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시(田園詩)

聞滄浪子歸嘉平舊隱 (문창낭자귀가평구은) - 張維 (장유)

-수헌- 2025. 12. 28. 13:00

聞滄浪子歸嘉平舊隱 復用前韻寄贈   문창랑자귀가평구은 복용전운기증     張維   장유  

창랑자가 옛날 은거했던 가평으로 돌아갔다는 말을 듣고 다시 앞의 운을 써서 부쳐 보내다.

 

陰風吹朔氣 음풍취삭기

음산한 바람 불어와 날씨는 추운데

鸛鶖鳴聲長 관추명성장

왜가리 목청을 뽑아 길게 우는구나

君子意不適 군자의부적

군자의 뜻이 세상과는 맞지 않으니

驅馬出洛陽 구마출낙양

말을 몰아 서울을 빠져나가려 하네

惻愴五噫歌 측창오희가

슬피 오희가를 부르며 괴로워하며

輪囷九回腸 윤균구회장

굴곡 많은 세상사에 뒤엉키겠구나

朱丹恐一跌 주란공일질

고위 관직에서 밀려남이 두려워도

酸苦甘所嘗 산고감소상

간난신고를 맛볼 것은 감수해야지

垂綸寂寞濵 수륜적막빈

조용한 물가에서 낚싯줄 드리우고

種樹無何鄕 종수무하향

무하향에다 나무나 심어 보려 하네

藥裹向來有 약과향래유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약주머니와

書笈亦携將 서급역휴장

책 상자 또한 가지고 가려고 하네

寄語問吾友 기어문오우

내 벗에게 안부 말을 전해 물으니

歸田計已良 귀전계이량

시골에서 살 계책 이미 정해졌다네

 

※五噫歌(오희가) : 후한(後漢) 때 맑은 지조의 소유자 양홍(梁鴻)이 낙양(洛陽)을 지나가며 불렀다는 다섯 번 탄식했던 시를 말하는데, 건축 공사에 시달리는 백성의 고달픔을 비통하게 읊고 있다. 지배층의 화려한 생활과 백성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대비시켜 당시 사람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輪囷九回腸(윤균구회장) : 윤균(輪囷)은 비틀림 굴곡이란 의미이고, 구회장(九回腸)은 강이나 언덕 등의 굴곡이 많은 모양을 형용하는데, 인생사(人生事)의 굴곡을 의미한다.

※朱丹(주단) : 수레바퀴를 붉게 칠한다는 뜻으로, 높은 벼슬아치를 빗대는 말로 쓰인다.

※無何鄕(무하향) :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의 준말로 아무것도 없는 곳이라는 말로, 장자(莊子)가 추구한 무위자연의 이상향(理想鄕)을 말한다.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에 ‘지금 자네가 큰 나무를 가지고 있으면서 쓸모가 없다고 걱정한다면, 어찌하여 아무것도 없는 시골 마을[無何有之鄕]의 광막한 들판에다 심어 놓고, 하는 일 없이 그 곁을 왔다 갔다 하지 않는가.’라는 말에서 유래한다.

 

*장유(張維,1587~1638) : 조선시대 좌부빈객, 예조판서, 이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지국(持國), 호는 계곡(谿谷) 묵소(默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