隆慶四年冬十二月日 左贊成李滉卒 贈領議政 賜祭禮葬
융경사년동십이월일 좌찬성이황졸 증령의정 사제례장
융경 4년(1570년) 겨울 십이월 좌찬성 이황이 돌아가시니 영의정에 추증되고 제례가 내려져 장사 지냈다.
退溪先生挽詞 퇴계선생만사
퇴계 선생을 애도하는 글.
花潭身世悲張子 화담신세비장자
화담의 신세는 장자가 슬퍼하였고
退老生涯哭晦翁 퇴로생애곡회옹
퇴로의 생애는 회옹이 슬퍼하였네
未信賦余初偶爾 미신부여초우이
나 그대 처음 대한 이유를 믿지 못했는데
自知傳道竟相同 자지전도경상동
도를 전수받으며 결국 서로 같음을 알았네
文忠正學維將絶 문충정학유장절
문충공의 바른 학문이 오직 끊어지려 하니
河洛淵源遡已窮 하락연원소이궁
하락의 연원을 거슬러 오름도 이제 끝났네
日月貞明天地久 일월정명천지구
일월은 곧고 밝으며 천지는 길이 영원하니
聖賢心迹十圖中 성현심적십도중
성현의 마음의 자취가 십도 가운데 있구나
※花潭身世悲張子(화담신세비장자) : 화담(花潭)은 조선 중종(中宗) 때의 학자로 독자적인 기 철학(氣哲學)의 체계를 완성한 서경덕(徐敬德)을 말하며, 장자(張子)는 송(宋) 나라의 학자 장재(張載)를 말한다. 장재(張載)는 주자(朱子)와 함께 정주학(程朱學)을 창시한 정호(程顥) 정이(程頤)의 스승이며, 최초로 기 일원(氣一元)의 철학사상을 전개하여 송나라 유학(儒學)의 기초를 세웠다.
※退老生涯哭晦翁(퇴로생애곡회옹) : 퇴로(退老)는 퇴계(退溪) 이황(李滉)을 말하며, 회옹(晦翁)은 주자(朱子)로 불리는 주희(朱熹)의 호이다.
※河洛(하락) : 하남낙양(河南洛陽)을 말하며, 정주학(程朱學)을 창시한 정호(程顥) 정이(程頤) 형제가 저술(著述)과 강학(講學)에 전념한 곳이다.
※十圖(십도) : 조선 선조 때, 이황이 성학의 개요를 그림으로 설명한 책인 성학십도(聖學十圖)를 말한다.
次竹西樓韻 차죽서루운
勝日逍遙上玉樓 승일소요상옥루
날씨 좋은 날 옥루 위를 한가로이 거니니
白雲紅樹送高秋 백운홍수송고추
흰 구름 단풍이 하늘 높은 가을을 보내네
千尋鐵壁雙厓裂 천심철벽쌍애렬
가파른 두 절벽은 천 길 높이로 갈라졌고
一派銀河九曲流 일파은하구곡류
한 줄기 은하가 아홉 구비로 흐르는구나
壺裏有天生逸興 호리유천생일흥
호리병 속 별천지의 맑은 흥이 일어나고
世間無地着閑愁 세간무지착한수
세간의 쓸데없는 근심이 붙을 곳이 없네
且將綠酒招黃鶴 차장록주초황학
장차 잘 익은 술로 황학을 부르고자 하니
莫遣蘭舟近白鷗 막견란주근백구
백구 부근으로 조그만 배는 보내지 말게
岳陽滕閣說同流 악양등각설동류
악양루와 등왕각과 경치가 같다고 하는데
爭似空中綵翠樓 쟁사공중채취루
공중에 뜬 푸른 빛 누각이 다투는 듯하네
狂客未應誇賜鏡 광객미응과사경
광객은 하사받은 경호를 자랑하지 않는데
子房何用願封留 자방하용원봉류
자방이 어찌 유후에 봉해지는 데 쓸것인가
雲窻眠共松頭鶴 운창면공송두학
구름 낀 창밖 소나무 위 학이 함께 잠들고
沙渚行隨海上鷗 사저행수해상구
모래섬을 따라가니 바다 위에 갈매기 나네
妃女素翁同一室 비녀소옹동일실
비녀와 소옹이 한 방에 함께 있으니
不須今夜夢刀州 불수금야몽도주
부디 오늘밤에는 도주의 꿈을 꾸지 마시게
※竹西樓(죽서루) : 강원도 삼척에 있는 누각으로 관동팔경중 하나다. 죽서루와 그 앞을 지나는 오십천(五十川)의 경관이 뛰어나 예로부터 명승지로 이름이 높았으며, 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가 2023년 12월 밀양 영남루와 함께 국보로 승격되었다.
※蘭舟(난주):목란 나무로 만든 배의 작은 배의 미칭으로 쓰인다.
※狂客未應誇賜鏡(광객미응과사경) : 광객(狂客)은 사명광객(四明狂客)으로 불리는 당나라 때의 하지장(賀知章)을 말한다. 하지장(賀知章)이 은퇴할 때 당 현종(唐玄宗)이 그의 집과 근처의 경호(鏡湖) 및 섬천(剡川)을 하사한 고사를 말한다.
※子房何用願封留(자방하용원봉류) : 자방(子房)은 한고조(漢高祖) 때의 장량(張良)을 말한다. 한고조(漢高祖)가 장량(張良)의 공을 기려, 제(齊)의 삼만 호(戶)를 주고 제후(諸侯)로 봉하려 하였으나, 장량은 이를 사양하고, 유후(留侯)에 봉해진 것으로 만족하다고 한 고사를 인용하였다.
※夢刀州(몽도주) : 도주몽(刀州夢)은 고관(高官)이 되는 꿈을 말한다. 진(晉) 나라 때 왕준(王濬)이 들보 위에 칼 세 자루가 걸려 있는데 다시 한 자루가 더해지는 꿈을 꾸고 흉조(凶兆)로 여겼는데, 주부(主簿) 이의(李毅)가 해몽하기를 ‘칼 석 자루[三刀]는 주(州)자이고, 한 자루가 더해지는 것은 익(益)이니 곧 익주태수(益州太守)가 될 것입니다.’ 라고 한 고사에서 유래한다.
題金公賞流堂 제김공상류당
김공의 상류당에서 짓다.
湖海仙人獨閉關 호해선인독폐관
호해의 선인들이 어찌 빗장을 닫아걸고
金銀樓閣倚蒼顔 금은루각의창안
금은 빛 누각에 늙고 여윈 얼굴 기댔나
時乘蓮葉遊天上 시승련엽유천상
때로는 연잎을 타고 하늘위에서 노닐며
莫遣桃花到世間 막견도화도세간
세상에 이르는 복사꽃은 보내지 않았네
瀧下臥龍吟響石 농하와룡음향석
여울아래 돌에 누우니 용울음이 울리고
鏡中歸雁破微瀾 경중귀안파미란
거울 속 돌아가는 기러기 잔물결 부수네
誰能枉覓長生草 수능왕멱장생초
누가 부질없이 장생초를 찾으려 하는가
此是瀛洲第一山 차시영주제일산
이곳이 바로 영주 제일의 산인 것을
※蒼顔(창안) : 늙고 쇠약하여 해쓱해진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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