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318

移秧 (이앙) 外 - 卞榮圭 (변영규) 외

移秧   이앙     卞榮圭   변영규  所重人間事 소중인간사 인간사에서도 소중한 것 중에移秧第一好 이앙제일호 모내기가 가장 좋은 일이네及時不勞力 급시불노력 때맞추어서 노력하지 않으면 那有食夫稻 나유식부도 어찌 저 벼를 먹을 수 있을까  *변영규(卞榮圭) : 조선 말기의 문인  對雨   대우     徐居正   서거정 霏霏芒種雨 비비망종우망종 날에 부슬부슬 비가 내리어 滴滴響疎簷 적적향소첨처마에 간간이 물방울 소리 울리네 旋覺渾身爽 선각혼신상이내 온몸이 시원함을 깨닫게 되고都消覆覆炎 도소복복염뒤덮인 더위를 모조리 날려 버렸네 荷心能倚蓋 하심능의개연꽃은 연잎우산에 잘 의지하였고薑角欲抽尖 강각욕추첨생강은 뾰족하게 싹터 나오려 하네 小硯承殘溜 소연승잔류조그만 벼루에 떨어진 빗물 받아서 濡毫凝著潛 유호응저잠붓털 ..

行見田野間 (행견전야간) - 金昌協 (김창협)

行見田野間 雨澤霑足 禾麥皆茂 喜而有作 金昌協 행견전야간 우택점족 화맥개무 희이유작 김창협여행길에 들판을 보니 비가 충분히 내려 벼와 보리들이 다 무성하므로 기뻐서 짓다.   我行在道已三日 아행재도이삼일나 길 떠난 지 벌써 사흘이 지났는데 天雨日日下淋浪 천우일일하림랑하늘에서 비가 날마다 흠뻑 내려서高壠下田霑被同 고롱하전점피동높고 낮은 논밭을 다 같이 적셔 주니稻苗麥穗靑且黃 도묘맥수청차황벼 모는 푸르고 보리 이삭 누레졌네 庶草蕃茂亦得遂 서초번무역득수온갖 초목 우거지고 또 잘도 자라니 農家喜氣頗洋洋 농가희기파양양농가마다 기쁨이 한껏 넘쳐나는구나 東民無食已十年 동민무식이십년우리 백성 굶주린 지 이미 십 년인데 天意或欲今年穰 천의혹욕금년양행여 올핸 하늘이 풍년 들게 하실까 亦知九十半百里 역지구십반백리또 백 리를 ..

雨中刈麥 (우중예맥) - 金之益 (김지익)

雨中刈麥   우중예맥     金之益   김지익  우중에 보리를 베다  田家無食雨來時 전가무식우래시 농촌에 비가 올 때 먹을 것 없으니 刈麥盈筐足療飢 예맥영광족료기 광주리 가득 보리베어 요기를 하네滿室妻兒愁變喜 만실처아수변희 집안 처자식 근심이 기쁨으로 변하니箇中滋味有誰知 개중자미유수지 그 가운데 있는 좋은 맛을 누가 알까 雨中刈麥 次文處士韻 二首寄泉齋   우중예맥 차문처사운 이수기천재    金之益   김지익  우중에 보리를 베다. 문처사의 운을 차운하여 두 수를 천제에게 주다 耕彼南山數畝田 경피남산수무전 저 남산에 몇 이랑의 밭을 경작하는데雨中刈麥最人先 우중예맥최인선 우중에 보리 베기가 가장 급한 일이네凶年不殺餘生保 흉년불살여생보 흉년에도 죽지 않고 남은 생을 지키니愁後方知食乃天 수후방지식내천 양식 근심..

