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시(漢詩)

鳥語十三篇 (조어십삼편) - 柳夢寅 (유몽인)

-수헌- 2026. 6. 20. 11:30

鳥語十三篇   조어십삼편     柳夢寅   유몽인  

새 울음소리 13수

 

高枝鳥 고지조

고지새

 

高枝鳥不肯栖高枝 고지조불긍서고지

고지새가 높은 가지에 깃들려 하지 않고

來食我朴枯脂 내식아박고지

날아와서 나의 박고지를 먹는데

朴枯脂甚無味 박고지심무미

박고지는 너무 맛이 없구나

村童結羅遮其籬 촌동결라차기리

마을 아이가 그물 짜서 울타리를 막으니

高枝鳥應見罹 고지조응견리

고지새는 응당 그물에 걸리고 말겠구나

何不奮飛上高枝 하불분비상고지

어찌하여 높은 가지에 힘차게 날아올라

大樹深林從所之 대수심림종소지

깊은 수풀 속 큰 나무로 가지 않느냐

 

胡盧盧稷粥鳥 호로로직죽조

호로로피죽새(직박구리)

 

稷粥鳥呼稷粥 직죽조호직죽

피죽새가 피죽 피죽하고 우는 것은

稷粥不可食 직죽불가식

피죽도 먹을 수 없기 때문이라네

白飯可餐黃粱可喫 백반가찬황량가끽

흰 밥도 누런 기장밥도 먹을 만한데

何爲苦呼胡盧盧稷粥 하위고호호로로직죽

어찌 괴롭게도 호로로피죽 하며 우나

愚民饕餮靡百穀 우민도철미백곡

욕심 많고 어리석은 백성이 백곡을 허비하여

一人一飯三盂四碗充其腹 일인일반삼우사완충기복

한 사람이 한 끼에 서너 사발로 배 채우며

秋與冬爛熳飽粳稌 추여동난만포갱도

가을과 겨울에 쌀밥을 너무 배불리 먹어서

春來稷粥亦不足 춘래직죽역부족

봄이 오니 피죽마저도 먹을 수가 없으니

所以長呼胡盧盧稷粥 소이장호호로로직죽

이 때문에 내내 호로로피죽 하고 운다네

 

鵂鶹鳥 휴류조

부엉이

 

鵂鶹聲鳳凰 휴류성봉황

부엉이가 봉황봉황하고 소리 내니

名實安可詳 명실안가상

이름과 모습을 어찌 알 수가 있나

黑夜藏其形 흑야장기형

어두운 밤에 그 모습을 감추고

倣象鳴朝陽 방상명조양

조양에서 우는 것을 흉내 내는구나

其雌笑呵呵 기자소가가

그 암컷은 각각 하며 웃으니

兒女走遑遑 아녀주황황

아녀자들 허둥지둥 달아나네

優孟亂叔敖 우맹난숙오

우맹과 손숙오를 구분하기 어렵듯이

里婦效西子 이부효서자

마을 아낙이 서시를 흉내 내었듯이

新莽僭周公 신망참주공

신망이 주공을 참칭 하였듯이

天下眩非是 천하현비시

천하의 시비를 어지럽히는구나

 

慈烏鳥 자오조

까마귀

 

慈烏鳴槨槨 자오명곽곽

까마귀가 곽곽하며 울어대는데

鳴曷可鳴兀可 명갈가명올가

갈까 하며 울고 올까 하며 울고

又鳴烏盧羅 우명오로라

또 오르라 하면서 우는구나

一鳥聲何多 일조성하다

한 마리 소리가 어찌 여러 가진가

上亦好去亦好來亦好 상역호거역호래역호

올라가도 좋고 떠나도 좋고 와도 좋지만

死者人所忌 사자인소기

그러나 죽음은 사람들이 꺼리는 바이니

切勿更將槨槨道 절물경장곽곽도

절대 다시는 곽곽하며 울지 말아라

 

 

燕燕 연연

제비들

 

燕燕作何辭 연연작하사

제비들은 무슨 말을 하는가

知知之不知不知之 지지지부지부지지

아는 건 안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네

毛不用肉不用皮不用 모불용육불용피불용

깃털도 고기도 가죽도 쓸모가 없으니

托巢人家吾何恐 탁소인가오하공

인가에 둥지 튼다고 무엇이 두려울까

庭有一粒黃豆落 정유일립황두락

마당에 누런 콩알 하나 떨어져 있어

呑之腥且甘 탄지성차감

삼키니 비리기도 달콤하기도 하구나

腥且甘終日何喃喃 성차감종일하남남

비리고 달콤한데 어찌 종일 재잘대나

 

