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簡抱川城主 乞蓮菊竹三絶 (간포천성주 걸련국죽삼절) - 楊士彦 (양사언)

-수헌- 2024. 9. 17. 11:16

簡抱川城主 乞蓮菊竹三絶 간포천성주 걸련국죽삼절  

포천 성주에 편지를 보내 연 국 죽 삼절을 얻다.

 

願借池蓮四五根 원차지련사오근

못의 연 네 댓 뿌리를 빌리고 싶어서

擬看堂背去憂萱 의간당배거우훤

집 뒤로 가서 원추리와 비교해 보았네

寧思凈友懷前哲 영사정우회전철

연꽃이 옛 현인을 품은듯한 생각이 들어

欲把馨香喚客魂 욕파형향환객혼

꽃향기를 잡고 나그네 혼을 부르고 싶네

右蓮 우연 

위는 연이다.

 

※凈友(정우) : 연꽃은 진흙 속에 피지만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고 항상 맑은 본성을 간직하여 청결함 무구함 순수함 등을 상징한다. 연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정우(凈友) 또는 정객(凈客)으로 불렸다.

 

楚餐素入靈均夕 초찬소입영균석

초나라의 영균이 저녁으로 먹었으며

晉露香傳五柳杯 진로향전오류배

오류선생 술잔에 이슬향이 전해오네

風味至今猶未沫 풍미지금유미말

풍미가 지금까지 사라지지 않았으니

倘分階下百叢來 당분계하백총래

적어도 섬돌아래 백 떨기가 나눠있겠네

右菊 우국

위는 국화이다.

 

※楚餐素入靈均夕(초찬소입영균석) : 영균(靈均)은 초(楚) 나라 굴원(屈原)의 자이다. 굴원(屈原)이 지은 이소경(離騷經)에 저녁에는 국화의 떨어진 꽃을 먹는다는 말이 있다.

 

※晉露香傳五柳杯(진로향전오류배) : 오류선생(五柳先生)은 진(晉) 나라 도연명(陶淵明)의 호이다. 도연명(陶淵明)은 국화주를 무척 좋아하였다.

 

遨頭砌下幾多羣 오두체하기다군

태수의 섬돌아래엔 무더기로 많아도

子美堂前無此君 자미당전무차군

자미당 앞에는 그대가 없구나

欲拂波濤蒼翠色 욕불파도창취색

파도의 푸른 비취색을 떨치고 싶어서

忍專雝噦鳳凰聞 인전옹홰봉황문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봉황이 참고 듣네

右竹 우죽

위는 대나무다

 

※遨頭(오두) : 고을 수령을 말한다. 송(宋) 나라 때 두자미(杜子美)의 초당(草堂) 안의 창랑정(滄浪亭)에서 태수(太守)가 놀며 잔치를 벌였는데, 이때 온 고을 사람들이 나와서 보면서 태수를 놀이의 우두머리라는 뜻으로 오두(遨頭)라고 하였다 한다.

 

※此君(차군) : 그대 이 분이라는 뜻이나, 대나무의 아칭(雅稱)으로 쓰인다.

 

※雝噦(옹홰) : 옹홰(雝噦)의 옹(雝)은 화락하다, 어울리다는 의미이니 댓잎이 서로 어울리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로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