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318

草衣茶 外 (초의차 외) - 覺岸 (각안)

草衣茶 초의차 覺岸 각안 穀雨初晴日 곡우초청일 곡우에 날이 개이기 시작하는데 黃芽葉未開 황아엽미개 노란 싹 잎은 아직 펴지 않았네 空鐺精炒出 공당정초출 빈 솥에다 정성스레 잘 덖어서 密室好乾來 밀실호건내 밀실에서 아주 잘 말려내었구나 栢斗方圓印 백두방원인 잣나무 상자에 방원인을 찍어서 竹皮苞裹裁 죽피포과재 대껍질 잘라서 잘 꾸려 싼 다음 嚴藏防外氣 엄장방외기 외기를 단단히 막아 잘 간수하니 一椀滿香回 일완만향회 찻잔에 향기가 가득 감도는구나 茶藥說 다약설 覺岸 각안 차가 약이라는 이야기. 一椀腹心小安 일완복심소안 첫 잔 마시니 뱃속이 조금 편안해지고 二椀精神爽塏 이완정신상개 둘째 잔 마시니 정신이 맑아지는구나 三四椀渾身流汗 삼사완혼신류한 서너 잔을 마시니 온몸에 땀이 흐르고 淸風吹骨 청풍취골 뼈에서 맑은..

踏靑歌 (답청가) - 金宗直 (김종직)

踏靑歌 답청가 金宗直 김종직 轅門春色濃如酒 원문춘색농여주 군문의 봄빛이 마치 술처럼 농후하여 細草茸茸連海口 세초용용련해구 부드러운 봄풀이 바닷가에 이어졌네 元戎修禊集賓佐 원융수계집빈좌 원수가 수계하러 빈좌들을 소집하니 正是落花寒食後 정시락화한식후 한식 지난 후 꽃 떨어질 때 되었구나 雕鞍駿馬魴魚津 조안준마방어진 안장에 조각한 준마가 방어진에 모여 踏靑盡日歌狸首 답청진일가리수 하루 종일 답청하며 이수를 노래하네 坐中決拾更有誰 좌중결습경유수 좌중에서 결습한 사람은 또 누구인가 鹽浦將軍高鬱守 염포장군고울수 고울의 원님인 염포진의 장군이구나 是時風恬海不動 시시풍념해불동 때는 바람 순하고 파도도 일지 않아 兩兩搖舟見蜑叟 량량요주견단수 둘씩 짝지어 배 젓는 단수들이 보이고 鰒魚蛤蜊滿笭箵 복어합리만령성 전복이랑 조개..

明日 三月初一日上巳也 (명일 삼월초일일상사야) - 徐居正 (서거정)

明日 三月初一日上巳也 명일 삼월초일일상사야 徐居正 서거정 내일이 삼월 초하루 상사일이다 明朝是三月 명조시삼월 내일 아침이면 바로 삼월이니 又近踏靑天 우근답청천 다시 답청절이 가까워졌구나 上巳風光好 상사풍광호 상사일의 풍광이 아름다우니 良辰興趣顚 양진흥취전 좋은 계절 흥취가 최고로구나 欲追永和會 욕추영화회 영화의 연회를 따르고 싶지만 愧乏右軍賢 괴핍우군현 우군의 재능이 없어 부끄럽네 花柳多情思 화류다정사 꽃과 버들 생각하는 정이 많아 韶華滿眼前 소화만안전 봄 경치가 눈앞에 가득하구나 ※上巳日(상사일) : 음력 3월 3일, 즉 삼짇날을 말한다. 삼짇날은 뱀이 동면에서 깨어나는 날이라고 상사(上巳) 또는 원사(元巳)라고도 한다. 원래는 정월 들어 일진(日辰)의 지지(地支)가 첫 번째 사(巳)가 되는 날이었는데..

