嶺南樓와 密陽/嶺南樓次韻詩

嶺南樓次韻詩(영남루차운시)28 - 南龍翼(남용익)

-수헌- 2022. 11. 12. 15:27

嶺南樓 次奮題韻 樓在密陽 영남루 차분제운 누재밀양      南龍翼 남용익  

영남루의 명성을 떨치는 시제를 차운하다. 영남루는 밀양에 있다..

 

浪跡行窮一半 낭적행궁일반천

떠돌던 발자취가 반공에서 끝나니

奇觀無出此樓 기관무출차루전

이 누각 앞에 더 나은 경관은 없구나

福禪寺倚扶桑外 복선사의부상외

부상 나무 밖의 복선사에 의지하고

望海亭登碣石 망해정등갈석변

갈석 부근 망해정에 오른 듯하네

案底森羅千里島 안저삼라천리도

책상 아래 천리의 섬과 만물이 펼쳤고

毫端點滴九州 호단점적구주연

구주의 안개는 붓끝에 맺혀 떨어지네

如論醞藉斯爲 여론온자사위승

이 뛰어난 경치의 의젓함을 논하려면

肯許良宵撤錦 긍허량소철금연

좋은 밤의 연회를 거두게 함이 옳겠네

 

※福禪寺(복선사) : 일본 히로시마[廣島) 현 후쿠야마(福山) 시 도모노우라[鞆の浦]의 조선 통신사의 영빈관인 다이초오로(對潮樓)가 있는 절이다. 다이초오로(對潮樓)는 통신사가 머무르기 위한 전용건물로서 유일하게 현존하는 건물인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그곳에 머무른 통신사는 예외 없이 바다 풍경의 아름다움을 시로 읊어 당시 조선에서도 유명해졌다고 하며, 많은 시인들이 영남루의 경관과 비교하였다 한다.

※扶桑(부상) ; 신화에서 동해에 있다고 하는 신목(神木)인데. 그 밑에서 해가 떠오른다 하여 해가 뜨는 곳이나 해를 가리킨다. 따라서 扶桑外(부상외)는 동해바다 건너로 이해된다. 

※碣石(갈석) : 갈석산(碣石山). 중국 허베이성 서부 친왕다오시(秦皇島市) 창리현(昌黎縣)에 있는 산인데, 발해만을 굽어보는 평야지대에 우뚝 솟아 있어 위압감을 주며, 그래서 역대 중국의 제왕들에게도 신악(神岳)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위(魏) 나라 실질적 창업주인 조조(曹操)가 북방의 오환을 물리치고 개선하는 길에 갈석산(碣石山)에 올라 즉흥적으로 읊었다는 관창해(觀滄海)라는 시를 바위에 각자 해 놓았다. 갈석산 중턱 바위에 새긴 이 시는 '동쪽으로 갈석산에 이르러 창해를 바라보니 [東臨碣石 以觀滄海]'라는 유명한 구절로 시작한다.

※毫端點滴(호단점적) : 호단(毫端)은 붓의 끝 또는 문장의 기세를 말하고, 점적(點滴)은 처마 따위의 높은 곳에서 방울방울 떨어지는 물방울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붓 끝에서 좋은 문장이 나옴을 비유한다.

※醞藉(온자) : 마음이 너그럽고 따스함. 의젓하고 여유가 있음.

 

*남용익(南龍翼 , 1628~1692) : 조선 후기 좌참찬, 예문 관제학 등을 역임한 문신. 학자. 자는 운경(雲卿), 호는 호곡(壺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