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無名子(尹愭)의 記故事

立春記故事 (입춘기고사) - 尹愭 (윤기)

-수헌- 2023. 1. 29. 18:35

입춘(立春)은 1년 24 절기 중 첫 번째로 통상 섣달그믐께에 들거나 설날을 전후하여 들며 양력으로는 2월 4. 5일경이 된다. 올해는 윤 2월이 있어서 설날이 일찍(1월 21일) 드는 관계로 대보름 전날인 2월 4일이다. 2023년은 쌍춘년(雙春年)이다. 쌍춘년이란 입춘(立春)이 한해에 두 번 드는 해를 말한다. 이는 음력에 윤달이 있어서 생기는데 올해는 윤이월(閏二月)이 들기 때문에 음력 정월 열나흘과 섣달 스무닷새가 입춘이다. 우리나라 역법(曆法)은 '19 태양년 7 윤월 법'을 사용한다. 양력 19년 동안, 음력 윤달을 7개월(약 210일)을 둔다는 말이다. 5년 단위로 두 번의 윤달을 두어서 양력과 균형을 맞추는데 오세재윤(五歲再閏)이라고도 한다.

 

立春記故事 입춘기고사      尹愭 윤기  

입춘 날의 고사를 적다

 

歲弊功成臘¹ 세폐공성랍

한 해의 일이 섣달에 모두 마무리되니

天晴斗建寅² 천청두건인

하늘 맑고 북두성이 인방을 가리키네

琯葭候最密³ 관가후최밀

율관의 갈대가 절후에 가장 민감하니

玉燭節還新⁴⁾ 옥촉절환신

옥촉의 절기가 새로이 돌아오는구나

盛德方回木⁵⁾ 성덕방회목

성대한 덕이 사방의 나무에 돌아오니

佳辰是立春 가진시립춘

아름다운 절기가 바로 입춘이로구나

東郊先太史 동교선태사

태사가 미리 동교에 나가 맞으라 하면

天子帥羣臣 천자수군신

천자가 신하들을 거느리고 맞이하네

鑾輅靑旂迓⁶⁾ 난로청기아

어가에 푸른 깃발 꽂고서 봄을 맞고

農壇翠璧禋⁶⁾ 농단취벽인

선농단에 벽옥 모시고 제사 지내네

雲翹飄舞影⁷⁾ 운교표무영

그림자 너울거리며 운교무를 추고

陽曲弄歌唇⁷⁾ 양곡롱가진

입으로는 양곡가를 흥겹게 부르네

大本勤躬勸⁸⁾ 대본근궁권

부지런히 대본을 권하고 실천하니

太和驗氣臻 태화험기진

크게 화합하는 기운이 옴을 알겠네

土牛環仗擊⁹⁾ 토우환장격

둘러서서 채찍으로 흙 소를 때리고

綵燕上釵均¹⁰⁾ 채연상채균

비녀 위엔 채연을 나란히 얹었구나

甕裏謀三亥¹¹ 옹리모삼해

항아리 속에 담근 삼해주 생각하며

盤中對五辛¹² 반중대오신

소반 속의 오신채를 대하는구나

靑絲憐妙手¹³ 청사련묘수

곱고 뛰어난 솜씨로 채를 썬 나물은

白玉想奇珍¹⁴⁾ 백옥상기진

백옥쟁반의 진귀한 것이 회상되네

餠繭紅香割¹⁵⁾ 병견홍향할

잘라놓은 강정은 붉고 향기롭고

菜茸紫辣繽 채용자랄빈

푸짐한 나물도 매우 붉고 맵구나

醱醅柑色燦 발배감색찬

잘 익은 술이 감색으로 번쩍이니

饋貺韭芽陳 궤황구아진

선물 받은 어린 부추가 차려졌네

寬大漢書下¹⁶⁾ 관대한서하

한나라에서는 관대한 조서를 내렸고

箴規宋帖申¹⁷⁾ 잠규송첩신

송나라에선 경계하는 춘첩을 붙였네

實遵行慶惠¹⁸⁾ 실준행경혜

경사로운 은혜를 베풀고 지켰으니

寧忽布恭仁¹⁹⁾ 녕홀포공인

공경히 인을 베풂을 어찌 소홀할까

體運來三省²⁰⁾ 체운래삼성

하루 세 번 반성하며 몸을 움직이면