田家雨中卽事 (전가우중즉사) 外 - 李應禧 (이응희)

田家雨中卽事   전가우중즉사     李應禧   이응희  농가의 우중 풍경 積雨山家農□虧 적우산가농□휴 농가에 장맛비 내려 농사일이 어긋나니 田中刈麥急朝炊 전중예맥급조취밭에서 보리를 베어 서둘러 아침 짓는다 生薪帶濕靑烟起 생신대습청연기생나무는 젖어서 푸른 연기가 일어나니 正是廚鬟作歎時 정시주환작탄시바로 밥 짓는 계집종 투덜댈 때로구나   雨勢   우세     李應禧   이응희 비 오려는 형세 紅影初收雨勢來 홍영초수우세래붉은 햇살 막 걷히고 비가 내리려 하니 雲陰垂野動輕雷 운음수야동경뢰먹구름 덮인 들판에 가벼운 우레 울리네林邊鳥雀驚相集 임변조작경상집수풀 부근의 새들도 놀라 서로 모여드니 正是田翁打麥催 정시전옹타맥최바로 농부가 보리타작을 재촉하는구나 *이응희(李應禧,1579∼1651) : 조선 중기의 문신. ..

刈麥詞 (예맥사) - 申厚載 (신후재)

刈麥詞  예맥사     申厚載   신후재  보리 베기 노래 五月南風天氣暖 오월남풍천기난오월에 남풍이 불어 날씨가 따뜻해지니腰鎌野外黃雲斷 요겸야외황운단허리에 낫을 차고 들판에서 보리를 베어頳盡擔肩晩歸來 정진담견만귀래붉어진 어깨에 메고 저녁에야 돌아오니婦兒迎笑柴門開 부아영소시문개처자식이 웃으며 사립문 열어 맞이하네 忽忽打取略簸揚 홀홀타취략파양부지런히 두드리고 까불려서 흩날리니作飯那嫌中有糠 작반나혐중유강밥에 보릿겨가 섞였어도 어찌 싫어할까松枝爇火夜相語 송지설화야상어한밤 관솔 불 아래 서로 나눈 이야기는 明曉荷鋤南畒去 명효하서남묘거내일 새벽엔 호미 메고 남쪽 밭에 가야지 *신후재(申厚載, 1636~1699) : 조선후기 동부승지, 강원도관찰사, 한성판윤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덕부(德夫), 호는 규정(葵亭) ..

思歸 (사귀) - 徐居正 (서거정)

思歸   사귀     徐居正   서거정  고향에 돌아갈 생각 하다 杜老行藏逈莫齊 두로행장형막제두보는 행적이 매우 순탄치가 않았으니 晩年身世瀼東西 만년신세양동서만년에는 신세를 양수 동서에서 보냈네有田不去何顔面 유전불거하안면밭이 있어도 체면 때문에 가지 않으니 却怕依違到死迷 각파의위도사미망설이다가 미혹하여 죽을까 봐 두렵네 昨夢分明到夢村 작몽분명도몽촌어젯밤 꿈에 분명히 몽촌에 이르러 보니 稻畦麥壟接蔬園 도휴맥롱접소원벼논과 보리밭이 채마밭과 접해 있었네 覺來獨坐翻惆悵 각래독좌번추창잠을 깨어 홀로 앉았으니 문득 서글퍼져 心事何人細討論 심사하인세토론이 걱정을 누구와 자세히 의논해야 하나 野人籬落快新晴 야인리락쾌신청시골 마을에 비가 막 그쳐 쾌청해지니 舍北舍南打麥聲 사북사남타맥성집 남북에서 보리타작 소리 들리는구나..

打麥二絶 (타맥이절) - 金正喜 (김정희)

打麥二絶 寄北靑明府便面   타맥이절 기북청명부편면     金正喜 김정희  보리 타작 두 절구. 북청부사의 편면에 부치다  福星十九社中光 복성십구사중광복성이 온 마을에 비쳐서 빛을 발하니 大麥坌黃四野香 대맥분황사야향보리가 누렇게 익어 온 들이 향기롭네 近日官家無外事 근일관가무외사관가에서는 요즘 바깥에 일이 없으니婆娑樹下午眠長 파사수하오면장한가로이 나무 아래 낮잠이 한창이네 大好新晴碌碡場 대호신청록독장맑게 갠 좋은 날 마당을 평평하게 고르니兩岐何似去年長 양기하사거년장두 갈래 진 보리이삭이 작년처럼 길구나空中不斷連耞響 공중불단련가향도리깨 소리가 공중에서 끊이지 않으니 天上人間麥飯香 천상인간맥반향천상이나 인간에서나 보리밥이 향기롭네 ※福星(복성) : 길한 별이라는 뜻으로, 목성을 이르는 말. 세성(歲星)이라고도..

