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悲淸秋賦 화비청추부 申光漢 신광한
비청추부를 화운하다
悲哉秋之感人兮 비재추지감인혜
가을이 되니 사람의 감정을 슬프게 하고
山寂寥兮水潺湲 산적용혜수잔원
산은 적요하고 물은 잔잔하게 흐르네
試登高而延望 시등고이연망
높은데 올라 멀리 바라보고자 하나
氛霧卷兮靑天 분무권혜청천
푸른 하늘에 어두운 기운이 엉겨서
悲舊鄕之不見兮 비구향지불견혜
옛 고향을 바라볼 수가 없어 슬프니
隔蓬萊兮幾千 격봉래혜기천
봉래는 몇천 리나 떨어져 있는가
于斯時也 우사시야
바로 이 계절에
望眼欲斷 망안욕단
바라보는 눈길이 끊어지는 곳에
孤鳥滅沒 고조멸몰
외로운 새마저 사라지는구나
愁雲起塞 수운기새
변방에 근심이 구름처럼 일어나고
長風送月 장풍송월
거센 바람이 달빛을 보내는데
懷美人兮浩渺 회미인혜호묘
생각하는 미인은 아득히 멀리 있어
若參商與吳越 약참상여오월
마치 참상과 오월과 같구나
靑鳥往而不來兮 청조왕이불래혜
청조가 떠나가고 돌아오지 않으니
道脩阻兮思悠悠 도수조혜사유유
길은 멀고 험하여 생각이 끝이 없구나
朝飮露兮蘭畹 조음로혜난원
아침에는 난초밭의 이슬을 마시고
夕擷芳兮莽洲 석힐방혜망주
저녁에는 무성한 풀밭에서 꽃을 따네
攬明鏡而泣白髮兮 남명경이읍백발혜
거울을 잡고 흰머리에 눈물 흘리며
子之故兮爲是憂 자지고혜위시우
나로 인하여 걱정만 하고 있구나
悲淸秋兮不可柰 비청추혜불가내
맑은 가을이 슬퍼 어찌할 수가 없으니
至于已兮歸荒丘 지우이혜귀황구
이미 무덤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구나
※延望(연망) : 멀리 바라봄. 미래를 내다봄, 그리운 대상을 멀리서 바라봄
※浩渺(호묘) : 넓고 아득한 모양.
※美人(미인) : 미인(美人)은 중국 문학에서 ‘마음속으로 흠모하거나 사모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시어로 쓰인다. 당(唐) 나라 시인 유종원(柳宗元)도 초추야좌증오무릉(初秋夜坐贈吳武陵)이라는 시에서 미인격상포(美人隔湘浦)라는 표현으로 절친인 오무릉(吳武陵)을 미인(美人)으로 표현하였다.
※若參商與吳越(약참상여오월) : 서로 만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참상(參商)은 서쪽의 참(参) 별과 동쪽의 상(商) 별의 두 별을 말하는데, 동쪽의 상(商) 별이 뜨면 서쪽의 참(參) 별이 지기 때문에 (두 별이 서로 동시에 나타나지 않으므로) 혈육이나 친구를 오래도록 만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오월(吳越)도 춘추 시대의 오(吳) 나라와 월(越) 나라를 말하는데, 두 나라의 사이가 나빠 서로 만날 수 없음을 말한다.
※靑鳥(청조) : 전설에 선녀(仙女)인 서왕모(西王母)의 소식을 전하는 신조(神鳥)를 가리키는데, 전하여 반가운 사자(使者)나 편지를 뜻하기도 한다.
*신광한(申光漢, 1484~1555) : 조선 전기 우참찬, 좌찬성, 지경연사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한지(漢之) 또는 시회(時晦), 호는 낙봉(駱峰) 기재(企齋) 석선재(石仙齋) 청성동주(靑城洞主). 영의정 신숙주(申叔舟)의 손자이다.
【낙봉 신광한(駱峯 申光漢)은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탄핵을 받아 삼척부사로 좌천되고, 이듬해에 파직되었다가 다시 여주로 추방되어 18년 동안 칩거하였는데, 이때의 심정을 이백(李白)의 비청추부(悲淸秋賦)를 화운(和韻)하여 표현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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