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郊居次陶靖節歸田園詩 (교거차도정절귀전원시) - 吳瑗 (오원)

-수헌- 2025. 12. 24. 22:46

郊居次陶靖節歸田園詩 교거차도정절귀전원시 吳瑗 오원

교외에서 살며 도정절의 귀전원시에 차운하다.

 

淸溪出幽洞 청계출유동

깊은 골짝에 맑은 냇물 흐르고

白雲在前山 백운재전산

앞산에는 흰 구름이 머무는데

我來卧其中 아래와기중

내가 와서 그 속에 누웠으니

足以忘歲年 족이망세년

세월을 잊기에는 충분하구나

游魚亦何求 유어역하구

물속의 고기는 무엇을 찾는지

所樂在深淵 소락재심연

연못 깊은 곳에서 즐기고 있고

雞犬數家村 계견수가촌

닭과 개가 있는 마을 몇 집에는

稻秔百畝田 도갱백무전

백 무의 밭에다 벼를 심었구나

栗林繞屋邊 율림요옥변

밤나무 숲이 집 주변을 감싸고

瓠蔓縈籬間 호만영리간

박넝쿨은 울타리 사이에 감겨있네

煕煕耕鑿心 희희경착심

기쁜 마음으로 샘을 파고 밭 갈며

嘯詠軒虞前 소영헌우전

옛날의 황제 요순시대를 노래하네

有時晝眠起 유시주면기

때로는 낮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墟落生微煙 허락생미연

마을에서 엷은 연기가 피어오르면

携書坐澗曲 휴서좌간곡

책 들고 구비 진 물가에 앉았다가

策杖上巖巓 책장상암전

지팡이 짚고 바위 꼭대기에 오르네

誰謂城郭近 수위성곽근

도성이 가깝다고 누가 말하는가

身境俱閒閒 신경구한한

몸과 주위 경계가 모두 한가로운데

無人固自適 무인고자적

사람이 없어 오히려 자적할 만해도

有客益欣然 유객익흔연

손님이 찾아오니 더욱 기쁘구나

 

其二 두 번째

拙性本無機 졸성본무기

성품이 용렬하고 본래 재주가 없어

要途早息鞅 요도조식앙

요로에서 일찌감치 수레를 쉬면서

時來林中臥 시래임중와

때가 되면 숲 속에 와서 누워

緬焉物外想 면언물외상

아련히 세상 밖의 일을 생각하려네

圖書在一室 도서재일실

책들이 방 안에 가득 있으니

諷誦懷古往 풍송회고왕

외우면서 지난 옛일을 그리워하고

同心有朋侶 동심유붕려

마음을 함께하는 벗들이 있으니

快談忘少長 쾌담망소장

즐겁게 이야기하며 나이를 잊네

安身趣已適 안신취이적

몸 편함은 이미 취향에 잘 맞고

憂世心頗廣 우세심파광

세상 근심하는 마음 자못 크지만

終慙荷蕢徒 종참하괴도

끝내 부끄럽게도 삼태기 멘 자들은

絶俗老榛莽 절속노진망

속세를 떠나 가시덤불에서 늙어가네

 

其三 세 번째

泠泠巖竇泉 령령암두천

바위 구멍에서 졸졸 흐르는 샘물이

淸洌世所稀 청렬세소희

맑고 차갑기가 세상에서 드문지라

崇朝坐沿濯 숭조좌연탁

이른 아침부터 물가에 앉아 씻으며

日昃不能歸 일측불능귀

해가 저물도록 돌아갈 수가 없구나

向來長安陌 향래장안맥

지금까지 서울 장안의 길거리에서

塵埃侵我衣 진애침아의

속세의 먼지가 내 옷을 더럽혔는데

高吟孺子歌 고음유자가

유자의 노래를 소리 높여 읊조리니

幽興不相違 유흥불상위

그윽한 흥과 서로 어긋나지 않구나

 

其四 네 번째

雲林亦身外 운림역신외

구름 낀 숲이 또한 몸 밖에 있으니

每來心自娛 매래심자오

올 때마다 마음이 절로 즐거워져서

沿洄弄水石 연회농수석

물길 따라 올라가며 수석을 즐기고

曠茫眺村墟 광망조촌허

아스라이 먼 시골 마을을 바라보네

衡門閉終日 형문폐종일

하루 종일 사립문 닫아걸고 있으니

誰來問閒居 수래문한거

누가 와서 한가로운 거처를 찾을까

穉犢偃豐草 치독언풍초

무성한 풀밭에는 송아지가 누웠고

幽禽啼古株 유금제고주

고목 그루터기에서는 산새가 우네

衣帶任吾眞 의대임오진

내 마음에 맞춰 의대를 갖춰 입고

杖屨從所如 장구종소여

가고 싶은 대로 집 밖을 나다니니

盤飧雖無魚 반손수무어

밥상에 비록 생선 반찬은 없지마는

雞黍亦有餘 계서역유여

닭고기 기장밥은 아주 넉넉하구나

嘯傲天壤間 소오천양간

천지간에 거리낌 없이 자유로워서

神情湛以虛 신정담이허

정신이 맑아지고 마음을 비우니

玄元五千言 현원오천언

현원황제의 오천언의 도덕경마저

不如一言無 불여일언무

한마디의 말도 없느니만 못하구나

 