刈麥行 (예맥행) - 金履萬 (김이만)

刈麥行 예맥행 金履萬 김이만보리 베기 노래 四月五月天氣燠 사월오월천기욱 사월 지나 오월에 더운 날씨가 이어지니黃雲遍地麥初熟 황운편지맥초숙 누런 구름 깔리듯 보리가 익기 시작하네北郊延袤十里餘 북교연무십리여 북쪽 들판은 십여 리나 길게 이어졌는데高下萬畦森如束 고하만휴삼여속 위아래 많은 밭둑들이 복잡하게 얽혔네 富家爛熟刈自遲 부가란숙예자지 부잣집은 농익어도 느지막이 보리를 베지만貧家半熟刈何速 빈가반숙예하속 가난한 집은 반만 익어도 서둘러 베는구나富家舊麥猶在囷 부가구맥유재균 부잣집 묵은 보리는 곳간에 아직 남았는데貧家新麥不盈斛 빈가신맥부영곡 가난한 집 햇보리는 섬을 채우지도 못하네貧家一春恒苦飢 빈가일춘항고기 가난한 집은 봄마다 항상 굶주림에 시달려도富家之犬猶飽肉 부가지견유포육 부잣집 개는 오히려 고기를 배불리 ..

燈夕感舊 (등석감구) - 李睟光 (이수광)

燈夕感舊 등석감구 李睟光 이수광 完 등석에 옛날의 감회가 일어.昔李起夫邀我與崔汝瞻 作觀燈會 竟夜極歡而罷 至今廿年 已迫老境 獨坐無賴 慨然以書 석이기부요아여최여첨 작관등회 경야극환이파 지금입년 이박로경 독좌무뢰 개연이서 예전에 이기부(李起夫)가 나와 최여첨(崔汝瞻)을 불러서 관등놀이를 하였는데 밤새도록 매우 즐겁게 지내다 파하였다. 이제 20년이 지나 이미 노경에 닥치니 홀로 앉아 무료하여 슬퍼하며 쓴다. 丁亥年中四八日 정해년중사팔일해는 정해년이요 사월이라 초파일에 謫仙堂上作良辰 적선당상작량진적선당 위에서 좋은 시간 가졌었지 一場歡會燈前面 일장환회등전면등 앞에 모여서 한바탕 즐겁게 노니 三影團欒月下人 삼영단란월하인달빛 아래 세 그림자 단란도 하였지 荏苒流光空似夢 임염류광공사몽덧없이 흐르는 세월 꿈같이 허무하..

四月八日 松都觀燈 (사월팔일 송도관등) - 李植 (이식)

四月八日 松都觀燈 次梁子漸懷古絶句韻 사월팔일 송도관등 차양자점회고절구운 李植 이식사월 초파일에 송도에서 관등놀이를 구경하며 양자점의 회고 절구시에 차운하다.   廢苑喬松掛兎絲 폐원교송괘토사폐원의 소나무 높은 가지에 토사가 걸렸고 橐駝橋下水聲悲 탁타교하수성비탁타교 아래 흐르는 물소리 또한 슬프구나今宵故事猶堪記 금소고사유감기오늘 밤 옛날 있었던 일도 기억할 만한데 萬樹銀花月半規 만수은화월반규수많은 나무의 밝은 등불이 반달을 비추네 ※梁子漸(양자점) :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교리(校理)를 거쳐 이조참의에 추증된 양경우(梁慶遇, 1568~?). 자점(子漸)은 그의 자이고 호는 제호(霽湖). ※兎絲(토사) : 겨우살이처럼 다른 식물에 기생하는 한해살이 기생식물. 실처럼 부드럽고 약효가 좋아 허리가 부러진 토끼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