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三月三日 (3월 3일) - 徐居正 (서거정)

-수헌- 2024. 4. 5. 11:05

三月三日   3월 3일     徐居正   서거정  

삼월 삼짇날에

 

浮世而今五旬二 부세이금오순이

덧없는 세상에 이제 쉰두 살이 되었는데

風光正屬三月三 풍광정속삼월삼

풍광은 정히 삼월 삼일 명절에 다다랐네

荼蘼酒熟白新潑 도미주숙백신발

도미주는 익어서 하얗게 막 괴어오르고

躑躅花開紅正酣 척촉화개홍정감

철쭉꽃은 피어서 붉은빛이 한창 곱구나

俯仰蘭亭已陳迹 부앙란정이진적

잠깐 사이 난정은 묵은 자취가 되었으나

風流工部留勝談 풍류공부류승담

풍류 있는 공부는 뛰어난 말을 남겼지만

我詩欲就復誰和 아시욕취부수화

나는 시 지으려는데 다시 누가 화답할까

郊野踏靑窮遠探 교야답청궁원탐

교외에서 답청하며 깊이 탐구해야겠구나

 

※荼蘼酒(도미주) : 도미(荼蘼)는 장미과에 속하는 꽃으로 초여름에 연푸른 빛의 꽃을 피우는데, 거르지 않아 진한 술의 빛깔이 이와 비슷하여 도미주라 부른다.

 

※蘭亭(난정) : 회계(會稽)의 산음(山陰)에 있던 정자 이름이다. 진 목제(晉穆帝) 영화(永和) 9년 삼월 삼짇날에 왕희지(王羲之), 사안(謝安), 손작(孫綽) 등 당대의 명사 40여 명이 이 난정에 모여서 계사(禊事)를 행하고, 이어 곡수(曲水)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읊으면서 성대한 풍류놀이를 하였다. 왕희지가 이때 지은 시의 서문인 난정기(蘭亭記)가 유명하다.

 

※風流工部留勝談(풍류공부류승담) : 공부(工部)는 공부 원외랑(工部員外郞)을 지낸 두보(杜甫)를 말한다. 뛰어난 말이란 두보가 삼월 삼짇날 봄놀이 나온 양귀비의 미모를 묘사한 여인행(麗人行)이란 시를 말한다.

 

※踏靑(답청) : 진중세시기(秦中歲時記)에 음력 3월 3일에 곡강연(曲江宴)을 베풀어 도인(都人)들이 모두 강가에서 계사(禊事)를 치르고 술을 마시며 청초(靑草)를 밟고 노는 것을 답청(踏靑)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