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浮碧樓 등부벽루
부벽루에 올라
落花春晚箕城路 낙화춘만기성로
꽃이 진 늦은 봄 기성으로 가는 길에
遠客初登浮碧樓 원객초등부벽루
나그네는 비로소 부벽루에 올랐네
鳳去帝鄉天似水 봉거제향천사수
봉황은 물과 같은 하늘나라로 가고
月高汀樹夜如秋 월고정수야여추
물가 나무에 달 높이 뜨니 가을밤일세
未央疎柳千年色 미앙소류천년색
미앙궁의 버들은 천년을 같은 빛인데
長樂殘鐘此日愁 장락잔종차일수
장락궁의 종소리는 오늘의 시름이구나
人事已隨雲雨散 인사이수운우산
사람들은 운우를 따라 이미 흩어졌지만
浿江依舊向西流 패강의구향서류
패강은 변함없이 서쪽으로 흐르는구나
※箕城(기성) : 평양을 말함.
※未央, 長樂(미앙, 장락) : 한나라 고조(高祖)가 지은 미앙궁(未央宮)과 장락궁(長樂宮)을 말한다.
미앙궁(未央宮)은 역사상 가장 큰 궁전으로 자금성의 6.7배나 되었다고 하고, 장락궁(長樂宮)은 주로 궁녀가 거처했다고 하는데, 장락 미앙(長樂未央)이라 하면 ‘즐거움이 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浮碧樓用李翰林韻 부벽루용이한림운
부벽루에서 이한림의 운을 따라
天孫何處去 천손하처거
천손은 어느 곳으로 떠나갔는지
波憾故城樓 파감고성루
옛 성루의 물결만이 섭섭해하네
日暮碧雲散 일모벽운산
해 저무니 푸른 구름 흩어지고
月明紅樹秋 월명홍수추
가을 나무는 붉고 달은 밝구나
人間風雨急 인간풍우급
인간 세상엔 비바람이 드센데
天上鳳凰游 천상봉황유
하늘에는 봉황이 놀고 있구나
一闋後庭曲 일결후정곡
후정곡 한 곡조는 그쳤지만
千年江水流 천년강수류
강물은 천년을 흘러가는구나
※이한림(李翰林)은 고려의 목은(牧隱) 이색(李穡)을 가리키고, 천손(天孫)은 고구려의 동명성왕(東明聖王)을 말한다.
浮碧樓用李翰林韻 부벽루용이한림운
부벽루에서 이한림의 운을 따라
亡國去如鴻 망국거여홍
떠나는 기러기처럼 나라가 망하니
麒麟秋草沒 기린추초몰
기린은 가을 풀 속에 숨어 있구나
長江萬古流 장강만고류
긴 강물은 오랜 세월을 흐르는데
一片孤舟月 일편고주월
달 아래 조각배 하나 외롭기만 하네
※麒麟(기린) : 성인(聖人)이 세상에 태어나면 나타난다는 상상의 동물. 즉 이 구절은 성인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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