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水亭 금수정
十年塵土鬂如絲 십년진토빈여사
속세 살이 십 년에 귀밑털이 가늘어졌는데
一笑懽娛問幾時 일소환오문기시
오로지 즐겁게 웃은 경우가 몇 번이나 될까
晩向江湖訪漁父 만향강호방어부
늘그막에 강과 호수 찾아 어부에게 물어도
白鷗心事少人知 백구심사소인지
흰 갈매기의 마음속을 아는 사람이 없구나
仙遊潭 선유담
桃花結子三千歲 도화결자삼천세
복사꽃은 삼천 년 만에 열매를 맺고
龍虎丹成日未斜 용호단성일미사
용호는 저물어가는 해를 붉게 만드네
湖光海色落天鏡 호광해색낙천경
바닷빛 호수는 거울에 하늘 떨어진 듯
黃鶴白雲棲紫霞 황학백운자서하
황학과 흰 구름은 붉은 노을에 깃드네
※龍虎丹成日未斜(용호단성일미사) : ‘용호의 단약을 달이니 해가 지지 않네’로 해석하는 분이 많은데, 선유담의 선경(仙境)을 노래한 이 시의 문맥으로 어울리지 않은듯해서 이렇게 해석함.
※선유담(仙遊潭) : 봉래공(蓬萊公)의 고향인 포천 8경 중 5경으로 이동면 도평리 백운동 계곡에 있다. 이름 그대로 신선이 놀던 자리라고 하여 선유담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물에 잠긴 깎아지른 암벽 그림자도 좋거니와 암벽에 반사되는 물빛도 아름답다. 암벽에는 봉래공(蓬萊公)이 쓴 선유담(仙遊潭)이라는 세 글자가 암각되어 있다.
鑑湖堂 감호당
問余何事卜閑居 문여하사복한거
한가히 살 곳을 어떻게 정했는지 물으면
天下名區盡不如 천하명구진불여
천하명승이라도 모두 이만 못하다 말하리
沙白海靑松翠路 사백해청송취로
흰 모래 푸른 바다 소나무가 파란 길에
芙蓉萬朶盡吾廬 부용만타진오려
수많은 부용이 모두 내 집에 피어있다네
贈江西寺住持 증강서사주지
강서사 주지에게 주다.
僧問莫是賦丹砂者乎 時以大同察訪過此
승문막시부단사자호 시이대동찰방과차
스님이 단사부를 지은 사람이 맞는지 물었다. 그때가 대동 찰방으로 이곳을 지날 때였다.
風雨無人慰客行 풍우무인위객행
비바람에 다니는 사람도 없어 우울한데
江西寺主最歡迎 강서사주최환영
강서사 주지께서 무척 반겨 주시는구나
相逢便說丹砂賦 상봉편설단사부
만나서 편히 단사부를 이야기하다 보니
慙愧山僧亦識名 참괴산승역식명
산승이 이름을 아는 것이 부끄러워지네
※丹砂賦(단사부) : 양봉래(楊蓬萊)는 그의 나이 24세(1540년)에 단사부(丹砂賦)를 지어서 진사(進士)가 되었다. 이어 1546년에 사기책(士氣策)으로 문과에 급제하여 대동승(大同丞)을 지냈다.
佛頂臺 불정대
滿地雨花仙境界 만지우화선경계
우화 가득한 땅은 신선의 세계이고
曼天雲氣帝衣裳 만천운기제의상
먼 하늘 구름은 상제의 옷이던가
脩然下瞰人間世 수연하감인간세
갑자기 인간 세상을 내려다 보니
依舊青山傍海洋 의구청산방해양
청산은 변함없이 바닷가에 섰네
※雨花(우화) : 부처님이 법화경을 강론할 때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꽃잎.
楡岾寺 유점사
坐山映樓 回望背岳 戲題此作 좌산영루 회망배악 희제차작
산영루에 앉아 산을 등지고 돌아보며 놀면서 이 시를 지었다.
九井峯懸十二瀑 구정봉현이십폭
열두 폭포가 구정봉에 매달려서
飛流直下少人堆 비류직하소인퇴
날아내려 오는데 쌓는 사람은 없고
長刀剗却經天險 장도획각경천험
긴 칼로 험준한 곳을 깎아 지었나
萬二千峯次第開 만이천봉차제개
만이천봉이 차례로 펼쳐지는구나
水樂亭 수락정
靑鶴西支落釣磯 청학서지락조기
청학이 서쪽 물가에 내려앉아 낚시하고
紫宸臺榭白雲飛 자신대사백운비
자신전 돈대와 정자에 흰 구름이 흐르네
松琴溪瑟坐終日 송금계슬좌종일
소나무 계곡에 앉아 종일 거문고를 타니
知有鸞笙下翠微 지유란생하취미
청산에 난새 피리소리 들려옴을 알겠네
※鸞笙(난생) : 전설에 신선이 난새를 타고 생황을 분다고 한다. 난새는 봉황의 일종이다.
※翠微(취미) : 푸른 산의 중턱. 청산(靑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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