嶺南樓와 密陽/嶺南樓次韻詩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3

-수헌- 2022. 2. 10. 16:19

都觀察使  도관찰사   權孟孫   권맹손  

權孟孫(권맹손,1390~1456) : 조선 전기 이조판서, 중추원사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효백(孝伯), 호는 송당(松堂).

 

閑上層樓四月 한상층루사월천

층층 누각이 사월의 하늘을 높이 가로막고

一區形勝列於 일구형승렬어전

한 고을의 빼어난 경치가 눈앞에 늘어섰네

山圍平野連雲塞 산위평야련운새

들을 에워싼 산은 구름 같은 성채에 닿았고

江繞豊林入海 강요풍림입해변

강은 울창한 숲을 휘돌아 바다로 들어가네

牧笛短長橫犢雨 목적단장횡독우

목동의 피리 장단에 송아지 비를 가로지르고

漁蓑隱現白鷗 어사은현백구연

어부의 도롱이 안갯속 백구처럼 가물거리네

登臨已負探春興 등림이부탐춘흥

올라 보니 봄날 흥취 찾을 생각 이미 사라져

擬向清和醉倒 의향청화취도연

화창한 사월에 취하여 자리에 쓰러지고 싶네

 

清和(청화) : 화창하다, 태평하다는 뜻이나, 음력 4월 1일의 별칭으로, 음력 4월을 청화월(清和月)이라고 한다. 백거이(白居易)와 사마광(司馬光)이 시에서 인용하였다.

 

 

按廉使 안렴사   安魯生 안노생  

*安魯生(안노생) : 고려 후기 서북면 찰방별감, 문하사인, 병조총랑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춘곡(春谷), 호는 죽계(竹溪)이며, 이재(伊齋) 혹은 이재(頤齋)라고 자호했다.

 

樓壓澄澄鏡裏 누압징징경리천

누각은 맑은 거울 속의 하늘을 누르고

詹楹隱見碧山 첨영은견벽산전

처마와 기둥 앞 푸른 산이 가물거리네

南遊駐節臨江上 남유주절림강상

남쪽에 머물며 놀던 시절 강가에 와서

北望穿雲向日 북망천운향일변

구름을 뚫고 북쪽으로 일변을 바라봤네

岸芷洛蒲團浥露 안지락포단읍로

언덕과 물가 지포는 이슬에 젖어 뭉쳤고

野花官柳暗籠 야화관류암롱연

들꽃과 관청 버들은 안개에 짙게 싸였네

海東文士爭題詠 해동문사쟁제영

해동의 문사들이 다투어 글을 짓고 읊어서

氷雪如今照肆 빙설여금조사연

빙설 같은 글들이 지금처럼 연회를 비추네

 

日邊(일변) : 경성(京城)의 별칭. 동진(東晋) 때 명제(明帝)가 어렸을 때 부왕인 원제(元帝)로부터 장안(長安)과 해[日]중 어떤 것이 먼지 묻는 물음에 답한 고사에서 유래했다. 경상도 안렴사(慶尙道按廉使)를 지낸 안노생이 탄핵을 받아 진주목사로 좌천되었을 때의 심경이 표현된 듯하다.

 

都觀察使 도관찰사   閔義生 민의생  

*민의생(閔義生,1379∼1444). 조선 전기 경상도 도관찰사 예조판서 등을 지낸 문신. 자는 의지(宜之).

 

誰起高樓半出 수기고루반출천

누가 누각 높이 세워 하늘 반쯤 뚫었나

悠悠往事百年 유유왕사백년전

아득히 지나간 백 년 전의 일이었네

世緣興廢看雲散 세연흥폐간운산

세상 인연 흥폐가 구름 사라지듯 하니

道體流行嘆水 도체류행탄수변

도체가 흘러가는 물가에서 한탄하네

樹木風來晴作雨 수목풍래청작우

내리던 비 개이니 숲에 바람 불어오고

牛羊野闊晚生 우양야활만생연

소양 노는 넓은 들에 저녁 안개가 이네

田原縱是麥秋至 전원종시맥추지

전원은 보리 익을 때가 되어 바쁜데

却恨無由設盛 각한무유설성연

까닭 없는 성대한 연회가 한스럽구나

 

영남루 경내 천진궁 앞에 전시된 영남루 차운시 배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