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319

元朝拈澤堂韻 (원조념택당운) - 黃玹 (황현)

元朝拈澤堂韻 원조념택당운 黃玹 황현 설날 아침에 택당의 시에서 운자를 뽑아서 짓다 天際黃雲捲四垠 천제황운권사은 온 나라의 하늘가 누런 구름이 다 걷히니 屋頭初日倍光新 옥두초일배광신 지붕 위 초하루 해는 빛이 갑절로 새롭구나 筮抽家國終年吉 서추가국종년길 점괘는 올해 집과 나라의 운수가 대길하여 酒帶湖山一氣春 주대호산일기춘 술로써 호산에 한 줄기 봄기운 띠게 하네 眼飫還辭羅餠餌 안어환사라병이 보기만 해도 배불러 눈앞의 떡을 사양하고 齒添不覺約腰身 치첨불각약요신 나이 드니 나도 모르게 허리가 가늘어졌네 隣人拜歲勤相賀 인인배세근상하 새해 맞아 이웃들끼리 서로 세배를 하고 首事今朝逐否貧 수사금조축부빈 중요한 건 오늘 아침 구하는 건 가난이 아니네 ※四垠(사은) : 사방의 땅 끝, 천지사방, 온 나라를 의미한다. ..

元日記故事 (원일기고사) - 尹愭 (윤기)

元日旣以短律記故事 復申長律 원일기이단률기고사 부신장률 尹愭 윤기 설날에 이미 단율로 고사를 적었으나, 다시 장률로 쓰다. 新歲倐來舊歲飜 신세숙래구세번 묵은해가 바뀌어서 훌쩍 새해가 오니 三朝三朔亦三元¹⁾ 삼조삼삭역삼원 삼조 삼삭에다가 또한 삼원이로구나 禮行上日虞儀盛²⁾ 예행상일우의성 설날에 행한 의례는 순 임금처럼 성대하고 心洗嘉辰漢詔溫³⁾ 심세가진한조온 좋은 날 마음 씻고 따뜻한 조서를 내리니 育物對時先后務⁴⁾ 육물대시선후무 선왕이 때 맞춰 백성을 기르기에 힘쓰네 禳凶迎吉俗方繁 양흉영길속방번 재앙 쫓고 복을 맞이하는 풍속이 많으니 度山飼虎羅荼壘⁵⁾ 도산사호라도루 도산에서 호랑이 기르는 신도 울루를 세우고 桃梗畫雞遍戶門⁶⁾ 도경화계편호문 도판 부적과 닭 그림을 대문에다 붙였네 迹遁山臊驚爆竹⁷⁾ 적둔산조경..

元朝有感次東坡韻 (원조유감차동파운) - 黃玹 (황현)

元朝有感次東坡韻 원조유감차동파운 黃玹 황현 설날 아침에 느낌이 있어 동파의 시에 차운하다 曉天雲四凍 효천운사동 새벽하늘 사방 구름이 얼어붙었으니 餘寒未盡送 여한미진송 다 보내지 못한 추위가 남아있구나 爛聽農人語 난청농인어 농민들이 하는 말 자세히 들어보니 昨夜多魚夢 작야다어몽 지난밤 고기 많이 잡는 꿈 꾸었다네 毋乃飢夢飽 무내기몽포 주리지 않고 배부른 꿈을 꾸었다니 適被神所弄 적피신소롱 다만 귀신에게 조롱당한 것 아닐까 去年幸少豐 거년행소풍 지난해에는 다행히 조금 넉넉했기에 笑語閭里共 소어려리공 마을 사람들과 웃으면서 얘기했는데 況復狃望蜀 황부뉴망촉 하물며 다시 더 욕심을 부린다면 世事多缺空 세사다결공 세상일은 많이 어긋나게 될 것이네 所賴邦命新 소뢰방명신 나라가 다시 새롭게 된데 힘입어서 禮羅急麟鳳 예..