洗心曁八垠²¹ 세심기팔은

깨끗한 마음이 온 천하에 미치겠지

彰賢經義斷 창현경의단

경전의 뜻을 판단하여 어진 이 표창하고

行獄衆寃伸 행옥중원신

옥사에서 많은 이의 억울함 풀어주었네

料峭東風起 요초동풍기

으슬으슬 추워도 봄바람이 불어와서

氤氳德意純²² 인온덕의순

천지의 기운이 어울려 덕의가 순해지네

竪幡飄錦綵 수번표금채

채색비단 휘날리는 번승을 세워 꽂고

賜勝耀金銀 사승요금은

하사한 노리개엔 금 은 빛이 찬란하네

寶字騰瓊殿²³ 보자등경전

보배로운 춘첩자는 대궐에 높이 붙고

花枝出紫宸²⁴⁾ 화지출자신

궁궐 안에서 꽃가지를 내어 왔네

賦詩催禁院²⁵⁾ 부시최금원

궁중에서는 시를 짓는 자리 베풀고

歸第詑簪紳 귀제이잠신

귀가해선 차례와 잠신을 자랑했네

何敞伻儒吏²⁶⁾ 하창팽유리

하창은 선비와 관리들을 파견했고

曹松詠越人²⁷⁾ 조송영월인

조송은 월나라 사람을 노래했네

芒兒廳作讖²⁸⁾ 망아청작참

망아를 마루에 놓으니 예언이 되고

虛閤句如神² 허합구여신

쪽문에 붙은 글귀는 신묘했었네

看鏡楊謀醉³⁰⁾ 간경양모취

양정수는 거울 보며 취하고자 하였고

憶梅杜感辰³¹ 억매두감진

두보는 가절을 느끼며 매화를 생각했네

卽今徒想像 즉금도상상

지금에 와서 속절없이 상상해 보니

往昔已前塵 왕석이전진

지난 일은 이미 예전에 가버렸네

唐帝儀光史³² 당제의광사

당 황제의 의례는 역사에 빛나고

坡翁句絶倫³³ 파옹구절륜

소동파의 시구는 매우 뛰어났구나

恩波歌聖世 은파가성세

은혜의 물결 속 성세를 노래하노니

幸作太平民 행작태평민

다행히 태평시대의 백성 되었구나

 

※歲弊功成臘(세폐공성랍)¹ : 납(臘)은 섣달이란 의미와 농사를 비롯한 한 해의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큰 제사를 올려 그 공에 보답한다〔大祭以報功也〕’는 의미이다. 《風俗通》 입춘이 대체로 섣달그믐께나 설날 전후로 들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한 듯이다.

 

※天晴斗建寅(천청두건인)² : 음력 정월달이 되었다는 뜻이다. 인(寅)은 십이지 중 세 번째에 해당된다. 태음력(太陰曆)에서는 각 달을 십이지로 이름 지었는데 중국 하(夏) 나라에서는 정월을 인으로 표현한 데서 비롯되어 인월(寅月)은 정월을 의미하게 되었다. 서경(書經) 하서(夏書) 편에 ‘하나라의 정월은 북두성(北斗星)의 자루가 인방(寅方)을 가리키는 달로 삼았다(夏正 建寅).’라고 한 구절이 있다. 역시 입춘이 설날 전후로 들기 때문에 이러한 표현을 쓴 듯하다.

 

※琯葭(관가)³ : 관(琯)은 옥피리라는 뜻이나 여기서는 율관(律管)을 의미하고, 가(葭)는 갈대의 재를 의미한다. 고대에 절기를 측정할 때, 삼중(三重)의 벽을 친 방을 만들어 밀봉한 다음 붉은 명주 휘장을 방 안에 두르고, 12 율마다 각각 하나의 상(床)을 만들어 12율의 방위(方位)에 따라 상을 놓고 그 위에 갈대의 재를 채운 각각의 율관(律管)을 놓으면, 절기마다 해당 율관에서 재가 움직인다고 한다.

