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溟大師의 충절과 詩

山居集句 四 (산거집구 사) - 四溟大師 (사명대사)

-수헌- 2023. 7. 4. 16:02

山居集句 四 산거집구 사     四溟大師 사명대사  

산에 살며 글귀 모아 4수를 짓다

 

無媒經路章蕭蕭 무매경로장소소

이끌어주는 이 없어 문장이 쓸쓸하여

門掩空庭思寂廖 문엄공정사적료

문 닫힌 빈 뜰에서 고요히 생각하네

百鳥不來春又過 백조불래춘우과

백조가 아니 와도 봄은 또 지나가고

庵前時有白雲朝 암전시유백운조

아침에 암자 앞에 때로 흰 구름 있네

 

閉門春盡綠煙消 폐문춘진록연소

봄이 가고 푸른 기운 사라져 문을 닫으니

眞性如空不動搖 진성여공부동요

진성이 텅 빈 것 같아 흔들리지 않는구나

世出世間俱打了 세출세간구타료

세상에 나고 있는 것을 모두 떨쳐버리니

那知今夕與明朝 나지금석여명조

오늘밤에 내일 아침 일을 어찌 알겠는가

 

白雲何計是生涯 백운하계시생애

흰 구름 같은 생애가 어찌 생애라 하리

朝抱陳編至日斜 조포진편지일사

아침에 책잡아 펼치면 해 질 녘까지 가네

門外啼鵑天寂寂 문외제견천적적

문 밖에 두견새 우는데 날은 적적하고

東風吹落刺桐花 동풍취락자동화

봄바람 불어오니 오동 꽃이 떨어지네

 

近思丙子重陽日 근사병자중양일

근래에 병자년 중양일을 생각해 보니

寒雨獨登浮碧樓 한우독등부벽루

부벽루에 홀로 오를 때 찬비가 내렸지

今夕又經長慶路 금석우경장경로

오늘 저녁 또다시 장경로를 지나가니

黃花依舊去年秋 황화의구거년추

노란 국화꽃은 지난해 가을 그대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