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시(田園詩)

次韻寄謝仲淵 二首 (차운기사중연 이수) - 張維 (장유)

-수헌- 2025. 12. 30. 17:38

次韻寄謝仲淵 二首   차운기사중연 이수     張維   장유  

차운하여 중연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부친 시 두 수

 

玉樹蒹葭愧接聯 옥수겸가괴접련

겸가가 옥수와 사귀는 게 부끄럽지마는

八仙名號記張顚 팔선명호기장전

팔선의 이름 가운데 장전도 적혀있다네

身同平子歸田日 신동평자귀전일

이 몸 평자처럼 전원으로 돌아가는 날

齒過潘郞寓直年 치과반랑우직년

반랑이 숙직하던 나이도 벌써 지났구나

病入新年差得健 병입신년차득건

새해에 들어 병도 조금씩 차도가 있어

閑逢永晝只耽眠 한봉영주지탐면

한가한 때면 긴 낮에 낮잠을 즐기는데

春風湖海騎驢客 춘풍호해기려객

강호에 봄바람 불어오면 기려객에게는

都尉豪華也可憐 도위호화야가련

호화로운 도위조차도 마냥 불쌍하구나

 

莫逆交情似飮醇 막역교정사음순

막역한 우정이 진한 술 마시는 듯하고

可憐心事各天眞 가련심사각천진

천진한 마음들은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樽前分袂曾嫌促 준전분몌증혐촉

술독 앞에서는 일찍 헤어지기가 싫고

別後傳筒不厭頻 별후전통불염빈

헤어지면 자꾸만 그대 소식 듣고 싶네

寂寞玄經翻自誤 적막현경번자오

조용히 현경 베끼다 스스로 그르쳐도

猖狂白眼任他嗔 창광백안임타진

미친 듯 성내며 백안으로 내버려 두네

佳期好趁花開日 가기호진화개일

꽃 피는 시절 좋은 날을 잡아 만나서

詩草棊枰共爾親 시초기평공이친

시 짓고 바둑 두며 그대 함께 즐겼으면

 

※仲淵(중연) : 선조의 다섯째 딸인 정안옹주(貞安翁主)와 혼인한 부마도위(駙馬都尉)인 금양위(錦陽尉) 박미(朴瀰, 1592~1645). 중연(仲淵)은 자이고, 호는 분서(汾西).

※玉樹蒹葭(옥수겸가) : 옥수(玉樹)는 는 아름다운 나무라는 뜻으로, 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고, 蒹葭(겸가)는 갈대라는 뜻인데 보잘것없는 신분을 의미한다. 여기서 옥수(玉樹)는 금양위(錦陽尉) 박미(朴瀰)를 말하고, 겸가( 蒹葭 )는 장유(張維) 자신을 말한다.

※八仙名號記張顚(팔선명호기장전) : 팔선(八仙)은 두보(杜甫)의 음중팔선가(飲中八仙歌)에 나오는 여덟 명의 시인[八仙]으로, 이백(李白), 하지장(賀知章), 이적지(李適之), 여양왕 이진(汝陽王李璡), 최종지(崔宗之), 소진(蘇晉), 장욱(張旭), 초수(焦遂)를 가리킨다. 장전(張顚)은 서예가 장욱(張旭)의 별호로 초서(草書)를 아주 잘 썼는데, 술이 취하면 머리털에다 먹을 묻혀 미친 듯이 초서를 썼으므로 사람들이 顚張(전장)이라 했다 한다. 여기서는 장유(張維) 자신을 장전(張顚)에 비유하였다.

※身同平子歸田日(신동평자귀전일) : 평자(平子)는 후한(後漢)의 학자 장형(張衡)의 자(字)로 시부(詩賦)에 능하였으며, 그의 귀전부(歸田賦)가 특히 유명하였기에 이렇게 표현하였다.

※潘郞寓直年(반랑우직년) : 32세의 나이를 말한다. 진(晉) 나라 반악(潘岳)의 추흥부(秋興賦)에 ‘내 나이 서른두 살 때 흰머리가 나기 시작했는데 …… 산기성에서 숙직하고 있었다 [余春秋三十有二 始見二毛…… 寓直於散騎之省]”이라 한 데서 유래한다.

※騎驢客(기려객) : 시상(詩想)에 빠져드는 시인을 말한다. 당(唐) 나라 때 재상(宰相) 정계(鄭綮)는 시(詩)를 잘 지었는데, 어떤 사람이 정계에게 ‘상국(相國)은 요즘에 새로운 시를 짓는가?’라고 묻자, 정계(鄭綮)가 ‘시흥(詩興)은 아무 때나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바람 불고 눈 오는 날 나귀를 타고 패교 위를 거닐 때에 일어난다. [詩思在灞橋風雪中驢子上]’고 한 고사에서 유래한다.

※寂寞玄經翻自誤(적막현경번자오) : 현경(玄經)은 한(漢) 나라 양웅(揚雄)이 지은 태현경(太玄經)을 말하는데, 양웅은 가난하게 은거하면서 태현경을 지었다 한다. 한(漢) 나라의 유흠(劉歆)이 양웅(揚雄)이 쓴 태현경(太玄經)을 보고서 쓸데없이 고생만 한다고 희롱하였는데, 여기서는 조용히 학문에만 정진함이 잘못임을 안다는 의미이다.

猖狂白眼任他嗔(창광백안임타진) : 장유(張維) 자신이 학문에 조용히 정진함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