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곡(蓀谷)과 삼당시인(三唐詩人)

蓀谷과 孤竹 崔慶昌-錦帶曲(금대곡)

-수헌- 2021. 2. 21. 20:13

 

蓀谷李達(손곡 이달)은 평생을 떠돌며 시를 짓고 살았다. 따라서 같은 시기 같은 三唐詩人(삼당시인)孤竹崔慶昌(고죽 최경창)과 잘 어울렸는데 한 번은 孤竹(고죽)을 따라 靈光(영광)에서 노닌 적이 있었다. 이때 사랑하는 기생이 있어 비단을 사주려는데, 그 비단 살 돈이 없어, 孤竹(고죽)에게 다음과 같은 시를 써서 보냈다.

 

錦帶曲 贈孤竹使君 금대곡 증고죽사군

비단 띠의 노래. 고죽 사또에게 주다

 

商胡賣錦江南市 상호매금강남시

장사꾼이 강남 저자에서 비단을 파는데

朝日照之生紫煙 조일조지생자연

아침 해 비치자 자줏빛 안개가 피어나네.

佳人正欲作裙帶 가인정욕작군대

가인에게 사줘서 치마와 대를 만들고 싶으나

手探粧匳無直錢 수탐장렴무직전

손으로 화장 경대 뒤져도 값 치를 돈이 없네.

 

이 시를 읽은 孤竹(고죽)이 말하기를 "蓀谷(손곡)의 시는 한 자(字)가 천금인데 감히 비용을 아끼랴." 하고는 시 한 글자에 각각 세 필씩 쳐서 그 요구에 응해 주었으니, 그 재주를 아낌이 이와 같았다.

이 이야기는 蓀谷李達(손곡 이달)의 제자인 許筠(허균)"鶴山樵談(학산초담)"이라는 詩話集(시화집)에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