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蓬萊 楊士彦-차운시(次韻詩)-2

-수헌- 2020. 5. 7. 17:51

次趙松江叔詠雪 차조송강형숙영설

송강 조형숙의<영설>을 차운하여

 

蓊雲陰宇內 옹운음우내

흐린 하늘에 구름 무성하더니

滕六灑風前 등륙쇄풍전

눈발이 바람 앞에 흩날리는데

點滴纔生地 점적재생지

한 점 두 점 겨우 땅에 떨어지더니

飜崩竟滿天 번붕경만천

거꾸로 무너져 하늘에 가득 차네

投林珠作樹 투림주작수

숲에 던져지면 나무가 진주 되고

經野玉爲田 경야옥위전

들을 지나면 옥구슬 밭이 되네

麋奕疑排拶 미혁의배찰

사슴은 핍박을 밀어내려 주저하며

空濛訝接聯 공몽아접련

큰물처럼 연이어 덥쳐 올까 의심하네

飄組光欲亂 표조광욕란

어지러이 날리며 크게 빛나고

騷屑細相牽 소설세상견

떠돌며 부서지고 서로 끌리면서도

皎潔元無累 교결원무루

원래 희고 깨끗하여 더럽지 않았고

光明本浩然 광명본호연

처음부터 빛나고 밝으며 호연하였네

清氷寒喜照 청빙한희조

햇빛 비치어 찬 얼음이 맑아지고

短髮影猜遷 단발영시천

초목 그림자 짧아짐이 두려워 지네

欲攝尋梅逕 욕섭심매경

매화 핀 길을 찾고자 하여

思乘訪戴船 사승방대선

대안도 찾는 배 타고자 했네

蒼茫悲素節 창망비소절

창망한 속에서 가을을 슬퍼하고

蕭索怨调年 소색원조년

쓸쓸함 속에서 저문 해를 원망 했네

倘取宜城酒 당취의성주

갑자기 의성주를 가져다가

高歌醉一千 고가취일천

큰 소리로 노래하며 실컷 취하고 싶네

 

※趙松江 조선전기의 문신인 조징<趙澄> : 자는 형숙(泂叔)이고호는 송강(松江), 1566(명종 21) 문과중시에 을과로 급제한 뒤 장단부사·삼척부사 등을 역임하고 첨지중추부사로 오위장을 겸하였다.

※ 등륙(滕六) : 중국의 전설 속에 등장하는 설신(雪神)

※ 의성주(宜城酒) : 당나라 때 중국 의성(宜城) 지방에서 생산된 명주. 의성(宜城)은 지금의 호북의성(湖北宜城)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