三月三日 (3월 3일) - 徐居正 (서거정)

三月三日 3월 3일 徐居正 서거정 삼월 삼짇날에 浮世而今五旬二 부세이금오순이 덧없는 세상에 이제 쉰두 살이 되었는데 風光正屬三月三 풍광정속삼월삼 풍광은 정히 삼월 삼일 명절에 다다랐네 荼蘼酒熟白新潑 도미주숙백신발 도미주는 익어서 하얗게 막 괴어오르고 躑躅花開紅正酣 척촉화개홍정감 철쭉꽃은 피어서 붉은빛이 한창 곱구나 俯仰蘭亭已陳迹 부앙란정이진적 잠깐 사이 난정은 묵은 자취가 되었으나 風流工部留勝談 풍류공부류승담 풍류 있는 공부는 뛰어난 말을 남겼지만 我詩欲就復誰和 아시욕취부수화 나는 시 지으려는데 다시 누가 화답할까 郊野踏靑窮遠探 교야답청궁원탐 교외에서 답청하며 깊이 탐구해야겠구나 ※荼蘼酒(도미주) : 도미(荼蘼)는 장미과에 속하는 꽃으로 초여름에 연푸른 빛의 꽃을 피우는데, 거르지 않아 진한 술의 빛깔이..

淸明 寒食 (청명 한식) - 權好文 (권호문)

淸明日對友 청명일대우 權好文 권호문 청명일에 벗들을 마주하여 九十韶光三月三 구십소광삼월삼 구십일 봄기운이 비치는 삼월 삼짇날에 誰尋芳草小溪南 수심방초소계남 작은 시냇가 남쪽 꽃 찾는 이 누구인가 山妻獻酒愁先散 산처헌주수선산 아내가 술을 올리니 근심부터 사라지고 野友吟詩興不堪 야우음시흥불감 벗들과 시 읊으니 흥을 이기지 못하겠네 蝶逐林花飛栩栩 접축림화비허허 나비는 숲 속 꽃을 찾아 훨훨 날아다니고 燕回簷雨語喃喃 연회첨우어남남 제비 돌아와 비 오는 처마에서 지저귀네 祓除幸得羣賢集 불제행득군현집 다행히 불제에 여러 현인들이 모여드니 修稧蘭亭怳共參 수계란정황공참 함께 난정수계에 참석한 듯 황홀하구나 ※祓除(불제) : 액(厄)을 물리친다는 뜻으로 3월 상사(上巳)에 향 풀을 삶은 물에 목욕하는 행사를 말한다. ※..

嘲介子推 (조개자추) - 成俔 (성현)

嘲介子推 조개자추 成俔 성현 개자추를 비웃다 二月二十五 이월이십오 이월 스무 닷새 날은 寒食一百五 한식일백오 일백오 일이 되는 한식날인데 如何介子推 여하개자추 개자추는 어찌하여 尙含千載怒 상함천재노 아직도 노여움을 천년을 품고 있나 晉室昔中興 진실석중흥 진나라가 예전에 중흥을 이룬 것은 重耳亦賢主²⁾ 중이역현주 중이 또한 어진 임금이기 때문이네 在外十九年 재외십구년 나라 밖에 있던 십구 년 동안에 臣隣共攀附 신린공반부 서로 함께 의지하였던 신하들은 先軫上大夫³⁾ 선진상대부 선진은 상대부가 되었고 趙衰中軍輔³⁾ 조쇠중군보 조쇠는 중군보가 되었네 舅犯從此辭⁴⁾ 구범종차사 구범은 이때 하직을 고했는데 投璧誓河滸⁴⁾ 투벽서하호 옥벽을 황하에 던져 맹세했네 斬裾罪莫大⁵⁾ 참거죄막대 옷깃을 끊은 건 막대한 죄이건만..

寒食感子推事 (한식감자추사) - 李奎報 (이규보)

寒食感子推事 한식감자추사 李奎報 이규보 한식날 개자추의 고사에 감탄하다 衆鱗化雲雨 중린화운우 모든 미물이 두터운 은택을 받는데 一蛇不與爭 일사불여쟁 뱀 한 마리는 함께 다투지 않았네 未見恩波潤 미견은파윤 임금의 은택을 받아 보지 못하고 反爲燥炭烹 반위조탄팽 도리어 불에 타서 숯이 되었구나 綿山山上火 면산산상화 면산 산마루까지 타오른 불길은 已忍焚人英 이인분인영 뛰어난 인재를 태워 죽여 버렸네 胡不放神燄 호불방신염 어찌 놓아주지 않고 불을 질러서 焚滅千載名 분멸천재명 천년을 전하는 이름을 태워버렸나 遂使後代人 수사후대인 마침내 후세 사람들로 하여금 聞名輒傷情 문명첩상정 문득 이름 듣고 마음 아프게 하네 每至百五辰 매지백오진 해마다 한식일이 다가 오며는 萬屋禁煙生 만옥금연생 모든 집에 연기 나는 것을 금하니..

