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日 (사일) - 尹愭 (윤기)

社日 사일      尹愭 윤기

 

草抽新綠水鳴灘 초추신록수명탄

풀에는 신록이 들고 여울물소리 울려

物物春來各自歡 물물춘래각자환

만물마다 봄이 오니 저마다 기뻐하네

社翁雨後渾和氣 사옹우후혼화기

사옹우 내린 뒤에는 봄기운 가득하고

花信風時却峭寒 화신풍시각초한

화신풍 부는 때라 봄추위도 물러나네

鳥掀碎影跳梅下 조흔쇄영도매하

나는 새 그림자 매화 아래 흔들리고

雞引長聲立柳端 계인장성입류단

닭은 버드나무 끝에 서서 길게 우네

安得宴娛如古昔 안득연오여고석

어이하면 옛날처럼 즐거운 잔치 열어

家家扶醉夕陽闌 가가부취석양난

집집마다 석양이 다하도록 취해 볼까

 

※社日(사일) : 입춘(立春)이나 입추(立秋)가 지난 뒤, 다섯 번째의 무일(戊日)을 말하는데, 춘분 및 추분에서 가장 가까운 앞뒤의 무일(戊日)이다. 춘분의 것을 춘사(春社)라 하고 추분의 것을 추사(秋社)라 하는데, 사(社)는 토신(土神)을 의미하므로, 이날 토신(土神)에게 제사를 지내는 날이다. 춘사에는 곡식의 씨를 뿌리고 부지런히 일하자는 뜻에서, 추사에는 곡식의 수확을 감사하고 풍년을 기뻐하는 의미에서 제사를 지낸다. 이 날에는 여자들은 바느질을 멈추고, 남자들은 일을 쉬며, 이웃끼리 함께 나무 밑에 제수(祭需)를 차려놓고 지신(地神)과 농신(農神)에게 제사를 지내며 즐겼다고 한다. 올해의 춘사일(春社日)는 3월 21일 춘분과 겹치고, 추사일(秋社日)는 9월 17일이다.

 

※社翁雨(사옹우) : 사옹(社翁)은 사일(社日)을 관장하는 신이다. 사공(社公)과 사모(社母)가 묵은 물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사일이 되면 반드시 새로 비가 내리는데, 이 비를 사옹우(社翁雨)라고 한다.

 

※花信風(화신풍) : 소한부터 곡우까지 120일 동안 매 5일을 1 후(一候)로 하여 매 후마다 새로운 바람이 불어 꽃을 재촉한다는 이십 사번 화신풍(二十四番 花信風)을 말하는데, 사일(社日)이 있는 춘분 무렵에는 1 후에 해당풍(海棠風), 2 후에 이화풍(梨花風), 3 후에 목란풍(木蘭風)이 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