重九次福慶韻 二首 중구차복경운 이수 徐居正 서거정
중구일에 복경의 운에 차운하다 2수
年年秋日菊花開 년년추일국화개
해마다 가을이 되면 국화는 피어나는데
瞥眼重陽幾度來 별안중양기도래
잠깐 사이 중양절은 몇 번이나 왔던가
莫遣晩風吹落帽 막견만풍취락모
저녁바람 불어 모자 날려 보내지 말고
更邀明月坐傳杯 경요명월좌전배
앉아서 밝은 달 맞아 술잔이나 권하세
落霞猶想滕王閣 낙하유상등왕각
등왕각의 저녁놀이 아직도 생각나는데
戱馬誰登宋祖臺 희마수등송조대
그 누가 송조를 따라 희마대에 오를까
知汝白衣能解送 지여백의능해송
그대 백의 시켜 술 보낼 걸 알고 있으니
東籬獨酌興佳哉 동리독작흥가재
홀로 동리에서 마시면 흥취가 좋겠구나
一生笑口向誰開 일생소구향수개
한평생을 그 누구를 향해 웃어 주면서
喜見年年九九來 희견년년구구래
해마다 찾아오는 중양절 반갑게 맞이하네
白髮已添今日帽 백발이첨금일모
이미 백발이 늘어나 오늘은 모자를 쓰고
黃花又泛去年杯 황화우범거년배
지난해의 술잔에다 국화를 또 띄우는구나
誰家吹斷三秋笛 수가취단삼추적
어느 집에선 가을 피리 소리 끊어졌는데
是處閑登百尺臺 시처한등백척대
여기서 한가로이 백 척의 누대에 올랐네
字不題餻人莫笑 자부제고인막소
고 자 쓰지 않는다고 사람들은 웃지 마오
詩如有助亦奇哉 시여유조역기재
시가 귀신의 도움 받으니 기이한 일이네
※莫遣晩風吹落帽(막견만풍취낙모) : 진(晉) 나라 때 환온(桓溫)의 참군(參軍)으로 있는 맹가(孟嘉)가 중양일(重陽日)에 환온이 용산(龍山)에서 연회(宴會)를 베풀어 막료(幕僚)들이 다 모여서 술을 마시며 한창 즐겁게 놀았는데, 마침 바람이 불어서 맹가의 모자가 날아갔으나 맹가는 그것도 알지 못한 채 풍류(風流)를 한껏 발휘했던 고사를 말한다.
※更邀明月坐傳杯(경요명월좌전배) : 두보(杜甫)의 시 구일(九日)에 ‘그 옛날 중양일에는, 술잔을 돌려 손에서 놓지 않았네. 〔舊日重陽日 傳杯不放杯〕’라고 한 데서 인용하였다.
※落霞猶想滕王閣(낙하유상등왕각) : 당(唐) 나라의 문장가 왕발(王勃)의 등왕각 서(滕王閣序)에 ‘지는 놀은 외로운 따오기와 나란히 날고, 가을 강물은 긴 하늘과 함께 한빛일세. [落霞與孤鶩齊飛 秋水共長天一色].’라는 구절에서 인용하였는데, 이 구(句)는 오늘날까지 아름다운 표현으로 일컬어진다.
※戱馬誰登宋祖臺(희마수등송조대) : 송조(宋祖)는 남조 송(宋)의 무제(武帝) 유유(劉裕)를 말하고, 희마대(戲馬臺)는 무제(武帝)가 술을 마시며 시를 지었던 누대(樓臺)이다. 사첨(謝瞻)이 족제(族弟)인 사영운(謝靈運)과 함께 9월 9일에 무제를 따라서 희마대에 모여 술을 마시며 각각 시를 지었는데, 당시 사첨과 사영운의 시가 모두 명시로 회자되었다 한다. 따라서 시를 잘 지을 수 있을까라는 의미이다.
※東籬獨酌興佳哉(동리독작흥가재) : 동리(東籬)는 동쪽 울타리를 말하고, 백의(白衣)는 흰 옷을 입은 사자(使者)를 말한다. 도잠(陶潛)이 중양일에 술이 없어 집 동쪽 울타리 밑의 국화를 한 움큼 따 가지고 앉았노라니, 잠시 뒤에 강주 자사(江州刺史) 왕홍(王弘)이 백의 입은 사자를 시켜 술을 보내왔으므로, 그 자리에서 그 술을 마시고 취하여 돌아왔다는 데서 온 말이다.
※是處閑登百尺臺(시처한등백척대) : 백척대(百尺臺)는 호걸지사(豪傑之士)가 거처하는 높은 누대(樓臺)라는 의미이다. 삼국 시대 위나라의 허사(許汜)가 진등(陳登)을 찾아갔다가 냉대를 받고 돌아와서는, 유비(劉備)에게 진등의 호기(豪氣)가 여전하여 ‘주인인 자신은 높은 와상(臥牀)에 눕고, 손님인 자기는 아래 와상(臥床)에 눕게 하더라’고 하소연하자, 유비가 ‘나 같으면 그 정도로 그치지 않고 나 자신은 백척루(百尺樓) 위에 높이 눕고 당신은 땅바닥에 있게 했을 것이다.’라고 했던 고사에서 유래한다.
※字不題餻人莫笑(자부제고인막소) : 고(餻)는 떡이란 뜻인데, 당나라 때 시인 유우석(劉禹錫)이 중양시(重陽詩)를 지으면서 고(餻) 자를 쓰려다가 오경(五經) 속에 없는 글자라 하여 끝내 쓰지 않았다. 송나라 때 송기(宋祁)가 구일식고(九日食餻)라는 시를 지으면서 ‘유랑[劉禹錫]은 시 속에 감히 고 자를 쓰지 않아서, 시 가운데 일세의 빼어남을 헛되이 저버렸네. 〔劉郞不敢題餻字 虛負詩中一世豪〕’라고 했던 데서 온 말이다.
※詩如有助亦奇哉(시여유조역기재) : 남조(南朝) 송(宋)의 시인 사영운(謝靈運)이 좋은 시구(詩句)가 생각나지 않아 고심하였는데, 꿈에 종제(從弟)인 사혜련(謝惠連)에게서 ‘못 둑에 봄풀이 난다. 〔池塘生春草〕’는 시구를 얻고 대단히 기뻐하며, ‘이 말에는 귀신의 도움이 있었고,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此語有神助 非吾語也〕’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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