負鍋者 부과자

노고지리

 

父負釜母負鼎 부부부모부정

아비는 가마 지고 어미는 솥을 지고

妹負鐺吾負鍋 매부당오부과

누이는 냄비 지고 나는 노구솥 졌네

負負復負負 부부부부부

이고 지고 또 이고 지고

逋租去棄家 포조거기가

세금 때문에 집을 버리고 달아나네

决起田間上復下 결기전간상부하

밭둑에서 힘껏 올랐다 내렸다 하니

官使來捕吾何怕 관사내포오하파

관리가 잡으러 와도 내 어찌 두려우리

君何令我負鍋也 군하령아부과야

그대 어찌 나에게 노구솥을 지게 하나

吾非樂爲負鍋者 오비락위부과자

나는 노구솥 지는 것이 즐겁지 않은데

 

死去鳥 사거조

주걱새

 

死去鳥鳴死去 사거조명사거

주걱새가 죽겠다고 울어대는데

人間有何苦 인간유하고

인간 세상에서 무엇이 괴로워서

長日號號我死去 장일호호아사거

하루 종일 나 죽겠다고 울어대나

堯舜死周孔死 요순사주공사

요순도 죽고 주공 공자도 죽었는데

孟賁夏育歸何所 맹분하육귀하소

맹분과 하육도 어디로 돌아갔는가

漢不見黃初平 한불견황초평

한나라는 황초평을 만나지 못했고

晉不聞安期生 진불문안기생

진나라는 안기생 소식을 듣지 못했네

昨遇人魂 작우인혼

어제 어떤 사람의 혼백을 만났는데

稱洞賓云 칭동빈운

여동빈이라는 사람이 말하길

我死去不知幾千春 아사거부지기천춘

나는 몇천 년 전에 죽었는지 모르는데

所以死去 소이사거

죽어버렸기 때문에

死去做仙人 사거주선인

죽어서라도 신선이 되려고 한다네

 

熟刀鳥 숙도조

쏙독새

 

聲篤篤 성독독

독독독독 하는 소리를 내니

旣無刀更無机 기무도경무궤

원래 칼도 없고 또 도마도 없는데

終日篤篤割蘿葍 종일독독할나복

하루 종일 독독독독하며 무를 써네

僧房有客來索飯 승방유객래색반

절집에 손님이 와서 밥을 찾으니

刀机相薄聲相續 도궤상박성상속

도마질하는 소리가 끊어지지 않아

山中鳥巧能學 산중조교능학

산중의 새가 이를 잘 배워서

是以鳴篤篤 시이명독독

이렇게 독독하며 울어대는구나

 

衿川都色鳥 금천도색조

 

衿川都色鳥 금천도색조

금천도색조가

日日號衿川都色 일일호금천도색

날마다 금천의 도색을 부르는구나

索蜜號復號 색밀호부호

꿀을 찾으며 부르고 또 부르는데

號號終不諾 호호종불락

부르고 불러도 끝내 대답이 없네

官家役何苦 관가역하고

관가 부역은 어찌 이리 괴로운지

催科風火速 최과풍화속

세금 독촉이 풍화처럼 급박하구나

民貧無物應其需 민빈무물응기수

가난한 백성은 세금 낼 재물이 없으니

都色登山絶蹤跡 도색등산절종적

도색이 산에 올라 봐도 인적이 끊겼네

號不已號不已在何處 호불이호불이재하처

어디에 있는지 끊임없이 부르고 또 부르며

倒伏納之眞醜語 도복납지진추어

도산해도 세금 바치라니 정말 나쁜 말이네

 

鸎啼 앵제

꾀꼬리 울음소리

 

鸎啼何所似 앵제하소사

꾀꼬리 울음이 무엇과 비슷한가 하니

連呼猫尾弄 연호묘미롱

연신 고양이가 꼬리를 희롱한다 하네

高高飛上百尺樹 고고비상백척수

백 척 높은 나무에 높이 날아오르니

猫尾雖弄吾何恐 묘미수롱오하공

고양이가 꼬리 희롱한들 왜 두려울까

麥田有酒宜疾驅 맥전유주의질구

보리밭에 술 있으면 달려가야 하는데

傳語主人聽不聽 전어주인청불청

듣든지 안 듣든지 주인에게 전해야지

春陰漠漠柳如織 춘음막막류여직

흐린 봄 어둡고 울창한 버드나무에서

雄唱雌酬誰汝令 웅창자수수여령

암컷과 수컷이 화답하라 누가 시켰나

 

