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득히 잊혀진 정겨운 소리가 있다.
다듬이질 소리 ...
요즘은 겨울이 다가오면 두터운 패딩이나 코트를 찾거나 장만하지만, 예전에는 여인네들이 일일이 천을 다듬고 솜을 놓아 누비옷을 준비해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절차가 무명옷의 다듬이질이다. 가족이 함께 사는 여인들은 가족들이 추위를 잊는 겨울옷을 장만하는 보람으로 다듬이질을 하지만, 혹여 낭군이 수자리에 가거나 객지에 있는 경우는 그에게 보낼 옷을 다듬이질하면서 온갖 상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다듬이 소리는 이러한 애환이 묻어 있기에 듣는 사람에게도 온갖 상념이 들게 한다.
특히 달이 밝고 맑은 밤에는 더욱 그 소리가 청아하여 듣는 사람의 심금을 울려서 옛 시인들도 이를 표현한 시들이 많다.
聞擣衣 문도의 李穡 이색
다듬이 소리를 듣고
萬戶初寒聞擣衣 만호초한문도의
추위 시작되어 많은 집에 다듬이 소리 들리니
南州情興更依依 남주정흥경의의
남쪽 고을의 정과 흥취가 다시금 아련하구나
夜深淡月侵肌轉 야심담월침기전
깊은 밤 으스럼 달빛이 피부에 스며 들어오고
曉冷嚴霜遶鬢飛 효냉엄상요빈비
서릿발 같은 새벽 추위에 머리카락이 날리네
補弊寒牕才具体 보폐한창재구체
가난한 집은 겨우 몸 가릴 해진 옷 꿰매는데
裁新華屋爛交輝 재신화옥난교휘
부잣집에서는 찬란하고 눈부신 새 옷을 짓네
遙怜塞上征夫遠 요련새상정부원
멀리 변방으로 간 낭군을 멀리서 가여워하며
抆淚閨中願早歸 문루규중원조귀
빨리 돌아오길 바라며 규중에서 눈물 훔치네
※寒牕(한창) 華屋(화옥) : 한창(寒牕)은 창문에 찬 바람이 들어오는 가난한 집을 의미하고, 화옥(華屋)은 집을 화려하게 장식한 부잣집을 의미한다.
聞擣衣 문도의 金尙憲 김상헌
다듬이질 소리를 듣다
誰家歷歷擣衣聲 수가역력도의성
어느 집에서 옷다듬는 소리 뚜렷이 들리고
露冷風凄欲五更 노냉풍처욕오경
오경이 되려 하니 이슬 차고 바람도 차네
遙想長安月明裡 요상장안월명리
생각하니 멀리 장안의 달빛 밝은 속에서는
靑砧素手玉關情 청침소수옥관정
푸른 돌에 하얀 손이 옥관의 정 품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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