嶺南樓와 密陽

嶺南樓 詩板(영남루 시판)-翠屛 趙珩(취병 조형)

-수헌- 2022. 4. 22. 10:27

通信使 翠屛 趙珩의 詩      통신사 취병 조형의 시

 

名區形勝說玆樓 명구형승설자루

이름난 명승지라고 하는 이 누각에

倦客登臨爲滌愁 권객등임위척수

게으른 나그네 올라와서 시름을 씻네

遠峀作屛雲際聳 원수작병운제용

먼 봉우리 구름 사이 병풍처럼 솟았고

長川抱野檻前流 장천포야함전류

긴 내는 들을 안고 난간 앞을 흐르네

手摩星斗天文近 수마성두천문근

별들을 손으로 만질 듯 하늘이 가깝고

眼豁東南地勢浮 안활동남지세부

눈을 뜨니 동남방의 지세가 떠오르네

徙倚曲欄精魄爽 사의곡란정백상

굽은 난간에 옮겨 기대니 정신이 상쾌하여

四時還恐失春秋 사시환공실춘추

사철마저 봄가을을 잃어버릴까 두려워지네

 

丙申春通信上使翠屛趙珩 稿 병신춘통신상사취병조형 고

병신(1656)년 봄에 통신상사 취병 조형이 짓다.

 

敬次 경차

공손히 차운하다

 

天地東南第一樓 천지동남제일루

천지 동남쪽의 제일로 치는 누각이

洗來千古丈夫愁 세래천고장부수

옛 부터 장부의 근심을 씻어왔다네

雲開大野退靑峀 운개대야퇴청수

들판의 구름은 푸른 산골로 물러가고

江得長風湧碧流 강득장풍용벽류

강은 바람맞아 푸른 물결 일으키네

將是金鰲山上戴 장시금오산상대

금빛 자라가 산을 이고 있어야 하는데

何如彩蜃海中浮 하여채신해중부

어찌 고운 신기루가 바다에 떠 있는가

欲題墨沼重書後 욕제묵소중서후

먹을 간 뒤 시를 지어 다시 쓰고 싶어도

吾祖詩垂不記秋 오조시수불기추

쓰지 않고 내 선조님 시를 걸어 놓으려네

 

丁巳夏 五世孫 東海 琮鎭 謹稿   정사하 오세손 동해 종진 근고

정사(1797)년 여름에 5세손 동해 종진이 삼가 짓다.

 

戊辰栖夏 六世孫 靈山縣監 雲漢 謹書   무진서하 육세손 영산현감 운한 근서

무진(1868)년 고적한 여름에 영산현감 운한이 삼가 쓰다.

 

*조형(趙珩, 1606~1679) : 조선 후기 좌참찬, 예조판서, 판 의금부사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군헌(君獻), 호는 취병(翠屛).

 

※이 시는 취병(翠屛) 조형(趙珩)이 1655년 통신 상사(通信上使)로 일본에 갔다가 돌아오던 1656년 영남루에 들러 지은 시를 그의 5세손인 동해(東海) 조종진(趙琮鎭)이 1797년에 차운(次韻)하였고, 1868년 당시 영산현감(靈山縣監)이던 6세손 조운한(趙雲漢)이 글을 쓴 시판이 영남루에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