嶺南樓와 密陽/嶺南樓次韻詩

嶺南樓次韻詩(영남루차운시)29

-수헌- 2023. 3. 12. 14:42

觀察使 雲庭 張承遠 관찰사 운정 장승원  

 

危樓高架嶺南 위루고가영남천

누각이 영남하늘에 아스라이 높이 걸려

迢遞登臨古郭 초체등임고곽전

까마득히 올라와서 옛 성곽 앞에 섰네

牛背斜陽平楚外 우배사양평초외

넓은 들 밖의 소잔등에 석양이 비끼고

鴨頭春浪斷橋 압두춘랑단교변

끊긴 다리 곁의 오리 위로 봄 물결 이네

千家翠竹懸江雨 천가취죽현강우

집마다 강에 비 오듯 푸른 대가 걸렸고

萬里雷車掣海 만리뢰거체해연

멀리 천둥소리는 바다 안개 끌어당기네

三十七年重到客 삼십칠년중도객

삼십칠 년 만에 다시 당도한 나그네는

東風愁煞落花 동풍수살낙화연

봄바람에 연회에 꽃 떨어질까 애가 타네

 

※평초(平楚) : 높은 곳에서 바라볼 때 나무숲이 가지런하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수살(愁煞) : 못 견디게 걱정되다. 근심으로 애가 타다.

 

*장승원(張承遠, 1853~1917) : 대한제국 시기 비서승, 궁내부특진관, 경상북도관찰사 등을 역임한 관료. 자는 공유(公裕), 호는 운정(雲庭). 광복직후 수도 경찰청장, 초대 외무장관, 3대 국무총리 등을 지낸 창랑 장택상(滄浪 張澤相)의 부친이다. 그러나 1917년 대한광복회에서 요청한 독립자금을 거절하였다가 강순필(姜順弼) 유창순(庾昌淳) 등 광복회 요원에 의해 피살되어 친일(親日)의 논란이 있다.

 

 

次韻 嶺南樓 차운 영남루     龍章 용장 <일본인> 

 

登臨絲管怳鈞 등림사관황균천

누에 오르니 음악소리 균천인 듯 황홀하고

衮衮談鋒舞袖 곤곤담봉무수전

춤추는 옷소매 앞에서 담봉은 끝이 없구나

晴靄遠收山郭外 청애원수산곽외

먼 산 가장자리 밖에 안개가 맑게 걷히고

暝禽低下水村 명금저하수촌변

어두워지니 강마을 옆에 새들이 내려앉네

蒹葭剩占三更月 겸가잉점삼경월

갈대는 한밤의 달빛을 넉넉하게 차지하고

桑柘平分萬戶 상자평분만호연

모든 집의 뽕나무에 안개가 고루 퍼졌구나

滿酌叵羅君勿讓 만작파라군물양

술잔에 가득 따른 술을 그대 사양 마시게

明朝海上憶離 명조해상억리연

내일아침 바다 위에서 이별연이 생각날 테니

 

※鈞天(균천) : 균천(鈞天)은 균천광악(鈞天廣樂)의 준말로 천상의 음악을 말한다. 전국시대 진(晉) 나라의 조간자(趙簡子)가 병이 들어 5일 간 인사불성이었는데, 의식이 돌아오자 ‘내가 상제가 계신 곳에 가서 매우 즐거웠고, 백신(百神)과 균천에서 노니는데 삼대의 음악과 달라 광악(廣樂)의 구주(九奏)와 만무(萬舞) 소리가 마음을 감동시켰다.’ 하였다. <史記>

※談鋒(담봉) : 예리한 말솜씨. 언변, 말주변.

※叵羅(파라) : 술잔.

 

*龍章(용장) : 이 시는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밀양도호부(密陽都護府) 편’에 일본인 용장(龍章)의 시로 소개되어 있는데, 용장이 어떤 인물인지는 알려지지 않는다.

 

영남루에 걸려있는 장승원의 시판. 친일 인사의 시판이 걸려 있는데 대한 논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