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初夏 (초하) - 金壽恒 (김수항)

-수헌- 2026. 6. 30. 16:03

初夏   초하     金壽恒   김수항 

초여름

 

細逕疏籬逐岸偏 세경소리축안편

성근 울타리와 비스듬한 언덕 오솔길 따라

樹陰初合竹陰連 수음초합죽음련

나무 그늘이 대 그늘과 이어지기 시작하네

群芳落盡春如夢 군방락진춘여몽

온갖 꽃이 다 떨어지는 봄날이 꿈만 같아

午睡醒來日抵年 오수성래일저년

낮잠에서 깨고 나니 하루가 일 년 같구나

當戶山光濃欲滴 당호산광농욕적

사립 마주한 산빛 짙어 물방울 지려 하고

隔林禽語靜堪憐 격림금어정감련

숲 너머의 나지막한 새소리 사랑스럽구나

翛然自得羲皇趣 소연자득희황취

홀가분한 희황의 정취를 저절로 얻었으니

一榻淸風直萬錢 일탑청풍직만전

책상에 부는 맑은 바람 만 냥의 가치구나

 

※翛然(소연) : 사물에 얽매이지 않은 모양. 자유자재한 모양. 홀가분한 모양.

※羲皇(희황) : 복희씨 이전의 사람이라는 뜻으로, 세상일을 잊고 한가하고 편안히 숨어 사는 사람을 이르는 말. 도연명(陶淵明)의 글 중의 ‘인생 오십여 세에 성미는 강직하고 재주는 졸렬하여 세상과 어긋남이 많았다. 일찍이 북창 아래 누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스스로 복희 시대 이전의 사람이라 생각했다. [有行年五十餘 性剛才拙 與物多忤 甞北窓下卧遇凉風 自謂羲皇上人之語]’에서 인용하였다.

 

*김수항(金壽恒, 1629~1689) : 조선 후기 예조판서, 좌의정, 영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구지(久之), 호는 문곡(文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