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곡(蓀谷)과 삼당시인(三唐詩人)

宮詞(궁사) -李達

-수헌- 2020. 12. 17. 11:22

이번에는 손곡(蓀谷)이달(李達)의 궁사를 소개한다. 궁사(宫詞)란 중국시(中國詩)의 한 형태로서 궁정 내부의 비사(秘事)나 전해오는 이야기를 칠언 절구의 형태로 읊은 시를 말하는데 당나라의 왕건(王建)이 당현종(唐玄宗)의 궁정생활에 대해들은 것을 궁사 100수를 지은 것이 처음이라 한다. 출신의 한계로 벼슬도 못하고 평생을 시로 살아온 손곡(蓀谷)이 궁사(宮詞)를 쓴 사실이 매우 이채롭다.

 

宫詞1 궁사1 -李達(이달)

 

平明日出殿門開 평명일출전문개

해 뜨고 날 밝으니 대궐문 열리고

鳳扇雙行引上來 봉선쌍행인상래

봉선을 두 줄로 이끌고 올라오네

遙聽太儀宣詔語 요청태의선조어

태의관의 조칙이 멀리서 들려오고

罷朝新幸望春臺 파조신행망춘대

조회 마친 임금은 망춘대를 향하네.

※봉선(鳳扇) ; 조선 시대 임금이 거동할 때 의장(議仗) 행렬 중 좌우의 6인이 들고 있던 부채의 의장(儀仗)이다. 긴 막대기 끝에 부채모양을 만들어 봉황을 그리거나 수놓는다.

 

宫詞2 궁사2 -李達(이달)

 

宮墻處處落花飛 궁장처처락화비

궁궐 담장 여기저기 낙화가 날리니

侍女燒香對夕暉 시녀소향대석휘

시녀는 향 사르며 황혼 빛 마주하네.

過盡春風人不見 과진춘풍인불견

봄바람 다 지나가도 사람은 안 보이고

院門金鎻綠生衣 원문금쇄록생의

전각문 자물쇠에 푸른 이끼 끼는구나.

 

宫詞3 궁사3 -李達(이달)

 

中官淸曉覓才人 중관청효멱재인

이른 아침 내시가 재인을 찾더니

合奏笙歌滿殿春 합주생가만전춘

만전춘을 생황과 노래로 합주하네.

別詔梨園吹玉篴 별조리원취옥적

따로 이원에 옥피리 불도록 분부하고

御袍新賜錦麒麟 어포신사금기

임금은 새로이 기린 비단 내리시네.

 

※중관(中官) ; 조선 시대, 임금의 시중을 들거나 숙직 따위의 일을 맡아보던 관원. 내시를 말함.

※만전춘(滿殿春) ; 궁중에서 잔치를 벌일 때 속악정재에서 불렸던 악곡으로서, 임과 이별하지 않고 계속 사랑하고자 하는 소망을 노래했다.

<속악정재(俗樂呈才) ; 고려 후기 궁중무용인 당악정재에 민간 무용이 흡수되어 생긴 무용. >

※이원(梨園) ; 중국 당대(唐代)에 궁정의 가무 예인을 가르치고 훈련하던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