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端午二首 (단오 2수) - 徐居正 (서거정)

-수헌- 2025. 5. 23. 11:59

端午 二首   단오 2수     徐居正   서거정  

 

一年時序又端陽 일년시서우단양

한 해의 절서가 또 단오 명절에 이르니

細切菖蒲泛酒觴 세절창포범주상

창포를 가늘게 썰어서 술잔에다 띄우네

九節何嘗能却老 구절하상능각로

구절이 어찌 늙음을 물리칠 수 있을까

不曾饒我鬢邊霜 불증요아빈변상

내 귀밑의 많은 백발도 어쩌지 못하면서

 

瓜子櫻桃節物新 과자앵도절물신

오이랑 앵두랑 계절의 산물은 싱그럽고

鞦韆高樹影𥻘𥻘 추천고수영린린

높은 나무 그네 뛰는 모습 맑고 맑은데

閉門獨坐幽亭晩 폐문독좌유정만

저물녘 그윽한 정자에 문 닫고 홀로 앉아

黙黙無言學艾人 묵묵무언학애인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애인을 흉내 내네

 

※九節(구절) : 구절(九節)은 창포의 한 치마다 아홉 개 이상의 마디가 있는 것인데, 창포 중에서도 가장 상품(上品)이라고 한다. 포박자(抱朴子)의 선약(仙藥)에 ‘창포는 반드시 돌 위에서 난 것으로, 한 치마다 아홉 마디 이상인 데다 자줏빛 꽃이 핀 것이 좋다.〔菖蒲生須得石上 一寸九節已上 紫花者尤善也〕’고 하였다.

※艾人(애인) : 애인(艾人)은 쑥을 뜯어서 사람의 형상으로 만든 것으로, 옛 풍속에 단오절이면 사기(邪氣)를 물리치는 뜻에서 이것을 집집마다 문호(門戶) 위에 걸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