次白樂天志喜韻 차백낙천지희운
백낙천의 지희 운을 차운하다
五冠西都王相後 오관서도왕상후
서도에서 다섯 번 왕후장상을 지낸 후손이
再生東海姓楊兒 재생동해성양아
동해에서 양씨 성의 아이로 다시 태어났네
回天心赤神先勞 회천심적신선로
적신이 먼저 수고하여 천심을 돌려놓으니
抱日輪紅夢亦知 포일륜홍몽역지
태양을 안는 홍몽을 꾼 것 또한 알겠구나
玉雪風儀應少爾 옥설풍의응소이
옥설 같은 풍채도 너에겐 오히려 부족하니
麒麟骨相問爲誰 기린골상문위수
기린각의 골상은 누구를 위함인지 묻는다
吾家舊物靑氈在 오가구물청전재
우리 집에는 예부터 전해온 청전이 있으니
汝作夔龍起鳳池 여작기룡기봉지
너는 봉지에서 용이 일어나듯 조심하여라
※志喜(지희) : 기쁨을 나타내다. 기쁨을 기록하다는 의미이다. 양사언(楊士彦)은 58세인 1574년에 아들 만고(萬古)를 얻었는데 그 기쁨을 나타낸 듯하다.
※五冠西都王相後(오관서도왕상후) : 양사언(楊士彦)의 선조이자 청주양씨(淸州楊氏)의 시조인 양기(楊起)는 원나라의 중서성정승(中書省政丞)으로 있다가 공민왕과 함께 고려로 왔으며, 그의 부친 인보(仁保), 조부 간(幹)과 그 선조인 희재(喜才)가 중서성정승(中書省政丞)을 지냈고, 또 그 선조인 전기(佺期)가 정승(政丞)을 지내는 등 5명이 정승(政丞)을 지낸 사실을 말하는 듯하다.
※麒麟閣(기린각) : 한(漢)나라 선제(宣帝)가 곽광(霍光) 장안세(張安世) 소무(蘇武) 등 공신(功臣) 11인의 초상(肖像)을 그려서 걸게 했던 전각(殿閣) 이름이다.
※舊物靑氈(구물청전) : 청전구물(靑氈舊物)은 벼슬하는 집안에 대대로 이어진 가업이나 선대(先代)로부터 전해진 귀한 유물을 가리킨다. 진(晉) 나라 왕헌지(王獻之)가 누워 있는 방에 도둑이 들어와서 물건을 모두 훔쳐 가려 할 적에 ‘도둑이여, 그 푸른 모포는 우리 집안의 유물이니, 그것만은 놓고 가는 것이 좋겠다. [偸兒 靑氈我家故物 可特置之]’라고 하자, 도둑이 놀라 도망쳤다는 고사가 있다.
送崔大中曝曬南州 송최대중폭쇄남주
남주에서 햇볕을 쬐며 최대중을 보내다.
華蓋翩翩促晩裝 화개편편촉만장
화개를 펄럭이며 늦은 채비를 재촉하니
秋風吹斷別離腸 추풍취단별수이
가을바람 불어 이별의 간장을 끊는구나
蟾宮折桂萊衣子 섬궁절계래의자
과거에 급제하여 부모를 즐겁게 하였고
鳳闕含香玉署郞 봉궐함향옥서랑
궁궐에서도 옥서랑으로 향기를 머금었네
關樹染紅霜寫早 관수염홍상사조
변방 나무에 단풍들고 일찍 서리 내리니
塞雲收碧暮蟬涼 새운수벽모선량
구름 걷힌 변방 저녁 매미소리 서늘하네
還將曬草向南國 환장쇄초향남국
돌아와 남국을 향해 풀을 말리려고 해도
目極天涯歸路長 목극천애귀로장
하늘 끝 눈 간 곳에 돌아갈 길이 멀구나
※華蓋(화개) : 옛날, 어가(御駕) 위에 씌우던 일산(日傘). 조정의 고위 관료 등이 외출할 때 등 뒤에서 받치는 데 사용했다. 흔히 높은 관리가 이용하는 물건으로 인용된다.
※蟾宮折桂(섬궁절계) : 달의 계수나무를 꺾는다는 뜻이나 과거급제를 나타내는 은유적 표현이다. 진 무제(晉武帝)가 장원을 한 극선(郤詵)에게 소감을 묻자, 극선이 ‘계수나무 숲의 가지 하나를 꺾고, 곤륜산(崑崙山)의 옥돌 한 조각을 쥐었다.’라고 답변한 데서 유래하는데, 달에 계수나무가 있다는 전설을 여기에 덧붙여서 과거 급제를 ‘월궁절계(月宮折桂)’로 비유하기도 한다.
※萊衣子(래의자) : 래의(萊衣)는 나이 칠십에 부모를 즐겁게 하기 위해 색동옷을 입고 재롱을 떤 노래자(老萊子)의 옷이란 뜻으로 여기서는 부모를 즐겁게 한 사람이란 의미로 쓰였다.
※玉署郞(옥서랑) : 옥서(玉署)는 조선시대 삼사(三司)의 하나인 홍문관을 말한다. 따라서 홍문관의 관리를 말한다.
上伯氏 상백씨
백씨에게 올리는 글.