甲辰大殿春帖子 (갑진대전춘첩자) - 吳光運 (오광운)

甲辰大殿春帖子 居魁 賞賜上弦弓 갑진대전춘첩자 거괴 상사상현궁 吳光運 오광운 갑진년 대전의 춘첩자. 으뜸을 차지하여 상으로 상현궁(좋은 활)을 하사하셨다 蓬萊雪盡五雲低 봉래설진오운저 눈 녹은 봉래산에 오색구름 낮게 깔리고 玉陛迎新彩仗齊 옥폐영신채장제 옥폐에는 채색의장 가지런히 새 봄맞이하네 華萼樓春飛並鶺 화악루춘비병척 화악루에서는 봄날에 할미새가 나란히 날고 長秋宮曉趁初鷄 장추궁효진초계 장추궁에서는 닭이 새벽을 알리기 시작하네 辰年復見堯天大 진년부견요천대 진년에 위대한 요임금 시절을 다시 보는데 寅月爭攀漢詔題 인월쟁반한조제 인월에 한조를 지으려고 다투어 잡아당기네 講席邇英三接罷 강석이영삼접파 이영의 강석에서 세 번 접견을 마치고 나니 瑞暉移下午門西 서휘이하오문서 상서로운 빛이 오문의 서쪽으로 옮겨 내려가네..

除夕 (제석) - 李敏求 (이민구)

除夕 제석 李敏求 이민구 섣달 그믐밤 流景逝不住 류경서불주 흐르는 세월은 머물지 않고 가서 一瀉如長河 일사여장하 긴 강처럼 빠르게 흘러가는구나 人生乘大化 인생승대화 인생은 천지의 조화에 올라타서 壯齒忽蹉跎 장치홀차타 장년이 돌연 덧없이 흘러갔구나 回頭惜往日 회두석왕일 돌아보니 가버린 날이 아까운데 來者知幾多 래자지기다 앞날이 얼마나 남았을지 깨닫네 形神已若此 형신이약차 몸과 마음이 이미 이와 같은데 轉老將奈何 전로장내하 점차 늙어 가니 장차 어이할까 靑歲負奇氣 청세부기기 젊은 시절 비범한 기상 사라지고 橫放誰能那 횡방수능나 분방함을 누가 어찌할 수 없으니 歡娛競光陰 환오경광음 시간을 다투어 흥겹게 즐기면서 賓友相經過 빈우상경과 손님과 벗들과 서로 왕래하였네 排愁出宇宙 배수출우주 세상 벗어나서 시름을 떨어..

除夜 (제야) - 尹愭 (윤기)

除夜 제야 尹愭 윤기 섣달그믐 밤 賣他癡騃盡 매타치애진 어리석음을 남에게 모두 팔고 仍把屠蘇杯 잉파도소배 도소주 술잔을 손에 잡으니 舊歲宵中去 구세소중거 묵은해는 밤사이 가 버리고 新春子後來 신춘자후래 자정 지나 새봄이 오는구나 千門呼博燭 천문호박촉 모든 집이 불 밝히고 떠들다가 五漏打堆灰 오루타퇴회 오경에 끄니 잿더미가 쌓이네 將使甘羅笑 장사감라소 감라가 나를 보고 비웃을 테니 算年愧不才 산년괴불재 나이를 따지니 재주 없어 부끄럽네 又 또 守歲家家人不眠 수세가가인불면 수세하며 집집마다 뜬눈으로 지새우니 三彭上訴豈其然 삼팽상소기기연 삼팽이 어찌 하느님께 고할 수 있을까 童心自有迎新喜 동심자유영신희 아이들 마음은 본래 설맞이를 기뻐하니 笑賀明朝得一年 소하명조득일년 내일 아침 먹을 한 살 웃으며 축하하네 ※..

臘後 (납후) - 李慶全 (이경전)

臘後 납후 李慶全 이경전 납일이 지난 후 新春殘臘共依依 신춘잔랍공의의 새해가 오고 섣달이 가는 게 모두 아쉬운데 小雪寒梅映竹籬 소설한매영죽리 눈 내린 대나무 울타리에 겨울 매화가 비치네 江客欲歸沽酒盡 강객욕귀고주진 사 온 술 떨어진 강가 나그네는 돌아가려 하고 野禽初返夕陽移 야금초반석양이 저녁햇살 기우니 들새들도 돌아오기 시작하네 還因畏病休求藥 환인외병휴구약 약 구하는 일 그만두니 두려운 병이 돌아오고 不用排愁浪作詩 불용배수랑작시 근심 떨치려 부질없이 시 짓는 일도 쓸데없네 唯有水雲千里夢 유유수운천리몽 오직 천 리의 꿈속에 물과 구름만 남아있어 綠蓑長笛過天涯 녹사장적과천애 푸른 도롱이에 긴 젓대로 하늘 끝을 지나간다. *이경전(李慶全, 1567~1644) : 조선시대 전라도관찰사, 좌참찬, 형조판서 등을..

