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시(漢詩)

七禽言 追附 (칠금언 추부) - 梁慶遇 (양 경우)

-수헌- 2026. 5. 7. 22:48

七禽言 追附   칠금언 추부     梁慶遇   양경우  

일곱 새의 말. 추가하여 붙이다.

 

權石洲嘗作四禽言 世傳之 余於壬戌春 在湖上每聞禽聲 輒賦禽言凡七首 要以補石洲之漏失

권석주상작사금언 세전지 여어임술춘 재호상매문금성 첩부금언범칠수 요이보석주지루실

권석주가 일찍이 사금언(四禽言)을 지어 세상에 전한다. 내가 임술년 봄에 호수 위에서 자주 새소리를 듣고 문득 금언 일곱 수를 지어서 석주가 빠뜨린 것을 보완하였다.

 

呼奴持美酒 호노지미주

종을 불러 술 가져오도록 하다.

 

終日呼奴酒不至 종일호노주부지

종일 종을 불러도 술은 가져오지 않네

設令有奴持酒來 설령유노지주래

설령 종이 있어 술을 가져온다 하여도

薄斯可矣何須美 박사가의하수미

박주면 충분한데 어찌 좋은 술 필요하랴

奴不來酒無有 노불래주무유

술이 있거나 없거나 종은 오지 않는데

空說呼奴持美酒 공설호노지미주

괜히 종을 불러 좋은 술 가져오라 했네

屠門可嚼況聞名 도문가작황문명

새 이름 듣고 푸줏간 향해 입맛 다시며

病渴山翁回白首 병갈산옹회백수

목마른 산골 늙은이 흰머리를 돌려보네

 

稷粥稷粥 직죽직죽

피죽 피죽

 

煎稷作粥也不惡 전직작죽야불오

피를 끓여 죽을 쑤어도 나쁘지 않으니

去年失秋民苦飢 거년실추민고기

지난해 흉년 들어 백성들이 굶주려서

茹草不辭況稷粥 여초불사황직죽

푸성귀도 마다않는데 하물며 피죽이랴

粟飯花稻飯花喫不得 속반화도반화끽부득

조팝꽃 이팝 꽃은 먹을 수도 없는데

汝呼稷粥復何益 여호직죽부하익

네가 피죽을 외친 들 무슨 소용 있으랴

里胥手持官帖來 이서수지관첩래

마을 아전이 손에 들고 온 장부책에는

租稅之徵多色目 조세지징다색목

조세를 거두는 데 항목도 많구나

嗚呼稷粥充腸不可得 오호직죽충장불가득

아 피죽으로도 배를 채우지 못하는데

民家租稅從何出 민가조세종하출

백성들의 집에 조세가 어디서 나오랴

 

角角復角角 각각부각각

각각 또 각각

 

靑顱錦翅仍五色 청로금시잉오색

푸른 머리와 비단 날개가 오색이로구나

人言孔雀怕牛角 인언공작파우각

사람들이 공작은 소의 뿔을 겁낸다 하고

復聞大鵬搏羊角 부문대붕박양각

또 들으니 대붕은 양의 뿔을 탄다는데

爾鳴角角終爲誰 이명각각종위수

네가 외치는 각각은 결국 누구의 뿔이냐

徒能挾雌雙飛意氣足 도능협자쌍비의기족

다만 충분한 의기로 암컷과 짝지어 나니

南隣大鷹未朝哺 남린대응미조포

남쪽에 이웃한 큰 매는 아침을 못 먹어서

忍飢竦身思下韝 인기송신사하구

주림을 참고 몸 웅크렸다 내려올 생각이니

豐草靑靑合藏伏 풍초청청합장복

푸르고 무성한 풀섶에 꼭꼭 숨어 엎드려서

愼勿引吭浪呼號 신물인항낭호호

함부로 목을 빼고 울지 말고 근신하여라

 

雨來乙雨來乙 우래을우래을

비야 내려라 비야 내려라

 

爾聲甚惡形甚麤 이성심악형심추

네 소리와 생김새는 너무나도 추악하구나

棠花雨足田不涸 당화우족전불학

당화에 비 넉넉하여 밭도 마르지 않았는데

何事屋頭長日呼 하사옥두장일호

어찌하여 지붕 위에서 온종일 울어대느냐

養得鷄兒應官供 양득계아응관공

병아리를 길러서 응당 관에다 바쳐야 하니

爾勿俯視柵中雛 이물부시책중추

너는 우리 속의 병아리를 굽어보지 말아라

 

 

老姑疾老姑疾 노고질 노고질

늙은 시어미 병들었다 늙은 시어미 병들었다

 

人言汝是孝婦魂 인언여시효부혼

사람들이 너를 효부의 넋이라 하더니

故作昵昵兒女語 고작닐닐아녀어

그래서 다정한 아녀자 목소리를 내어

老姑在疾爾所冤 노고재질이소원

늙은 시어미가 아프다고 안타까워하네

姑亡不哭世滔滔 고망불곡세도도

시어미 죽어도 곡하지 않는 세상 풍조에

老姑之疾復何論 노고지질부하론

시어머니의 병을 어찌 다시 말하는가

老姑疾老姑疾爾旣孝 노고질노고질이기효

노고지리 노고지리 너는 효성스러운데

可以人而不如鳥 가이인이불여조

새보다도 못한 사람이 되어서 되겠는가

 

 

多惡多惡 다악다악

악이 많네 악이 많네

 