淸明日寒食 (청명일한식) - 李敏求 (이민구)

淸明日寒食 청명일한식 李敏求 이민구 청명일이 한식과 겹치다 碧草淸明節 벽초청명절 청명절이 되어 풀빛은 푸르고 靑林杜宇聲 청림두우성 푸른 숲에는 두견새 울어대는데 凄涼三尺土 처량삼척토 처량하게도 석 자 되는 선영에 斷絶百年情 단절백년정 백 년의 정성이 끊어졌구나 骨肉松楸阻 골육송추조 골육들 무덤마저 막혀 있으니 君親涕淚傾 군친체루경 군친 생각에 눈물 줄줄 흐르네 虛齋過寒食 허재과한식 빈 집에서 한식이 지나가는데 斜日照窓楹 사일조창영 저무는 해가 창과 기둥을 비추네 ※三尺土(삼척토) : 석자 정도의 땅이라는 의미로 무덤을 말한다. 여기서는 선영(先塋)을 의미한다. ※斷絶百年情(단절백년정) : 성묘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松楸(송추) : 소나무와 가래나무로 이들을 묘역(墓域)에 많이 심는다 하여 선대 무덤의 ..

淸明雪 (청명설) - 李穀 (이곡)

淸明雪 청명설 李穀 이곡 청명(淸明)에 내리는 눈 雪入春分省見稀 설입춘분성견희 춘분에 들어서면 눈을 보기 드물다는 今年已賦雪堂詩 금년이부설당시 설당의 시를 금년에 이미 읊었었는데 東風御柳經寒食 동풍어류경한식 동풍에 한식을 갓 지난 궁중의 버들이 頃刻花開此一時 경각화개차일시 갑자기 지금 한꺼번에 눈꽃을 피웠네 春樹無花雪有花 춘수무화설유화 봄 나무에 꽃은 없고 눈꽃이 피었으니 淸明天氣未應和 청명천기미응화 청명의 천기엔 당연히 어울리지 않네 侯家醉耳寧聞此 후가취이녕문차 술 취한 귀족들의 귀에는 어찌 들릴까 凍死流民骨又多 동사류민골우다 얼어 죽은 유민의 뼈가 또 많다는 말이 ※雪入春分省見稀(설입춘분성견희) : 소식(蘇軾)의 시에 ‘춘분에 들어서면 눈도 보기 드문데, 반쯤 핀 도리가 눈의 위세를 견디지 못하누나...

逢淸明節感懷 (봉청명절감회) - 申欽 (신흠)

逢淸明節感懷 봉청명절감회 申欽 신흠 청명절을 만나 감회를 쓰다 林鳩相喚燕泥融 임구상환연니융 숲 비둘기 서로 찾고 제비 진흙 녹았는데 客裡淸明幾度逢 객리청명기도봉 떠도는 중에 청명절을 몇 번이나 만났던가 山雨乍添花朶膩 산우사첨화타니 산에 잠깐 내린 비에 꽃송이가 탐스럽고 溪煙初起柳陰濃 계연초기류음농 시내에 안개 일자 버들 그늘이 짙어지네 床頭簾捲香雲皺 상두렴권향운추 주렴 걷힌 책상 앞엔 고운 구름 피어나고 庭畔人稀石髮封 정반인희석발봉 인적 없는 마당가에는 돌에 이끼 덮였네 休遣年華催旅恨 휴견년화최려한 빨리 가는 세월이 나그네 한을 재촉하니 半生蕭瑟坐龍鍾 반생소슬좌룡종 반평생을 쓸쓸히 앉아 늙어 가는구나 ※燕泥融(연니융) : 연니(燕泥)는 제비가 집을 지을 진흙을 말하는데, 진흙이 녹았다 함은 추위가 풀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