鼎小 정소

소쩍새

 

鼎小復鼎小 정소부정소

솥이 작구나 또 솥이 작구나

鼎小豈憂無大鑊 정소기우무대확

솥 작다고 어찌 큰 솥 없음을 걱정하랴

但願年豊穀有餘 단원년풍곡유여

다만 풍년이 들어 곡식 풍족하길 바라니

一鼎百爨殊不惡 일정백찬수불오

한 솥에 백 번 밥 지어도 나쁘지 않다네

萬鍾吾自營 만종오자영

만종의 곡식도 내가 몸소 밥 할 터이니

遮莫呼鼎錚 차막호정쟁

솥 긁는 소리는 내지 못하도록 막게

 

牛兒子 우아자

소치는 아이

 

牛兒子呼之靑山裏 우아자호지청산리

청산 속에서 우아자를 부르는데

山深迷去跡 산심미거적

산이 깊어 지나간 흔적이 희미하네

牛兒子不來山已夕 우아자불래산이석

우아자는 산에서 오지 않고 이미 저문데

夕風怒飢虎吼 석풍노기호후

밤바람 거세고 굶주린 범이 울부짖네

求之不得 구지부득

찾아도 찾지 못하였다고

何以告老人 하이고노인

노인에게 어떻게 고해야 하나

飛魂夜叫千林春 비혼야규천림춘

봄날 밤 놀란 혼이 온 숲에서 부르짖네

牛兒子在此 우아자재차

우아자는 여기 있소

在此在此莫吾嗔 재차재차막오진

여기 있소 여기 있으니 나를 꾸짖지 마오

 

各各和同 각각화동

 

各各和同各各和同 각각화동각각화동

각각 함께 화합하라 각각 함께 화합하라

朝議公朝議公 조의공조의공

조정의 공들이여 조정의 공들이여

國自隆胡爲各各不和同 국자융호위각각불화동

나라 융성할 때 어찌 각각 함께 화합하지 않아서

致令風塵昏海東 치령풍진혼해동

해동이 전란으로 혼란하게 하였는가

寄語中興諸搢紳 기어중흥제진신

벼슬아치들에게 나라 중흥시킬 말 전하노니

自今以往宜各各和同 자금이왕의각각화동

지금부터라도 각각 함께 화합하시오

 

※鵂鶹聲鳳凰(휴류성봉황) : 부엉이 울음소리 부엉부엉을 봉황(鳳凰)이라고 음차(音借) 한 것이다.

※倣象鳴朝陽(방상명조양) : 조양(朝陽)은 아침 해가 뜨는 동산이다. 시경(시경) 권아(卷阿)에 ‘봉황(鳳凰)이 우네 저 높은 뫼에서. 오동나무가 자라는 저 아침 해가 뜨는 동산에서. [鳳凰鳴矣 于於高岡 梧桐生矣 于彼朝陽.]’라고 하였다. 곧 봉황이 우는 소리를 흉내 낸다는 뜻이다.

※其雌笑呵呵(기자소가가) : 암컷 부엉이의 ‘각각’하며 우는 것을 수컷 부엉이를 부르는 소리로 표현하였다.

※優孟亂叔敖(우맹난숙오) : 우맹(優孟)은 춘추시대 초(楚) 나라의 이름난 배우였고, 숙오(叔敖)는 당시 청렴했던 재상 손숙오(孫叔敖)를 말한다. 청렴한 재상 손숙오가 죽은 뒤 그의 유족들이 어렵게 살았는데, 왕의 초청을 받은 우맹이 손숙오와 비슷하게 옷을 입고 갔다. 그 모습이 어찌나 손숙오와 똑같은지 왕은 손 재상이 환생한 것으로 믿고 그에게 재상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우맹은 ‘오로지 나라를 위해서만 일한 손 재상 유족이 어렵게 사는 것을 보니 재상을 맡을 수 없다.’고 사양했다. 그러자 왕이 크게 깨닫고 손 재상의 유족을 제대로 챙겼다는 우맹의관(優孟衣冠)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전하여 우맹의관은 겉모양과 실제가 다른 사이비(似而非)라는 말로 전용돼서 쓰인다.

※里婦效西子(이부효서자) : 서자(西子)는 중국 4대 미인 중 한 명인 월(越) 나라 미인 서시(西施)를 말하는데, 서시(西施)가 속병이 있어서 찡그린 얼굴마저 아름다워 같은 마을에 사는 추녀(醜女)가 흉내 내어 찡그리고 다녔다는 고사를 말한다.