善少惡多人之常 선소악다인지상

선은 적고 악이 많음은 사람의 일상인데

善善惡惡郭公所以亡 선선오악곽공소이망

선선오악 때문에 곽공이 망하였다는데

浪呼多惡實不祥 낭호다악실불상

함부로 악이 많다고 외침은 상서롭지 않네

爾有尺喙宜愼之 이유척훼의신지

너는 한 자 부리를 마땅히 조심해야 하니

爾喙雖長斷則悲 이훼수장단칙비

너의 부리가 길지만 끊어지면 슬퍼질 테니

君不見 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白鷺之白如白雪 백로지백여백설

백설처럼 하얀 백로가

掠魚飽喫口無辭 약어포끽구무사

고기 잡아 배불리 먹고 아무 말 없는 것을

 

 

法禁法禁 법금법금

법으로 금하라 법으로 금하라

 

呼號法禁聲慘辛 호호법금성참신

법으로 금하라고 외치는 소리 참혹하구나

國用寬典悅衆心 국용관전열중심

나라 법이 관대해야 백성들이 기뻐하는데

那將法禁驅諸民 나장법금구제민

어찌 법으로 금하여 백성들을 몰아대는가

村夫衣錦官不禁 촌부의금관불금

촌부가 비단옷 입어도 관에서 금하지 않고

奴隷登科主不嗔 노예등과주부진

종이 과거 급제해도 주인이 성내지 않는데

法禁之呼竟何意 법금지호경하의

법금을 외치는 건 결국 무슨 뜻이 있으니

爾應衛鞅前身是 이응위앙전신시

아마도 너의 전신이 위앙임이 분명하구나

噫噫法禁旣弛民自樂 희희법금기이민자락

아 법금은 이미 풀려서 백성들이 즐거운데

何用勞勞呼不已 하용노로호불이

어찌하여 수고롭게 그치지 않고 외치는가

 

※權石洲(권석주) : 조선시대 석주집(石洲集)을 저술한 시인 권필(權韠, 1569~1612). 자는 여장(汝章), 호는 석주(石洲). 성격이 자유분방하고 구속받기 싫어하여 벼슬하지 않은 채 야인으로 일생을 마쳤으며, 강화 오천(五川) 가에 초당을 짓고 칩거하며 많은 유생을 가르쳤다.

※稷粥(직죽) : 피[稷] 죽이라는 뜻이나, 직박구리 새를 말한다. 옛 문헌에 제호로(提葫蘆) 제호(提壺) 직죽(稷粥) 호로록(葫蘆祿) 등으로 전해 오는데, ‘호로로피죽’하는 울음소리가 멀건 피죽을 호로록 마시는 소리처럼 들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 주로 춘궁기에 울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粟飯花稻飯花(속반화도반화) : 속반화(粟飯花)는 조팝나무의 꽃을 말하고, 도반화(稻飯花)는 이팝나무의 꽃을 말한다.

​※羊角(양각) : 양각(羊角)은 양각풍(羊角風)으로 회오리바람을 말한다.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에 ‘큰 붕새가 양의 뿔처럼 빙빙 도는 회오리바람을 타고 공중으로 9만 리를 올라간다.〔大鵬搏扶搖羊角而上者九萬里.]’고 한 데서 유래한다.

※屠門可嚼況聞名(도문가작황문명) : 도문가작(屠門可嚼)은 도살장 문 앞에서 입맛을 다신다는 의미로 가질 수 없는 것을 얻은 것처럼 만족하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조식(曹植)의 여오계중서(與吳季重書)에도 '도살장 문 앞을 지나면서 크게 입맛을 다시니, 비록 고기를 못 먹었지만 귀하고 통쾌하다. [過屠門而大嚼 雖不得肉 貴且快意]'는 구절이 나온다. 이는 새 이름만 듣고도 술 생각에 고기 씹는 입맛을 다신다는 의미이다.

※滔滔(도도) : 유행(流行)이나 사조(思潮), 세력(勢力) 따위가 바짝 성행(盛行)하여 걷잡을 수가 없다.

​※善善惡惡(선선오악) : 선(善)을 좋아하고 악(惡)을 미워한다는 뜻이다. 춘추 시대 제 환공(齊桓公)이 폐허가 된 성곽을 보고 ‘이것이 누구의 성곽이며 어째서 망했느냐?’라고 묻자, 야인(野人)이 ‘이는 곽씨(郭氏)의 성곽인데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하였기 때문에 망하였습니다.’라고 하였다. 환공이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하는 것은 사람의 선행(善行)인데, 왜 폐허가 된 것이냐?’라고 묻자, 야인은 ‘선을 좋아할 줄만 알고 능히 행하지 않았으며, 악을 미워할 줄만 알고 능히 제거하지 않았기 때문에 폐허가 된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한다.

​※衛鞅(위앙) : 전국시대 진(秦) 나라의 법가(法家)를 대표하는 정치가. 위나라 공족(公族) 출신이라 위앙(衛鞅)이라 불렸으며, 상(商) 나라를 분봉(分封)받아 상앙(商鞅)이라고도 불린다. 엄격한 법령의 시행으로 진(秦) 나라를 크게 부강(富强)시켰으나, 거열형을 창시하는 등으로 가혹한 형법을 숭상하여 온 천하가 원망하였으며, 후일 그 자신도 거열형으로 처형되었다.

 

*양경우(梁慶遇, 1568~1629) : 홍문관 교리와 봉상시 첨정을 지낸 문신. 자는 자점(子漸), 호는 제호(霽湖) 점역재(點易齋) 요정(寥汀) 태암(泰巖). 임란 의병장 양대박(梁大樸)의 아들로 아버지와 함께 의병 활동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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