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溟大師의 충절과 詩

四溟大師-일본으로 가다(本法寺에서)

-수헌- 2020. 6. 19. 12:22

사명대사(四溟大師)는 1604년 섣달 교또(京都)에 도착하여 섣달 그믐을 본법사(本法寺)에서 지냈다. 사명대사는 이후 본법사에 거주하면서 후시미성(伏見成)에서 도쿠가와(德川家康)와의 회담은 물론 일본 열도를 탐적하는 등 여러 번, 오랜 시간을 본법사에서 보냈다. 또한 사명대사의 명성을 듣고 찾아오는 많은 일본 승려와 명사들에게 불법(佛法)과 학문(學文)도 전수해주고 시문(詩文)도 많이 지어 주었다 한다. 다음 시에서 매화가 졌다고 했으니 음력 2월 경에 지은시인 듯하다. 섣달 그믐날 밤을 본법사에서 지냈으니 상당기간을 본법사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本法寺夜坐 본법사야좌

본법사에 밤에 앉아

 

旅舘寥寥繞錦屏 려관요요요금병

여관은 비단 병풍 두른 듯 적적한데

夜深趺坐獨惺惺 야심부좌독성성

밤 깊도록 홀로 깨어 부좌 하고 앉았네

清空雲盡天河冷 청공운진천하냉

구름 걷힌 하늘은 맑고 은하수는 찬데

微月西沈欲五更 미월서침욕오경

눈썹달이 지고 오경이 되려 하네

 

在本法寺聞鐘寫懷 재본법사문종사회

본법사에서 종소리를 듣고 회포를 읊다

 

堪笑平生已墮甑 감소평생이타증

우습다, 평생이 이미 깨어진 시루인데

玉峯明月負佳明 옥봉명월부가명

옥봉의 밝은 달은 아름답게 비치네

東驅西走頭渾白 동구서주두혼백

동서로 내달리다 보니 머리만 희어지니

深愧青天萬里鵬 심괴청천만리붕

푸른 하늘 만리를 나는 붕새가 부끄럽네

 

旅館寥寥閉夕門 려관요요폐석문

저녁에 문을 닫으니 여관은 적적하기만 한데

厭聞鐘鼓報晨昏 염문종고보신혼

때 알리는 쇠북 소리 듣기가 싫네

梅花零落不歸去 매화영락불귀거

매화가 떨어져도 돌아가지 못하니

海國春風空斷魂 해국춘풍공단혼

바다나라 봄바람에 공연히 애통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