※新莽僭周公(신망참주공) : 신망(新莽)은 전한(前漢) 말엽 왕위(王位)를 찬탈하여 신(新)나라를 세운 왕망(王莽)을 말하는데, 그가 위례(僞禮)를 편찬하여 주공이 지은 주례(周禮)를 어지럽힌 일을 말한다.

※切勿更將槨槨道(절물경장곽곽도) : 까마귀 울음소리를 곽곽(槨槨)으로 음차(音借)하여 관[槨]은 사람이 죽을 때 쓰는 것이니 그런 울음소리를 내지 말라는 의미이다.

※知知之不知不知之(지지지부지부지지) : 제비의 울음소리가 마치 논어 위정(爲政)의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는 구절을 읽는 것처럼 들린다는 뜻이다.

※孟賁夏育歸何所(맹분하육귀하소) : 맹분(孟賁)과 하육(夏育)은 모두 전국 시대 제(齊) 나라의 용사(勇士)들이다. 맹분은 맨손으로 살아 있는 소의 뿔을 뽑았다고 하며, 하육은 천 균(鈞)의 무게를 들어 올렸다고 한다. 맹분(孟賁)과 하육(夏育) 같은 용맹한 용사들도 결국에는 죽는다는 의미이다.

※黃初平(황초평) : 진(晉) 나라 갈홍(葛洪)의 신선전(神仙傳)에 나오는 전설상의 신선. 본래 양치기였는데 15세에 광성자(廣成子)에게 도를 배우며 적송산(赤松山)에 은거하며 득도한 후 적초평(赤初平)으로 이름을 바꾸고, 호를 적송자(赤松子)라고 하였다.

※安期生(안기생) : 동해의 선산(仙山)에 살았다는 신선. 진시황이 동쪽을 유람할 때 사흘 밤낮을 이야기한 뒤, 훗날 봉래산(蓬萊山)에서 찾으라 하고는 사라졌다 한다. 그 뒤 진시황이 사신을 보내 찾게 하였으니 찾지 못했다고 한다.

※洞賓(동빈) : 당(唐) 나라 때의 도사(道士) 여동빈(呂洞賓). 이름은 암(巖), 호는 순양자(純陽子)이고 자가 동빈이다. 종남산에 은거했다가 신선이 되어 바람 타고 세상을 마음대로 돌아다녔다 한다. 중국의 대표적인 신선인 팔선(八仙)의 한 사람이다.

※都色(도색) : 도색(都色)은 일정한 일을 맡았거나 또는 책임을 맡은 아전인 색리(色吏)의 우두머리를 말한다. 여기서는 세금을 징수하러 다니는 아전을 도색(都色)에 비유한 듯하다. 꿀을 찾아 끊임없이 다니는 새의 모습을 끊임없이 세금 거두러 다니는 관리의 모습에 비유하였다.

※猫尾弄(묘미롱) : 묘미(猫尾)는 괴의 꼬리라는 뜻인데 예전에는 고양이를 ‘괴’라고 하였기에 꾀꼬리 울음소리를 고양이 꼬리[猫尾]로 훈차(訓借)하고 음차(音借) 한 것이다.

※遮莫呼鼎錚(차막호정쟁) : 정쟁(鼎錚)은 소쩍새 소리인 ‘소댕’을 훈차(訓借)하고 음차(音借) 한 것으로, 흉년이 들어 밥 지을 쌀이 없어 솥을 긁는다는 뜻으로 풀이하였다. 소쩍새가 ‘소쩍소쩍 [鼎小]’하고 울면 그 해는 풍년이 들고, ‘소댕소댕[鼎錚]’하고 울면 그 해는 흉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으니, 부디 ‘소댕소댕’이라고 울지 못하게 하라는 말이다.

※牛兒子(우아자) : 소치는 아이라는 의미로 이해된다.

 

*유몽인(柳夢寅, 1559~1623) : 조선시대 한성부 좌윤, 대사간 등을 역임한 문신. 문학가. 자는 응문(應文), 호는 어우당(於于堂) 간재(艮齋) 묵호자(默好子). 문장가 또는 외교가로 이름을 떨쳤으며 전서(篆書) 예서(隸書) 해서(楷書) 초서(草書)에 모두 뛰어났으며, 저서로 야담(野談)을 집대성한 어우야담(於于野談)과 시문집 어우집(於于集)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