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甲辰大殿春帖子 (갑진대전춘첩자) - 吳光運 (오광운)

-수헌- 2024. 2. 8. 17:27

甲辰大殿春帖子 居魁 賞賜上弦弓    갑진대전춘첩자 거괴 상사상현궁     吳光運    오광운 

갑진년 대전의 춘첩자. 으뜸을 차지하여 상으로 상현궁(좋은 활)을 하사하셨다

 

蓬萊雪盡五雲低 봉래설진오운저

눈 녹은 봉래산에 오색구름 낮게 깔리고

玉陛迎新彩仗齊 옥폐영신채장제

옥폐에는 채색의장 가지런히 새 봄맞이하네

華萼樓春飛並鶺 화악루춘비병척

화악루에서는 봄날에 할미새가 나란히 날고

長秋宮曉趁初鷄 장추궁효진초계

장추궁에서는 닭이 새벽을 알리기 시작하네

辰年復見堯天大 진년부견요천대

진년에 위대한 요임금 시절을 다시 보는데

寅月爭攀漢詔題 인월쟁반한조제

인월에 한조를 지으려고 다투어 잡아당기네

講席邇英三接罷 강석이영삼접파

이영의 강석에서 세 번 접견을 마치고 나니

瑞暉移下午門西 서휘이하오문서

상서로운 빛이 오문의 서쪽으로 옮겨 내려가네

 

<歲首 降勸農備忘記 세수 강권농비망기

설날에 농사를 권장하는 전교를 내렸다.>

 

※玉陛(옥폐) : 궁궐의 섬돌을 의미한다.

 

※花萼樓(화악루) : 당 현종(唐玄宗)이 만든 흥경궁(興慶宮) 서남쪽에 지은 누대(樓臺). 화악(花萼)은 꽃과 꽃받침이라는 뜻으로 형제의 우애를 뜻한다. 당 현종(唐玄宗)도 제왕(諸王)에 봉해진 형제들과 수시로 화악루에 올라 즐겼다고 한다.

 

長秋宮(장추궁) : 중국 후한(後漢) 명제(明帝)의 비(妃)인 명덕마황후(明德馬皇后)가 거처한 궁. 일반적으로 황후의 궁전이나 황후 자신을 가리키는 말로 쓰임.

 

※寅月(인월) : 월건(月建)의 지지(地支)가 인(寅)인 달. 곧 음력 정월을 이른다. 인월(寅月)은 한 해의 시작과 동시에 봄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漢詔(한조) : 한나라 황제의 조서라는 말이다. 한 문제(漢文帝)가 곤궁한 백성을 구제할 대책을 논의하라고 신하들에게 조서(詔書)를 내린 고사를 인용한 것으로,  전하여 임금이 내리는 조서를 의미한다.

 

※邇英(이영) : 송영종(宋英宗)이 시신(侍臣)들을 불러 경사(經史)를 강독(講讀)하던 전각인 이영각(邇英閣). 전하여 경연(經筵)을 비유한다.

 

※午門(오문) : 성곽의 남쪽에 있는 문.

 

※備忘記(비망기) : 임금이 서면으로 내린 지시나 명령을 뜻하는 전교(傳敎)의 하나. 전교는 승지가 어전에서 임금이 구두로 불러 주는 말을 글로 써서 반포하는 것을 말하나, 승지가 입시하지 않았을 때는 사알(司謁; 액정서에 속하여 임금의 명령을 전달하는 일을 맡아보았던 정육품 잡직)에게 임금의 지시나 명령을 글로 작성하여 승정원에 전달하게 하였는데, 이를 비망기(備忘記)라고 한다.

 

*오광운(吳光運, 1689~1745) : 조선후기 대사헌, 대사간, 예조참판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영백(永伯), 호는 약산(藥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