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溟大師의 충절과 詩

登香爐峯(등향로봉) 外 - 四溟大師( 사명대사)

-수헌- 2022. 12. 13. 11:20

登香爐峯 등향로봉 

향로봉에 올라서

 

山接白頭天杳杳 산접백두천묘묘

산은 백두에 접했으나 하늘은 아득하고

水連青海路茫茫 수련청해로망망

물이 청해로 이어지고 길은 아득하구나

大鵬飛盡西南闊 대붕비진서남활

대붕이 날아가 버린 서남쪽은 넓은데

何處山河是帝鄉 하처산하시제향

산하 어디쯤이 제왕이 나온 곳일까

 

十王洞 시왕동  

 

王子何年築此城 왕자하년축차성

왕자는 어느 해에 이 성을 쌓았는지

玉峯依舊老蓂靈 옥봉의구노명령

옥봉은 전과 같은데 명령은 늙었구나

鳳凰一去無消息 봉황일거무소식

봉황은 한번 날아간 뒤 소식도 없고

金井千秋瑤草生 금정천추요초생

금정에는 천년 동안 요초만 자랐구나

 

※十王洞(시왕동) : 금강산 만폭동의 골짜기.

※王子(왕자) : 신라 마지막 경순왕(敬順王)의 아들 마의태자(麻衣太子)를 말함, 마의태子는 금강산 일대에서 신라 부흥군(復興郡)을 이끌고 고려(高麗)에 대항하며, 시왕동(十王洞)에 성을 쌓았다는 설화가 전한다.

※玉峯(옥봉) : 玉같은 금강산의 산봉우리를 의미함.

※蓂靈(명령) : 오래 사는 나무. 중국 초(楚) 나라 또는 양자강(揚子江) 남쪽의 형(荊) 땅에 살았다는 나무로, 5백 년을 봄으로 삼고 5백 년을 가을로 삼았다 한다.

※金井(금정) ; 금정기(金井機). 금정틀, 묘(墓)의 구덩이를 팔 때 길이와 너비를 정하는데 쓰이는 틀, 나무로 만든'井'모양을 땅바닥에 놓고 그 안을 파냄. 여기서는 묘 터를 의미하는 듯하다.

 

萬瀑洞 만폭동 

 

此是人間白玉京 차시인간백옥경

여기가 바로 인간 세계의 백옥경이고

琉璃洞府衆香城 유리동부중향성

중향성은 신선이 사는 유리궁이구나

飛流萬瀑千峯雪 비류만폭천봉설

만폭은 천봉의 눈에서 날아 떨어지고

長嘯一聲天地驚 장소일성천지경

긴 휘파람 한소리에 천지가 놀라네

 

※萬瀑洞(만폭동) : 내금강(內金剛)에 있는 계곡. 표훈사로부터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계곡으로, 특히 팔담(八潭)의 경치가 뛰어나다.

※白玉京(백옥경) : 옥황상제가 산다고 하는, 하늘나라의 서울.

※琉璃洞府(유리동부) : 유리궁과 같은 말로 신선이 사는 별천지를 말한다.

※衆香城(중향성) : 내금강의 영랑봉 동남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하얀 바위 성.

 

眞歇臺 진헐대  

 

濕雲散盡山如沐 습운산진산여목

습한 구름 걷히니 산은 목욕한 듯하고

白玉芙蓉千萬峯 백옥부용천만봉

천만 봉우리는 백옥과 부용 같구나

獨坐翻疑生羽翼 독좌번의생우익

홀로 앉았으니 몸에 날개가 난 듯하여

扶將萬里御冷風 부장만리어랭풍

찬바람을 타고 만 리를 날아가려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