 

※玉燭(옥촉)⁴⁾ : 옥촉(玉燭)은 사시(四時)의 기운이 화창한 것을 말한다, 이아(爾雅) 석천(釋天)에 ‘사시의 기운이 화창한 것을 일러 옥촉이라 한다.’ 하였다. 봄은 사계절의 으뜸으로, 새로이 사계절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盛德方回木(성덕방회목)⁵⁾ : 예기 월령 맹춘지월(孟春之月)에 ‘이 달에 입춘이 든다. 입춘이 되기 사흘 전, 태사가 천자를 뵙고 아무 날이 입춘이니 하늘의 성대한 덕이 목에 있습니다.〔是月也 以立春 先立春三日 大史謁之天子曰 某日立春 盛德在木〕’ 하면, 천자가 이에 재계를 하고, 입춘 날에 친히 구경과 제후와 대부를 거느리고 동교에 나가 봄을 맞는다. 돌아와서 공경과 대부를 조정에서 상을 준다고 하였다. 성대한 덕이 목(木)에 있다고 한 것은, 목(木)이 오행으로 계절로는 봄이고 방위로는 동쪽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鑾輅靑旂迓(난로청기아) 農壇翠璧禋(농단취벽인)⁶⁾ : 주미성(周美成)의 춘첩자에 ‘넓은 전각에서 어가에 푸른 깃발 꽂고, 사관이 벽옥 받들어 춘단에 모시네. 새벽에 대궐문 열리자 조관들 모였는데, 백관의 관에 채색 번승 날리네.〔鸞輅靑旂殿閣寬 祠官奠璧下春壇 曉開魚鑰朝衣集 綵勝飄揚百辟冠〕’ 하였다. 난로(鸞輅)는 임금의 수레를 뜻하고, 벽옥은 푸른 옥돌로 된 신위를 말하며. 춘단(春壇)은 선농단(先農壇)을 말한다. <古今事文類聚>

 

운교무(雲翹舞) 양곡가(陽曲歌)⁷⁾ : 운교무는 입춘일에 추는 춤이고, 양곡가는 입춘일에 부르는 노래이다. ‘입춘에 동교에서 봄을 맞을 때 수레와 깃발과 복식을 모두 푸른색으로 한다. 청양곡을 부르고, 운교무를 춘다.〔立春之日 迎春於東郊 車旗服飾皆靑 歌靑陽舞雲翹之舞〕’ 하였다. <古今事文類聚>

 

大本(대본)⁸⁾ : 대본은 농사를 말한다. 입춘이 되면 왕이 직접 농사를 짓는 모습을 연출하여 천하의 농민에게 권농(勸農)하는데, 이를 입춘춘경(立春春耕)이라 한다. 한나라 경제(景帝)는 조서를 내려 ‘짐이 몸소 밭을 갈아 천하의 모범이 되겠다.〔朕親耕爲天下先〕’라고 하였다.

 

土牛(토우)⁹⁾ : 흙으로 만든 소. 입춘이 되면 흙으로 소를 만들어 농사의 시작을 알리고, 선농관이 이 소를 때리면서 농부가 밭갈이 하는 시늉을 보였다.

 

※綵燕上釵均(채연상채균)¹⁰⁾ : 채연(綵燕)은 비단을 오려 제비 모양을 만든 것으로, 봄이 왔음을 기뻐하는 상징물이다. 입춘일이 되면 이 비단 제비 두 마리를 궁녀들의 비녀 위에 나란히 올려 달아 장식을 한다. 송나라 구양수(歐陽脩)는 ‘벌써 비녀 위에 제비가 날아온 걸 모두 기뻐하네.〔共喜釵頭燕已來〕’라고 노래하였다.

 

※三亥酒(삼해주)¹¹ : 삼해주(三亥酒)는 정월 첫 돼지날(亥日)에 시작하여, 한 달이나 12일마다 돌아오는 돼지날(亥日)마다 두 번의 밑술과 한 번의 덧 술로 빚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돼지 해(亥)에 석 삼(三)자를 써서 삼해주(三亥酒)라 했다. 돼지가 의미하는 복(福)을 기원하는 술로써, 그 기간이 100여 일이 걸린다 하여 백일주(百日酒)라고도 하는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술로써, 일명 춘주(春酒)라고도 한다.

 

※五辛菜(오신채)¹² : 매운맛이 나는 다섯 가지 나물인 파, 마늘, 부추, 여뀌, 겨자를 말한다. 옛날 풍속에 입춘일이면 봄을 맞는 의미에서 이 다섯 가지 나물을 만들어 먹고, 또 이 나물을 쟁반에 담아서 이웃에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靑絲(청사)¹³ : 청사(靑絲)는 오신채(五辛菜)를 실처럼 채를 썰어놓은 것을 말한다.

