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穀雨(곡우)

-수헌- 2022. 4. 19. 14:34

竹枝曲 죽지곡     兪好仁 유호인  

 

城南城北鬧鷄豚 성남성북료계돈

닭과 돼지 소리 시끄러운 성의 남과 북쪽에서

賽罷田神穀雨昏 새파전신곡우혼

토지 신에게 고사 끝내니 곡우 날이 저물었네

太守遊春勤勤課 태수유춘근근과

태수는 봄놀 이 삼아 부지런히 농사일 권하다가

肩與時入杏花村 견여시입행화촌

때가 되니 가마 타고 살구꽃 핀 마을로 들어가네

 

※竹枝曲(죽지곡) : 당나라 시인 유유석(劉禹錫)이 낭주(朗州로) 귀양 가서 그 지방의 풍속을 읊은 악부(樂府)로서, 후세에 지방 토속의 장단 일을 읊은 것을 말한다.

※杏花村(행화촌) : 살구꽃이 만발한 마을이란 뜻이나, 杜牧의 淸明詩에 ‘술집을 물어보니 목동은 말없이 행화촌을 가리키네. [借問酒家何處有, 牧童搖指杏花村]’라고 한 이후로 행화촌은 술을 파는 집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유호인(兪好仁, 1445~1494) : 조선 전기 의성 현령, 공조 좌랑, 검토관 등을 역임한 문신. 시인. 자는 극기(克己), 호는 임계(林溪) 뇌계(㵢溪).

 

 

采茶詞 채다사     樊增祥 번증상  

찻잎 따는 노래

 

分龍雨小不成絲 분용우소불성사

분룡우가 너무 적어 빗줄기를 못 이루니

晏坐齋中試茗旗 안좌재중시명기

편안히 앉아 엄숙하게 차를 시음한다

乳燕出巢蠶上簇 유연출소잠상족

어린 제비 둥지 나서고 누에는 대에 오르고

山家又過炒青時 산가우과초청시

산가에서는 또 푸른 찻잎 볶는 때가 지나네

 

※分龍雨(분룡우) : 여름에 내리는 소낙비를 말한다. 때때로 소낙비는 수레바퀴 자국처럼 짧은 지역을 사이로 하여 내리기 때문에 격철우(隔轍雨)라고도 부르며, 옛사람들은 용이 서로 다른 지역의 비를 관할하기 때문에 그러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하여 분용우(分龍雨)라고 이름을 붙였다.

 

*번증상(樊增祥, 1846~1931) : 청나라 말기의 시인, 문학가, 서예가.

 

살구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