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辛巳元日有感 (신사원일유감) - 李穀 (이곡)

-수헌- 2023. 1. 20. 10:24

22일은 음력 정월 초하루(1월 1일)로서 추석과 더불어 최대의 명절로 치는 설날이다.

설이란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한다는 뜻으로 설다, 낯설다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라고도 한다. 설은 한해의 첫날을 의미하는 만큼 다양한 많은 이름으로 불린다. 일일이 열거해 보면, 원단(元旦), 세수(歲首), 원일(元日), 신원(新元), 원정(元正), 조세(蚤歲), 세시(歲時), 세초(歲初), 수세(首歲), 연두(年頭), 연수(年首), 연시(年始), 연초(年初), 정초(正初), 정조(正朝), 원신(元辰), 원조(元朝), 원삭(元朔), 정단(正旦), 정일(正日), 세단(歲旦), 원시(元始), 이단(履端), 길일(吉日), 헌세(獻歲), 정삭(正朔), 신세(新歲), 신춘(新春), 개년(改年), 개춘(改春), 춘절(春節), 삼시(三始), 삼원(三元), 발세(發歲), 정월초하루, 정월초승 등이 있다.

또 새해에는 매사에 조심하고 삼가고 근신해야 복이 들어온다고 믿어 신일(愼日) 아라고도 하고, 한때 양력을 강제하던 시기에는 양력설[新正]과 대비하여 구정(舊正)이라고도 하였다.

 

辛巳元日有感 신사원일유감      李穀 이곡 

신사년 설날의 감회

 

爲母還家四見春 위모환가사견춘

모친 위해 집에 돌아와 네 번째 해를 맞아

今年元日暗傷神 금년원일암상신

금년 설날 아침은 은근히 마음이 아프구나

鏡中不獨添華髮 경중부독첨화발

거울 속에 흰머리만 늘어났을 뿐 아니라

甘旨供疏藥餌頻 감지공소약이빈

맛있는 음식 못 올리고 약만 자주 드시네

 

親年七十又三春 친년칠십우삼춘

어버이 연세가 일흔하고 또 세 번째 해인데

喜懼情深却問神 희구정심각문신

기쁘고도 두려운 마음에 신령님을 찾는다

但願期頤安旦樂 단원기이안단락

다만 백세까지 아침마다 안락하길 바라며

金花湯沐賜頻頻 금화탕목사빈빈

몸치장과 목욕을 자주 시켜드리려 하네

 

※期頤(기이) : 기이지수(期頤之壽)란 뜻으로 백 살이 되는 나이. 또는 그러한 노인을 말함. 사람의 수명은 100년을 1주기로 하므로 期(기)라 했고, 頤(이)는 保養(보양)하다는 뜻으로, 곧 몹시 늙어서 음식과 起居(기거)가 다른 사람에 의해 길러지게 된다는 뜻에서 생김.

※金花(금화) : 관이나 의상 등의 장식을 위하여 황금으로 만든 꽃. 즉 몸치장을 해 드린다는 뜻.

 

秩滿還朝在此春 질만환조재차춘

올해 임기를 마치고 조정에서 돌아오니

爲緣親老愴精神 위연친노창정신

부모님께서 늙으시니 마음이 슬프구나

百年儻盡怡愉養 백년당진이유양

백 년을 정성껏 기쁘게 모실 수 있다면

千里何妨往返頻 천리하방왕반빈

천리 길을 자주 오감을 어찌 꺼리겠는가

 

※怡愉(이유) : 어버이를 옆에서 모시면서 기쁘고 즐겁게 해 드리는 것을 말함.

 

兒童共喜見新春 아동공희견신춘

아이들은 새 해를 맞아 모두가 기뻐하며

竹爆桃符辟鬼神 죽폭도부벽귀신

폭죽과 부적으로 나쁜 귀신 쫓아내는구나

笑我異時如汝輩 소아이시여여배

웃음 짓는 나도 예전에는 너희와 같았는데

而今却怕得年頻 이금각파득년빈

지금은 나이가 드는 것이 자주 두려워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