 

※白玉(백옥)¹⁴⁾ : 백옥(白玉)은 오신채(五辛菜)를 담아놓은 백옥 쟁반을 의미한다. 두보의 시 입춘(立春)에 ‘입춘일 춘반 위의 생채가 보드라우니, 갑자기 장안과 낙양의 좋던 시절 생각나네. 부잣집에서 백옥 쟁반을 내어서, 섬섬옥수로 채를 썬 나물을 보내왔었지.〔春日春盤細生菜 忽憶兩京全盛時 盤出高門行白玉 菜傳纖手送靑絲〕’라고 하였다.

 

※餠繭(병견)¹⁵⁾ :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썰어 말렸다가 기름에 튀긴 조과(造果)인 강정을 말함. 모양이 누에고치처엄 생겨 견병(繭餠)이라 하며, 정초의 세찬(歲饌)으로 이용된다.

 

※寬大漢書(관대한서)¹⁶⁾ : 한나라에서는 입춘(立春) 날에 천자가 봄이 온 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대 죄인이 아닌 경우 심리를 늦추도록 하라는 말을 담은 조서인 관대서(寬大書)를 내렸다 한다.

 

※箴規宋帖申(잠규송첩신)¹⁷⁾ : 송나라 사마광이 입춘 춘첩자에 궁궐의 사치를 경계하는 내용을 담아, 황제의 궁궐과 황후의 궁전에 붙였다 한다.

 

實遵行慶惠(실준행경혜) ¹⁸⁾: 예기 월령에 입춘이 되면 ‘재상에게 명하여 덕을 펴고 화합하는 영을 내려서, 경사로운 혜택을 베풀고, 아래로 억조 백성들에게까지 미쳐, 내려진 경사가 이뤄지게 하되 부당함이 없게 한다. [命相布德和令 行慶施惠 下及兆民 慶賜遂行 毋有不當〕.라고 하였다. 《古今事文類聚 卷6 立春》

 

※寧忽布恭仁(녕홀포공인)¹⁹⁾ : 공경히 어진 정사를 베푼 임금은 순 임금이다. 송나라 사마광이 궁궐의 사치를 경계하는 내용을 담아, 황제의 궁궐에 붙인 입춘 춘첩자에 ‘아득한 하늘의 운행 절기와 더불어 새로우니, 뿌리내린 기운과 흐르는 기운 모두 균일하네. 만물은 공교롭게 조각할 것 없거니와, 순 임금이 펼친 깊은 인처럼 발라야 하네.〔漠然天造與時新 根著浮流一氣均 萬物不須雕刻巧 正如恭已布深仁〕’ 하였다,

 

※三省(삼성)²⁰⁾ : 삼성오신(三省吾身)을 의미한다. 논어(論語) 학이편(學而篇)에 증자(曾子)가.‘나는 날마다 세 가지 점에 대해 나 자신을 반성한다. 남을 위하여 일을 꾀하면서 진심을 다하지 못한 점은 없는가, 벗과 사귀면서 신의를 지키지 못한 일은 없는가, 배운 것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것은 없는가. [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 ]’ 하였는데 새해를 맞은 마음의 각오를 이야기한 듯하다.

 

※洗心曁八垠(세심기팔은)²¹ : 후한서 순제기(順帝紀)에 ‘정월 초하루와 입춘에 온 천하와 더불어 마음을 씻고 스스로 일신하여 기뻐하였다.〔朔旦立春 嘉與海內洗心自新〕’라고 한 말을 변용한 표현이다.

 

※氤氳(인온)²² : 인온(氤氳)은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이 서로 합하여 어림 또는 만물의 원천을 이루는 기가 왕성한 것을 말한다.

 

※寶字騰瓊殿(보자등경전)²³ : 보자(寶字)는 보배로운 글귀가 쓰인 춘첩자를 의미한다. 송 인종 때에 왕기공(王沂公)이 입춘 일에 황제의 대궐문에 붙인 춘첩자에 ‘북방에 서린 음기 다하고, 모든 문에 맑은 기운 새롭네. 해마다 궁중에는, 보배로운 춘첩자가 입춘에 어울리네.〔北陸凝陰盡 千門淑氣新 年年金殿裏 寶字貼宜春〕’라고 하였다.

 

※花枝出紫宸(화지출자신)²⁴⁾ : 당나라 중종이 입춘 일에 망춘궁(望春宮)에서 봄을 맞이할 때, 시신에게 명하여 내전에서 채화수(彩花樹)를 내오게 하여 사람마다 한 가지씩 하사하였다 한다. 또 입춘이 되면 별전에서 연회를 열고 비단을 오려 만든 오색 꽃을 안에서 내오게 하여, 학사들에게 시를 읊게 하곤 했다 한다.

