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村十詠 동촌십영
동촌에서 열 수를 읊다
泠泠磵中水 령령간중수
계곡 시내 사이로 물은 흘러내리고
灼灼巖上花 작작암상화
낭떠러지 위에는 꽃이 활짝 피었네
城市亦春事 성시역춘사
성안 저자는 봄 일로 크게 바쁘니
風光此地多 풍광차지다
봄날 풍광은 이곳에도 많이 있구나
<右 靈谷賞春 우영곡상춘
위는 영곡의 봄을 감상하며.>
萬里瑤臺鏡 만리요대경
만 리에 뜬 요대의 거울이요
千秋白玉盤 천추백옥반
긴 세월 동안 흰 옥쟁반일세
不分盈臼藥 불분영구약
절구에 찬 약은 분명치 않은데
空照片心丹 공조편심단
공연히 단심 조각만 비추는구나
<右 東臺翫月 우 동대완월
위는 동대에서 달을 감상하며.>
※瑤臺(요대) : 신선이 사는 궁궐을 말함.
※盈臼藥(영구약) : 달 속의 옥토끼가 절구질하는 약으로 비유함.
丹染靑楓枝 단염청풍지
푸른 단풍 가지는 붉게 물들고
天香落桂子 천향락계자
계수나무 좋은 향기 흩어지는데
不見眼中人 불견안중인
마음속 그리운 님 볼 수가 없어
空餘石上字 공여석상자
공연히 돌 위에 글자만 남겨두네
<右 盤石賞秋 우 반석상추
위는 반석에서 가을을 감상하며.>
日雨夜來急 일우야래급
낮부터 밤까지 비가 크게 내리더니
千山晩矢足 천산만시족
해 질 무렵 온 산기슭을 무너뜨리네
莫敎藘渚沈 막교려저심
갈대 우거진 섬은 잠기게 하지 말라
賓鷗舊棲息 빈구구서식
예로부터 갈매기 손님 살던 곳이니
<右 藘川晩漲 우 여천만창
위는 해 질 무렵에 여천이 불어나다.>
不夕峯雲黑 불석봉운흑
저녁 무렵 봉오리의 구름이 검어져서
瑤華滿飛嶂 요화만비장
고운 꽃처럼 높은 산에 빼곡히 나니
今夜駕白鸞 금야가백란
오늘 밤 흰 난새가 모는 수레에 올라
千尋適仙掌 천심적선장
천 번을 찾아야만 선장에 도달하겠네
<右 道峯暮雪 우 도봉모설
위는 해 질 녘 도봉에 내린 눈.>
※仙掌(선장) : 신선의 손바닥. 한 무제가 신선이 되고자 구리로 감로를 받는 신선의 손바닥[仙掌]을 만들었다 한다.
暮作風流帳 모작풍류장
저녁에 만들어진 풍류의 휘장이
朝爲朝會雲 조위조회운
아침에는 조회의 구름이 되었네
浮空千佛影 부공천불형
하늘에 떠 있는 천 불의 모습이
終古奉明君 종고봉명군
예로부터 밝은 임금을 받들었네
<右 千佛朝雲 우 천불조운
위는 아침 구름 위의 천불.>
返暉照東南 반휘조동남
빛이 되돌아 동남쪽을 비추니
西北陰崖黑 서북음애흑
서북쪽 언덕 음지는 어둡구나
吾欲剗去好 오욕잔거호
언덕을 깎아 밝게 하고 싶어도
還愁富媼哭 환수부온곡
토지신이 울까 봐 걱정이 커지네
<右 三角夕照 우 삼각석조
위는 삼각산의 석양.>
杖藜尋僧來 장려심승래
지팡이 짚고 스님을 찾아오니
鐘聲響石路 종성향석로
종소리가 돌길까지 울려오네
蘭若近紫霄 난야근자소
난야가 자소에 가까이 있으니
三淸風日好 삼청풍일호
삼청궁은 풍치가 날로 좋구나
<右 西寺尋僧 우 서사심승
위는 서사에서 스님을 찾다.>
※蘭若(난야) : 한적한 수행처라는 뜻으로, 절, 암자를 이르는 말
※紫霄(자소) : 도교에서 최고의 신인 옥황대제(玉皇大帝)를 모신 자소궁(紫霄宮)
※三淸(삼청) : 도교에서 신선이 산다는 옥청, 상청, 태청의 세 궁을 아울러 이르는 말
借君池中鶴 차군지중학
그대의 연못에 있는 학을 빌려다
駕我風背翼 가아풍배익
날개 위에 바람처럼 나를 태우고
須臾到蓬丘 수유도봉구
잠깐 사이에 봉래산에 이르러서
一見梅月客 일견매월객
한 번이라도 매월객을 뵈었으면
<右 鴨池聞鶴 우 압지문학
위는 압지에서 학의 소리를 듣다.>
入海觀魚者 입해관어자
바다에 들어가서 고기를 본 사람이
臨淵直釣何 임연직조하
못가에서 곧은 낚시로 무얼 낚을까
三公如可傲 삼공여가오
삼공을 같이 가히 업신여기고
一竹是生涯 일죽시생애
낚싯대 하나로 평생을 보내네
<右 妓淵釣魚 우 기연조어
위는 기연에서 고기를 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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