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春曉曲 (춘효곡) - 成俔 (성현)

-수헌- 2023. 4. 8. 10:47

春曉曲 춘효곡      成俔 성현  

봄날 새벽의 노래

 

輕風破曉香雨膩 경풍파효향우니

새벽바람 솔솔 불고 윤택한 비는 향기로워

新綠藏春紅欲死 신록장춘홍욕사

봄기운 품은 신록에 붉은 꽃은 시들어 가네

城東玉漏駭夢魂 성동옥루해몽혼

성 동쪽 옥루 소리에 꿈을 꾸던 넋이 놀라서

枕上寫得相思字 침상사득상사자

베개머리에서 상사 자를 얻어 베껴 쓰는구나

相思未試雙玉環 상사미시쌍옥환

서로 그리워하며 두 귀고리는 차보지 못하고

江南淸怨屬哀彈 강남청원속애탄

맑은 원한을 강남곡에 실어 슬프게 연주하네

蘭燈黯黯紗牕素 란등암암사창소

난등이 어둑어둑한 비단 창을 희게 비치는데

獨伴金籠鸚鵡寒 독반금롱앵무한

쇠 조롱 속의 앵무와 짝을 하니 홀로 춥구나

起來無語嚬雙蛾 기래무어빈쌍아

일어나서는 말없이 고운 두 눈썹을 찡그리니

靑銅羞照舊容華 청동수조구용화

예전의 고왔던 얼굴이 거울 비추기 부끄럽네

惱被春愁寫無處 뇌피춘수사무처

고뇌에 싸인 봄의 시름을 털어놓을 곳이 없어

下階自折櫻桃花 하계자절앵도화

섬돌을 내려가서 스스로 앵두꽃을 꺾는구나

 

※相思字(상사자) : 서신(書信)을 가리키기도 하고, 이별의 시름이나 사모하는 이를 그리는 정을 뜻하기도 한다. 당 나라 때 장안(長安)에 사는 장사꾼 임종(任宗)의 처 소란(紹蘭)이 장사를 하러 나가 오랫동안 소식이 없는 임종을 그리며, 상사자(相思字)를 써서 제비다리에 묶어 보냈더니, 임종이 형주(荊州)에 도착했을 때 제비가 날아와서 어깨에 앉았는데, 제비 다리에 아내가 보낸 쪽지가 매여져 있었다 한다.

 

※江南淸怨(강남청원) : 강남은 특히 남북조(南北朝) 시대에 화려하기로 유명했던 장강(長江) 이남 지방을 말하고, 청원(淸怨)은 처절하고 깨끗한 가운데 깊은 원한이 서려 있는 것을 의미한다. 옛날 강남 지방에서는 특히 가을에 속하는 맑고 슬픈 노래인 청상곡(淸商曲)으로 강남롱(江南弄)을 비롯하여 용적곡(龍笛曲) 채련곡(採蓮曲) 봉생곡(鳳笙曲) 채릉곡(采菱曲) 유녀곡(遊女曲) 등의 가사(歌詞)가 유행했다.

 

※紗牕(사창) : 얇고 성기게 짠 비단으로 바른 창문. 전하여 여자의 방인 규방(閨房)을 이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