其五 다섯 번째

紛紛城市塵 분분성시진

어지럽게 날리는 성시의 먼지는

隔此淸溪曲 격차청계곡

이 맑은 계곡과는 떨어져 있으니

晴雲悅人目 청운열인목

구름이 개니 사람의 눈이 기쁘고

秋雨亦已足 추우역이족

가을비 또한 이미 넉넉히 내렸네

山中無復事 산중무부사

산속에는 별다른 일 다시 없으니

樽酒酌相屬 준주작상속

서로에게 한 동이의 술을 권하네

觀稼暮携杖 관가모휴장

저녁에 지팡이 끌고 농사 살피고

閱書宵明燭 열서소명촉

밤에 촛불을 밝히고 서책을 보네

心淸眠睡美 심청면수미

마음이 맑아지니 단잠이 들어서

起來已朝旭 기래이조욱

일어나면 어느새 아침 해가 떠있네

 

※陶靖節歸田園詩(도정절귀전원시) : 도정절(陶靖節)은 시호(諡號)가 정절(靖節)인 도잠(陶潛, 호는 淵明)을 말하고, 귀전원시(歸田園詩)는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귀전원거(歸田園居)를 말한다.

※百畝田(백무전) : 주나라의 토지제도인 정전법(井田法)에 의하면 한 농가마다 백묘의 밭을 할당받아 농사를 지었다. 곧 평범한 농부를 뜻한다.

※煕煕耕鑿心(희희경착심) : 경착(耕鑿)은 밭을 갈고 우물 판다는 말로, 태평 시대를 구가한다는 의미가 있다. 요 임금 때의 태평 시대를 노래한 격양가(擊壤歌)에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쉬면서, 샘을 파서 물 마시고 밭을 갈아서 밥 먹을 뿐이니, 임금님의 힘이 도대체 나에게 무슨 상관이랴. 〔日出而作 日入而息 鑿井而飮 耕田而食 帝力於我何有哉〕’라는 말에서 유래한다.

※林中(임중) : 숲 속. 여기서는 자연에 은거함을 말함.

※荷蕢徒(하궤도) : 하궤(荷簣)는 삼태기를 진 사람이라는 뜻으로, 은자(隱者)를 가리킨다. 논어(論語) 헌문(憲問)에, 공자가 위(衛) 나라에서 경쇠[磬]를 치고 있을 때, 마침 삼태기를 메고 그 집 앞을 지나던 은자가 경쇠 소리를 듣고는, ‘마음을 둔 데가 있구나, 경쇠를 침이여. 비루하구나, 경경한 소리여. 나를 알아줄 이가 없거든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有心哉, 擊磬乎! 鄙哉, 硜硜乎! 莫己知也, 斯已而矣.]’ 하였는데, 주자(朱子)의 주에 ‘이 역시 은거한 현인’이라 하였다.

※孺子歌(유자가) : 유자(孺子)는 어린아이를 말하는데. 유자가(孺子歌)는 춘추시대에 어떤 아이가 지어 불렀다는 창랑가(滄浪歌)를 말한다. 창랑가(滄浪歌)에 ‘창랑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을 만하고, 창랑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을 만하다. [滄浪之淸兮 可以濯我纓 滄浪之濁兮 可以濯我足.]’ 하였다.

※雲林(운림) : 운림(雲林)은 구름이 끼어 있는 숲이라는 뜻으로 처사가 은둔하는 곳을 말한다.

※衡門(형문) : 두 기둥에다 한 개의 횡목을 질러 만든 허술한 대문. 즉 허술한 오두막 옛집을 의미한다. 시경(詩經) 진풍(陣風) 횡문(衡門)에 ‘횡문 아래에서 느긋이 지낼 수 있네 샘물이 넘쳐흐르니 이 물 마시며 굶주림을 즐길 수 있네. [衡門之下 可以棲遲 泌之洋洋 可以樂飢 ]’라 하였는데, 이는 오두막에 은거하면서 스스로 즐거워한다는 의미이다.

※杖屨(장구) : 지팡이와 짚신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집 밖으로 나감을 의미한다.

※雞黍(계서) : 닭을 잡고 기장밥을 차려 손님을 잘 대접한다는 의미이다. 후한(後漢)의 범식(范式)과 장소(張劭)는 친구 사이로, 고향으로 가기 위해 이별하며 2년 뒤에 만나기로 약속하였다. 그날 장소(張劭)가 닭과 기장밥을 준비하여 기다리니 범식(范式)이 잊지 않고 돌아왔다는 고사가 있다.

※嘯傲(소오) : 자유롭게 소요하며 예속의 구애를 받지 않다.

※玄元五千言(현원오천언) : 현원(玄元)은 당(唐) 나라 때 노자(老子)에게 올린 존호(尊號)인 현원황제(玄元皇帝)의 준말로 노자를 말하고, 오천언(五千言)은 모두 오천여 자로 되어 있다는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을 말한다.

 

*오원(吳瑗, 1700~1740) : 조선후기 이조좌랑, 부제학, 공조참판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백옥(伯玉), 호는 월곡(月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