 

※賦詩催禁院(부시최금원)²⁵⁾ : 궁중에선 춘첩자 시 짓는 자리를 열어서 우수한 작품을 뽑아 상을 내리는데, 이때 상으로 하사 받은 물품이 잠신(簪紳) 곧 옥비녀와 자금어대(紫金魚袋) 등속이다. 집에 돌아와 수상 순위와 하사받은 물품을 자랑한다는 의미이다.

 

※何敞伻儒吏(하창팽유리)²⁶⁾ : 하창(何敞)은 후한의 명신으로 성품이 강직하고, 공무의 처리가 공명정대하였다. 하창이 여남 태수(汝南太守)로 부임하였을 때, 문장에 능한 유리(儒吏;선비와 관리)들이 세금을 혹독하게 거두는 것을 싫어하여 관대한 정치를 펼쳤다. 또 입춘일이 되면 늘 독우(督郵)를 동헌으로 불러들이고, 유리들을 속현에 파견하여 효행과 의리가 있는 자를 현양 하였고, 억울한 옥사가 있으면 춘추의 의리에 따라 판결하여 고을에는 원성이 없어졌고, 백성들은 그 은혜에 감화되었다 한다.

 

※曹松詠越人(조송영월인)²⁷⁾ : 당나라 시인 조송(曹松)의 시 입춘에 ‘옥촉이 입춘을 알리니, 봄볕이 이 계절에 응하네.……매화 피고 버들이 푸르니, 월나라 사람 유난히 그리워라.〔玉燭傳佳節 陽和應此辰……梅花將柳色 偏思越鄕人〕’라고 하는 구절이 있다.

 

※芒兒廳作讖(망아청작참)²⁸⁾ : 망아는 곡물을 관장하는 신의 이름이다. 송나라 태종 때인 태평 흥국(太平興國) 2년 입춘에. 당시에 만든 망아의 흙 인형이 매우 정교하여 동판(同判) 왕 세마(王洗馬) 회백(晦伯)이 훼손될 것을 염려하여 동헌의 마루에 옮겨놓았다. 현령 정 급사(程給事)가 보고 왕 동판에게 말하기를 ‘이 망아란 밭을 일구는 농부이니 동헌 마루에 올라올 수 없습니다. 장차 농민들이 사체를 헤아리지 못하고 동헌 마루에 올라올까 걱정됩니다.’ 하였는데, 갑오년이 되자 과연 난적이 일어났다 한다. <古今事文類聚 卷6 立春>

 

※虛閤句如神(허합구여신)² : 쪽문에 신묘한 글귀로 춘첩자를 써서 붙였다는 의미인 듯하다.

 

※看鏡楊謀醉(간경양모취)³⁰⁾ : 송나라 시인 양정수(楊廷秀)의 시 동헌에서 춘반을 보내오다〔郡中送春盤〕에 “새해에 쉰이니 늙음을 어이하랴. 거울에 비친 센 머리 얼마나 많은가, 사리를 모른다고 술이 꾸짖으니, 춘반에서 봄에 취하고자하네.〔新年五十奈老何 霜鬢有鏡幾許多 麴生嗔人不解事 且爲春盤作春醉 〕” 하였다. 국생(麴生)은 술을 인격화하여 달리 이르는 말.

 

※憶梅杜感辰(억매두감진)³¹ : 두보의 시 입춘에 ‘봄날 춘반의 실같이 가는 생채에 두 서울에서 매화 필 때가 문득 생각나네.〔春日春盤細生菜 忽憶兩京梅發時〕’하고 읊은 것을 말한다.

 

※唐帝儀光史(당제의광사)³² : 당나라 중종이 입춘 일에 시신에게 명하여 내전에서 채화수(彩花樹)를 내오게 하여 사람마다 한 가지씩 하사하고, 또 입춘이 되면 별전에서 연회를 열고 비단을 오려 만든 오색 꽃을 내오게 하여, 학사들에게 시를 읊게 하곤 했던 고사를 말한다. <淵鑑類函>

 

※坡翁句絶倫(파옹구절륜)³³ : 소식의 시 입춘에 ‘점차 동풍이 쌀쌀해질 때, 춘반에서 푸른 쑥 누런 부추 맛보네.〔漸覺東風料峭寒 靑蒿黃韭試春盤〕’라고 한 것을 가리켜 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