苦寒行 고한행 申欽 신흠
朔風亦何厲 삭풍역하려
북풍이 얼마나 매섭게 불어왔는지
積雪連層氷 적설연층빙
눈이 쌓여 두터운 얼음과 이어졌고
重巒入穹谷 중만입궁곡
첩첩산중의 깊은 골짝에 들어가니
錯莫玄雲興 착막현운흥
검은 구름 어지러이 일어 어둡구나
鳥飛翅還墮 조비시환타
날던 새들도 오히려 다시 떨어지고
獸走蹤已迷 수주종이미
짐승의 발자국도 벌써 희미해졌네
此時我行役 차시아행역
이럴 때에 내가 먼 길을 떠나면서
遑遑涉野蹊 황황섭야혜
허둥지둥 들길을 가로질러 가는데
車箱爲之掣 거상위지체
수레는 미끄러져 나가지를 못하고
僮僕立不移 동복입불이
동복들은 선 채로 움직이질 못하네
策馬馬卷跼 책마마권국
말을 채찍질해도 나아가질 못하고
問路路多岐 문로로다기
길을 찾으려 해도 갈림길이 많으니
豈無鄒子律 기무추자율
추자의 양율이 없으니 어떻게 하면
可以回陽春 가이회양춘
따스한 봄날이 돌아오게 할 수 있나
陽春苦難俟 양춘고난사
봄날을 어렵고 힘들게 기다리면서
悒怏且逡巡 읍앙차준순
답답한 마음으로 머뭇거리고 있네
取斧欲樵薪 취부욕초신
도끼를 가지고 땔나무를 베려해도
指直那得運 지직나득운
손가락이 곱아서 어찌할 수가 없고
取米欲成糜 취미욕성미
쌀을 가져다가 죽을 쑤려고 해도
無由乞火熅 무유걸화온
숯불 빌어올 데가 없어 못 쑤는데
聞道五侯宅 문도오후도
소문 들으니 저 오후의 집에서는
獸炭熾玉房 수탄치옥방
옥방에서 수탄이 활활 타올라서
八荒均沍嚴 팔황균호엄
온 세상이 모두 매섭게 추운데도
一室煖如湯 일실난여탕
하나같이 집이 끓듯이 따뜻하다네
※錯莫(착막) : 적막하고 쓸쓸함. 어지럽고 앞이 캄캄함.
※鄒子律(추자율) : 추자(鄒子)는 전국 시대 제(齊) 나라 추연(鄒衍)을 말하는데, 전국 시대 제(齊) 나라의 추연(鄒衍)이 연(燕) 나라의 곡구(谷口)에 있을 때, 땅이 비옥함에도 기온이 낮아 농사가 안 되는 것을 보고, 양율(陽律)을 불어넣어 곡식을 자라게 했다는 전설이 있다.
※五侯(오후) : 원래는 공(公) 후(侯) 백(伯) 자(子) 남(男) 등 다섯 등급의 제후(諸侯)를 말한다. 또 한(漢) 나라의 성제(成帝)가 자기의 외삼촌 왕담(王譚)등 다섯 사람을 같은 날에 후작(侯爵)에 봉하여 이들을 오후라 한다. 전하여 둘 다 권문세가(權門勢家)의 뜻으로 쓰인다.
※獸炭(수탄) : 수탄(獸炭)은 석탄을 가루로 만들어 짐승 모양으로 뭉쳐 놓은 것인데, 여기서는 수탄에 데운 술을 말한다. 도성의 호귀가(豪貴家)들이 수탄(獸炭)을 가지고 술을 데워 마셨다고 한다.
※八荒(팔황) : 여덟 방위(方位)의 멀고 너른 범위(範圍)라는 뜻으로, 온 세상(世上)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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