天地盈虛轉一丸 천지영허전일환
천지간에 차고 비는 것이 탄환같이 변하니
古今人事若波瀾 고금인사약파란
예나 지금이나 사람 일이 파란과 같구나
資玄自放無家谷 자현자방무가곡
자현처럼 집 없는 골짝에서 스스로 즐겼고
致遠雲遊不住山 치원운유불주산
치원처럼 구름같이 놀며 산에 살지 않았네
姊妹弟兄思夢裏 자매제형사몽리
자매와 형제들을 꿈속에서도 생각하였고
松楸丘壠望雲間 송추구롱망운간
선조의 무덤들을 구름사이로 바라보았네
西山薇蕨東籬菊 서산미궐동리국
서산 고사리 고비와 동쪽 울타리 국화도
解遣騷人供夕餐 해견소인공석찬
시인 묵객에게 저녁반찬으로 올리게하네
※資玄(자현) : 고려 때의 문신 학자인 이자현(李資玄). 과거에 급제하여 대악서 승(大樂署丞)이 되었으나, 관직을 버리고 춘천(春川)의 청평산(淸平山)에 들어가 아버지가 세웠던 보현원(普賢院)을 문수원(文殊院)이라 고치고 평생을 수도 생활을 하였다.
※致遠(치원) : 통일 신라 말기의 학자 문장가인 최치원(崔致遠),
※松楸(송추) : 소나무와 가래나무로 이들을 묘역(墓域)에 많이 심는다 하여 선대 무덤의 별칭으로 쓰인다.
※騷人(소인) : 시인과 문사.
琴岳山 금악산
在鉄原南十里 詩意 乃世傳實語 行成一律
재철원남십리 시의 내세전실어 행성일률
철원 남쪽 십 리에 있다. 시의 내용은 세상에 실제 전해오는 이야기이니, 한 수의 율시로 지었다.
王喬赤松兩仙人 왕교적송량선인
왕자교와 적송자 두 분의 선인들이 있어
控鶴驂鸞東鐵岳 공학참란동철악
학과 난새 타고 철원 동쪽 산으로 와서
瑤琴乍倚月中彈 요금사의월중탄
달빛에 의지해 잠깐 거문고를 연주하니
飛雹雷轟松上石 비박뢰굉송상석
우박과 우레가 바위 위 소나무에 울리네
陽春一曲樹冬華 양춘일곡수동화
양춘곡 한 자락에 겨울나무에 꽃이 피고
羽商亂聲天夏雪 우상란성천하설
난만한 우상 소리에 여름에도 눈 내리네
至今胡僧望翠微 지금호승망취미
지금도 호승이 청산을 바라보는 듯하고
冢上時見雲間燭 총상시견운간촉
가끔 산꼭대기 구름 사이의 달빛을 보네
※王喬赤松(왕교적송) : 왕교적송(王喬赤松)은 전설속의 선인(仙人)인 왕자교(王子喬)와 적송자(赤松子)를 말한다. 둘 다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陽春曲(양춘곡) : 양춘백설곡(陽春白雪曲). 양춘곡(陽春曲)과 백설곡(白雪曲)을 말하는데, 중국 초(楚) 나라 때의 2대 명곡으로, 내용이 너무도 고상하여 창화(唱和:가락을 잘 맞추어 부름) 하기 어려운 곡으로 알려졌다. 전하여 상대방의 시문을 높여 이르는 말이 되었다.
※羽商(우상) : 중국 고대 음악의 곡조는 궁상각치우(宮商角徵羽) 오음이다. 여기서는 오음의 곡조로 거문고를 탄다는 말이다
※胡僧(호승) : 인도나 서역(西域)에서 온 승려를 말한다. 도는 선(禅)의 어록 등에서, 달마대사(達磨大師)를 가리킨다.
斷簡 蓋詠豐岩山水 而今亡缺 단간 개영풍암산수 이금망결
온전하지 못한 글. 대략 풍부한 바위와 산과 물을 읊었는데, 지금은 일부 없어졌다.
海含天去盡山戴 해함천거진산대
바다는 산으로 가서 모든 산을 품었고
石來多 尋常億 석래다 심상억
丈雪一萬二千峯 장설일만이천봉
일만 이천 봉에 한길 높이 쌓인 눈은
天邊一萬二千峯 천변일만이천봉
하늘가에 일만 이천 봉을 이루었네
亂揷芙蓉秋水中 난삽부용추수중
가을날 물속에 연꽃이 어지러이 꽂혔고
秋風倘落龍山帽 추풍당락룡산모
가을바람 갑자기 용산의 모자를 날리네
三日湖成九日湖 삼일호성구일호
삼일호는 구일호를 이루었고
※斷簡(단간) : 떨어지거나 빠져서 온전하지 못한 책이나 문서.
※亡缺(망결) : 빠져 없어짐. 부분적으로 없어져 갖추지 못함.
※龍山帽(용산모) : 진(晉) 나라 때 맹가(孟嘉)가 환온(桓溫)의 참군(參軍)으로 있을 때, 한번은 중양일(重陽日)에 환온이 용산(龍山)에서 연회(宴會)를 베풀어 막료(幕僚)들이 다 모여서 술을 마시며 한창 즐겁게 놀았는데, 마침 바람이 불어서 맹가의 모자가 날아갔으나 맹가는 그것도 알지 못한 채 풍류(風流)를 한껏 발휘했던 맹가낙모(孟嘉落帽)의 고사를 말한다.
【이 시는 제목과 병서(幷序)에서 밝힌 바와 같이 양봉래(楊蓬萊)의 시를 습유(拾遺)하는 과정에서 온전히 습유하지 못하여 봉래시집(蓬萊詩集) 원문에도 일부 누락 된 채로 실려 있어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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