至日山窓 지일산창 權好文 권호문
동짓날 산창에서
剝復陰陽自迭回 박복음양자질회
박과 복의 음과 양이 절로 번갈아 돌아오니
更知今夜動葭灰 경지금야동가회
오늘 밤 갈대 재가 다시 움직임을 알겠구나
西窓到曉愁無月 서창도효수무월
새벽까지 서창에 달이 없어 근심스러웠는데
東陸延春想發雷 동륙연춘상발뢰
가을과 봄을 이어 주려 우레가 칠 생각하네
雪後黃生溪上柳 설후황생계상류
눈 온 뒤 시냇가 버들에 누런 잎이 생기고
風前香憶嶺頭梅 풍전향억령두매
바람 앞에 고갯마루의 매화 향기 생각나네
年年豆粥吾甘啜 연년두죽오감철
나는 해마다 팥죽을 맛있게 먹었으니
身否何時泰運來 신부하시태운래
이 몸에는 어느 때나 태평함이 오려나
※剝復陰陽自迭回(박복음양자질회) : 박(剝)과 복(復)은 주역(周易)의 괘(卦)의 이름이다. 박(剝)괘는 산지박(山地剝)으로 음력 9월에 해당하여 음(陰)이 성하고 양(陽)이 다하는 괘이다. 복(復)은 지뢰복(地雷復)으로 동짓달에 해당하여 음(陰)이 극성(極盛)한 가운데 다시 밑에서 일양(一陽)이 나는 괘인데, 이것이 동지(冬至)에 해당한다.
※更知今夜動葭灰(경지금야동가회) : 옛날 절후를 관찰하는 방법으로 삼중의 밀실(密室)을 만들고 그 안에 명주를 펴고서 그 위에 십이율관(十二律管)을 각각 안치한 다음, 그 율관에 갈대 재를 채우고 다시 그 위에 명주로 덮어놓으면, 동지절(冬至節)이 되면 황종관(黃鐘管)에 들어있는 갈대 재가 날아 움직이게 된다는 것을 이른 말이다.
※東陸延春想發雷(동륙연춘상발뢰) : 동륙(東陸)은 가을을 의미한다. 한서(漢書) 율력지 하(律曆志下)에서는 ‘해가 북륙(北陸)에 가면 겨울이라 하고 서륙(西陸)에 가면 봄이라 하고 남륙(南陸)에 가면 여름이라 하고 동륙(東陸)에 가면 가을이라 한다.’ 하였다. 발뢰(發雷)는 주역(周易)에서 동지의 괘인 복괘(復卦)가 동짓날 자정이 되면 땅속에서 양이 하나[一陽]가 생기는데, 이는 지뢰(地雷), 곧 땅 아래에서 우레가 일어나는 형상이라 하였다. 이 구절은 동지가 가을과 봄을 이어준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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