冬初過酉堂旅館 동초과유당여관 黃玹 황현
초겨울에 유당이 묵고 있는 여관에 들르다
憐君忘病復忘家 연군망병부망가
그대가 사랑스러워 병도 집도 모두 잊고
日次唐詩答歲華 일차당시답세화
날마다 당시를 차운하며 세월을 보냈네
秋約豈知經小雪 추약기지경소설
가을에 만날 약속 이미 소설을 넘겼는데
冬溫猶幸及黃花 동온유행급황화
겨울이 따뜻해 다행히 국화가 남아 있네
夕江向霽遙聞鴈 석강향제요문안
비 갠 저녁 강 멀리 기러기 소리 들리고
風葉漫空不辨鴉 풍엽만공불변아
바람에 날리는 낙엽은 까마귀와 비슷하네
聞道仙茅餘瀝盡 문도선모여력진
듣자니 선모주는 넉넉하게 다 걸렀다는데
村坊有酒詎堪賒 촌방유주거감사
시골 가게 술 있어도 어찌 살 수 있으랴
<酉堂患腹痞 近服仙茅 得奇效 유당환복비 근복선모 득기효
유당은 배가 더부룩한 병을 앓았는데, 근래에 선모를 복용하고서 좋은 효험을 보았다.>
※酉堂(유당) : 한말(韓末)의 시인인 윤종균(尹鍾均, 1861~1940)의 호이다. 자는 태경(泰卿). 과거에 뜻을 두지 않고 시 창작에 몰두하였으며, 매천(梅泉)에게 율시(律詩)를 배워, 매천시파(梅泉詩派)의 대표적인 인물이 되었다.
※仙茅(선모) : 선모(仙茅)는 구절초의 뿌리를 말린 것으로 술을 담가 복용하면 원기 회복이나 면역증진 혈액순환에 좋다고 한다.
*황현(黃玹,1855~1910) : 개항기 매천집, 매천시집, 매천야록 등을 저술한 문인. 시인, 열사. 자는 운경(雲卿), 호는 매천(梅泉). 1910년 8월 일제에 의해 강제로 나라를 빼앗기자 통분해 절명시 4수를 남기고 자결하였다.
'계절시(季節詩)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詠雪 (영설) - 趙絅 (조경) (2) | 2024.11.28 |
---|---|
十月八日五更大雪 (시월팔일오경대설) - 李奎報 (이규보) (0) | 2024.11.27 |
十月十九日 有所訪 以雨未果 偶成 (시월십구일 유소방 이우미과 우성) - 李奎報 (이규보) (1) | 2024.11.18 |
秋思 (추사) - 李敏求 (이민구) (0) | 2024.11.16 |
晩秋卽事 (만추즉사) 外 - 成運 (성운) (1) | 2024.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