이 높아져서 부모를 영화롭게 봉양함.

※經傳紗幔遺雙桂(경전사만유쌍계) : 사만(紗幔)은 아녀자가 거처하는 곳에 드리운 장막을 의미하고, 쌍계(雙桂)는 두 그루의 계수나무로, 형제가 과거에 급제한 영예를 비유한다. 따라서 모친이 잘 교육하여 형제가 급제하였다는 의미이다.

※駟駕雕軒(사가조헌) : 사(駟)는 수레를 모는 네 마리의 말이란 의미이고, 조헌(雕軒)은 화려하게 조각하고 채색으로 장식을 한 수레로 고관이나 부귀한 자들이 주로 탄다. 따라서 높은 지위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瓜期(과기) : 과기는 오이가 익을 시기라는 뜻이나, 지방관의 임기가 끝나는 시기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수(壽)가 다 할 때라는 의미로 쓰였다. 제(齊) 나라 제후인 양공(襄公)이 대부인 연칭(連稱)과 관지보(管至父)를 규구(葵丘)라는 곳으로 수(戍)자리 가게 하였는데 오이 먹을 시기에 보내면서 말하기를 ‘내년 오이를 따 먹을 시기에 교대해 줄 것이다. [齊侯 使連稱管至父戍葵丘 瓜時而往曰 及瓜而代]’라고 한 데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