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寒食 (한식) - 金訢 (김흔)

-수헌- 2023. 4. 4. 09:57

寒食 한식     金訢 김흔

 

寒食無家心事違 한식무가심사위

한식인데도 집이 없어 심사가 뒤틀리는데

物華猶是鄕國非 물화유시향국비

아름다운 풍경은 같아도 고향은 아니구나

百五日前春欲暮 백오일전춘욕모

봄이 저물어 가려 하기 전의 한식날에

三千里外人未歸 삼천리외인미귀

삼천 리 밖의 사람은 돌아가지 못했네

夢裏松楸空縹緲 몽리송추공표묘

꿈속의 송추는 속절없이 아득하기만 한데

愁中桃李正芳菲 수중도리정방비

시름 속에 복숭아꽃 오얏꽃이 향기롭구나

鞦韆蹴踘都不管 추천축국도불관

추천과 축국은 우리풍속과 아무 관계없어

自咏新詩送落暉 자영신시송락휘

절로 시를 새로 지으며 지는 해를 보낸다

 

※百五日前春欲暮(백오일전춘욕모) : 백오일(百五日)은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로 한식을 의미한다. 한식의 기원인 개자추(介子推)가 불에 타 죽은 날이 동지 후 105일이 되는 날이라 붙여진 별칭이다. 일부 ‘늦은 봄 되려 하는 백오일 전’이라고 번역한 경우도 있는데 이는 이 시의 맥락과 맞지 않아 한식날로 해석함이 옳은 듯하다.

 

※松楸(송추) : 소나무와 가래나무로 이들을 묘역(墓域)에 많이 심는다 하여 선대 무덤의 별칭으로 많이 쓰인다.

 

※鞦韆蹴踘都不管(추천축국도불관) : 중국에서는 한식날 그네타기와 축국 놀이를 하였다 한다. 그러나 이는 중국의 풍속일 뿐 우리나라 풍속은 아니다.

 

*김흔(金訢,1448~1492) : 조선 초기의 문신. 자는 군절(君節) 호는 안락당(顔樂堂). 성균관전적(成均館典籍) 병조좌랑 홍문관교리를 지냈으며, 점필재(佔畢齋)의 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