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春分 漢詩 (춘분 한시)

-수헌- 2023. 3. 21. 10:08

오늘이 춘분(春分)이다. 남녘엔 벚꽃이 피고 곧 복사꽃이 만개할 청명(淸明) 한식(寒食)이 다가 오지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요즈음의 정치나 경제 현실을 보면 봄이 온 것 같지를 않다. 옛날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과 퇴우당(退憂堂) 이정암(李廷馣)의 한시가 지금 우리의 현실을 보는 듯하다. 하지만 청음(淸陰)의 기대대로 반드시 복사꽃 피는 봄은 오고야 말 것이다.

 

次春分日感懷韻 차춘분일감회운     金尙憲 김상헌

춘분일감회시의 운을 차운하다

 

節序悠悠燕子來 질서유유연자래

계절이 유유히 바뀌어 제비가 날아오니

故園歸興暗相催 고원귀흥암상최

고향으로 돌아갈 맘을 은근히 재촉하네

淸明寒食江南路 청명한식강남로

강남으로 가는 길에 청명과 한식이 되면

萬樹桃花待我開 만소도화대아개

만 그루의 복사꽃이 날 기다려 피리라

 

*김상헌(金尙憲,1570∼1652) :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교리, 응교, 직제학을 거쳐 동부승지가 되었다. 자는 숙도(叔度), 호는 청음(淸陰). 1639년 청나라가 명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요구한 출병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청나라에 압송되어 6년 후 풀려나 좌의정을 지냈다.

 

 

春分 춘분      李廷馣 이정암

 

天時忽忽到春分 천시홀홀도춘분

천시는 흘러 어느 듯 춘분 절기가 되어도

東北都無吉語聞 동북도무길어문

동북의 도성엔 좋은 소식 들려오지 않는구나

山雨溪風渾漫興 산우계풍혼만흥

산과 계곡에 비바람 섞여 부질없이 일어나니

不如終日醉醺醺 불여종일취훈훈

하루 종일 술에 취해 지냄보다 못하겠구나

 

※東北(동북) : 동북(東北)은 우리나라 조선을 의미한다.

 

*이정암(李廷馣;1541~1600) : 조선 중기의 문신. 자는 중훈(仲薰), 호는 사류재(四留齋) 퇴우당(退憂堂) 월당(月塘). 1561년 문과에 급제하여 승문원정자로 기용된 후 승정원주서 공조좌랑 예조좌랑 전라도도사 경기도도사 등 내 외직을 두루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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