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시(田園詩)

田家怨 月課 (전가원 월과) - 林悌 (임제)

-수헌- 2025. 9. 12. 15:08

田家怨 月課   전가원 월과     林悌   임제  

농가의 원망. 매달 하는 일이다.  

 

曉月嘖嘖驅黃牛 효월책책구황우

새벽 달빛에 황소 모는 소리 요란하게

披草歸耕壟上土 피초귀경농상토

풀 헤치며 밭 갈러 언덕으로 올라가네

隣家乞米饁婦遲 인가걸미엽부지

아낙은 양식 빌리느라 들밥이 더디니

日晩將何慰飢肚 일만장하위기두

해는 지는데 주린 배를 어찌해야 하나

今年之旱去年同 금년지한거년동

올해의 가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인데

春盡未足添蓑雨 춘진미족첨사우

봄이 다 갈 때 약간의 비가 더 내려서

下濕初苗高已乾 하습초묘고이건

낮은 곳은 싹이 터도 높은 곳은 말랐고

阡陌荒榛接村塢 천맥황진접촌오

밭둑의 메마른 덤불이 마을까지 닿았네

扶將羸弱薄言鋤 부장리약박언서

여위고 허약한 몸으로 김을 매려 해도

汗滴田中日當午 한적전중일당오

한낮 되니 땀방울이 밭 가운데 떨어지네

辛勤無計望秋成 신근무계망추성

애쓰고 고생해도 가을 수확이 막연하여

千畝收來不盈釜 천무수래불영부

천 이랑을 거두어도 솥을 못 채우겠구나

官家租稅更相催 관가조세경상최

관가에서는 또다시 조세를 독촉하고

里胥臨門吼如虎 이서임문후여호

마을 아전은 문 앞에서 범처럼 들볶으니

流離不復顧妻孥 유리불복고처노

이리저리 흩어져 처자조차 돌볼 수 없어

昨一戶亡今一戶 작일호망금일호

어제 한 집 오늘 한 집 또 도망가는구나

南州轉運北徵兵 남주전운북징병

남쪽은 짐 운반 북쪽은 군사로 불려가니

我生之後何愁苦 아생지후하수고

내 평생이 어찌하여 시름과 고통뿐인가

朱門酒肉日萬錢 주문주육일만전

고관 댁은 술 고기에 하루 만 전을 쓰니

君不見田家苦 군불견전가고

농가의 괴로움을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蓑雨(사우) : 도롱이를 적실 정도(程度)의 적은 양(量)의 비를 이르는 말.

 

*임제(林悌, 1549~1587) : 조선 중기 서북도병마평사(西北道兵馬評事) 관서도사(關西都事) 예조정랑(禮曹正郞) 등을 지낸 문신. 자는 자순(子順), 호는 백호(白湖) 풍강(楓江) 소치(嘯癡) 벽산(碧山) 겸재(謙齋)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