苦寒行 고한행 張維 장유
모진 추위를 읊다.
去年苦寒近臘天 거년고한근납천
지난해엔 섣달에 모진 추위가 닥쳤는데
今年苦寒冬至前 금년고한동지전
올해는 동지도 안돼 모진 추위 밀려오네
長河怒濤如銀屋 장하노도여은옥
장강의 성난 물결이 은빛 장막과 같더니
一夜層氷千尺連 일야층빙천척련
밤사이 두터운 얼음이 천 자나 이어졌네
乾坤慘慘白日昏 건곤참참백일혼
태양도 빛을 잃어 하늘과 땅이 쓸쓸하고
龍虵蟄藏難自存 용사칩장난자존
용과 뱀도 웅크려 들어 몸 보전 어렵네
共道幽朔殺氣盛 공도유삭살기성
하나같이 말하길 북방의 살기가 성함은
天驕陸梁干時令 천교육량간시령
교만한 천신이 날뛰어 절기를 어겼거나
不然朝廷政化錯 불연조정정화착
아니면 조정의 정사가 어지러워져서
群陰擁塞微陽伏 군음옹새미양복
음기가 막아서 약한 양이 숨은 탓이라네
吾儕小人都不知 오제소인도부지
우리 소인배들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니
閉戶孤吟氷滿髭 폐호고음빙만자
수염에 고드름 달려 문 닫고 혼자 앓네
地爐無焰布被冷 지로무염포피냉
불기 없는 화로에 무명 이불마저 차갑고
獰風日夕搜茅茨 영풍일석수모자
모진 바람 밤낮으로 초가집에 몰아치네
忽憶長安豪貴家 홀억장안호귀가
언뜻 생각하니 서울 도성 부잣집에서는
恩光浩蕩春無涯 은광호탕춘무애
따스한 봄빛 은총을 한량없이 받으면서
狐裘獸炭醉耳熱 호구수탄취이열
여우 털옷 입고 수탄주에 벌겋게 취하여
不怕人間有霜雪 불파인간유상설
세상에 눈서리가 와도 두려움이 없으리
人間霜雪獨侵人 인간상설독침인
유독 눈과 서리가 세상 사람을 핍박하니
可憐書生多苦辛 가련서생다고신
가련한 서생에게 쓰디쓴 고통 많아지네
不辭一身受寒苦 불사일신수한고
이 한 몸 추운 것은 마다하지 않겠지만
何時萬物見陽春 하시만물견양춘
어느 때에나 만물이 따뜻한 봄을 만날까
陽春若復到窮谷 양춘약부도궁곡
궁벽한 골짜기에 햇살이 다시금 비친다면
紇干山頭無凍雀 흘간산두무동작
흘간산 정상의 참새도 얼어 죽지 않으리
※幽朔(유삭) : 중국의 북방 지역을 말한다.
※陸梁(육량) : 뒤섞여 어지러이 달림. 제멋대로 날뜀.
※獸炭(수탄) : 수탄(獸炭)은 석탄을 가루로 만들어 짐승 모양으로 뭉쳐 놓은 것인데, 여기서는 수탄에 데운 술을 말한다. 도성의 호귀가(豪貴家)들이 수탄(獸炭)을 가지고 술을 데워 마셨다고 한다.
※紇干山頭無凍雀(흘간산두무동작) : 흘간산(紇干山)은 일명 흘진산(紇眞山)으로, 여름에도 늘 눈이 쌓여 있기 때문에 ‘흘진산 꼭대기 참새가 얼어 죽었네, 어찌하여 날아가서 즐겁게 살지 못했는가. [紇眞山頭凍死雀 何不飛去生處樂]’라는 속요(俗謠)가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는 가난한 사람들도 살아날 수 있으리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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