辛卯立春 (신묘입춘) - 尹拯 (윤증)

辛卯立春 二首 신묘입춘 이수 尹拯 윤증 신묘년 입춘에 2수 沍寒之極有陽春 호한지극유양춘 혹심한 추위 끝에 따뜻한 봄이 돌아오니 天地重開日月新 천지중개일월신 천지가 거듭 열리고 해와 달도 새롭구나 直待韶光滿海岱 직대소광만해대 봄기운이 산과 바다에 가득할 때 기다려 會須身作祝堯人 회수신작축요인 반드시 이 몸이 축요인이 되어야 하리라 家用平康貧不害 가용평강빈부해 집안 살림은 편안하면 가난해도 관계없고 心無慕累樂奚疑 심무모루악해의 마음에 누가 없으면 어찌 즐겁지 않을까 贏得新年好淸福 영득신년호청복 새해에는 맑은 복을 넉넉하게 받으려고 未妨甕牖揭春詞 미방옹유게춘사 오두막에 입춘첩을 써 붙여도 괜찮으리 ※會須身作祝堯人(회수신작축요인) : 회수(會須)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미이고, 축요인(祝堯人)은 요(堯) 임금..

立春 (입춘) - 申欽 (신흠)

立春 입춘 申欽 신흠 ​柏葉桃符歲事新 백엽도부세사신 백엽주에 도부로 한 해 일이 또 시작인데 暮年佳節重逡巡​ 모년가절중준순 늙으막에 가절이 되니 자꾸만 망설여지네 今朝强帖宜春字 금조강첩의춘자 오늘 아침 억지로 의춘첩을 써서 붙였네 花鳥元來不負人 화조원래불부인 꽃과 새는 원래 사람을 저버리지 않으니 己酉春帖 기유춘첩 申欽 신흠 기유년 춘첩 此老聲名不直錢 차로성명불직전 이 늙은이 명성은 일전 가치도 되지 않아 唯宜高枕事酣眠 유의고침사감면 오직 편안히 누워서 단잠만 즐기는구나 呼兒强寫宜春帖 호아강사의춘첩 아이를 불러서 겨우 입춘첩을 쓰게 하며 無病無憂過百年 무병무우과백년 병 없고 근심 없이 백년을 지내자 하네 立春後小雨 입춘후소우 申欽 신흠 입춘 후에 비가 조금 내리다 小雨暗催天氣暖 소우암최천기난 가랑비가 슬..

立春日 次東坡韻 (입춘일 차동파운) - 崔岦 (최립)

立春日 次東坡 (立春日 病中邀客) 韻 二首 입춘일 차동파 (입춘일 병중요객) 운 이수 崔岦 최립 입춘 날에 동파의 시(입춘 날 병중에 손님을 맞다)를 차운하다. 臘盡新陽始布漫 납진신양시포만 섣달 다 가고 새 봄이 펼치기 시작하니 皇都樂事剩堪看 황도락사잉감간 황도에는 재미난 일 실컷 볼 수 있겠네 人人綵勝簪欹側 인인채승잠의측 사람마다 옆머리에 채승비녀 장식하고 戶戶香煙篆屈盤 호호향연전굴반 집집마다 향연이 구불구불 피어오르네 小歲觴須椒柏醞 소세상수초백온 모름지기 소세에 초백으로 빚은 술잔을 羣羞壓用鳳龍團 군수압용봉룡단 무리 지어 올리고 봉룡단으로 입가심하네 羈懷更覺逢辰惡 기회갱각봉신악 나그네 마음 명절 맞아 더욱 우울하여 薄具相將亦强歡 박구상장역강환 변변찮게 차리고 마지못해 서로 즐기네 本擬歸期在臘前 본의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