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蓬萊 楊士彦-금강산 관련시 (2)

-수헌- 2020. 3. 14. 16:16

 

한시의 시체(詩體)를 구분해보면, 크게 절구(絶句)율시(律詩), 배율(排律)로 구분 하는데, 이는 다시 글자 수에 따라 54구로 된 오언절구(五言絶句), 58구로 된 오언율시(五言律詩), 74구로 된 칠언절구(七言絶句), 78구로 된 칠언율시(七言律詩), 512구로 된 오언배율(五言排律), 712구로 된 칠언배율(七言排律) 나눈다.

지난번 봉래 양사언(蓬萊 楊士彦)의 금강산 경관을 주제로 한 작품 가운데서 오언시 7(오언절구 2, 오언배율 1, 오언율시 4)를 올렸는데, 오늘은 칠언절구 6수를 올린다.

 

三日浦』 『삼일포      

鏡裏芙蓉三十六 경리부용삼십육 

거울 속 연꽃은 서른여섯 봉오리요

天邊鬢髻萬二千 천변빈계만이천 

하늘가 푸른 산은 만 이천 봉우릴세

中間一片滄洲石 중간일편창주석 

그 가운데 한 조각 창주의 돌 있으니

合着東來海客眠 합착동래해객면 

동쪽으로 온 해객이 눌러앉아 만 하네

滄洲: 창주는 원래 해변 가 은자(隱者)의 거처를 말하는데, 남조(南朝)때 제()나라의 시인 사조(謝朓)가 선성(宣城)에 부임하여 창주의 풍류를 즐겼다는 고사에서 유래하며, 이후로 산수 좋고 유벽(幽僻)한 고을로써 은사(隱士)의 거처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合着東來海客眠: 해객(海客)은 양사언의 호이기도 하다. 따라서 동쪽(삼일포)에 온(양사언)가 앉아 놀며 졸고 싶은 곳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降仙亭待車紫洞강선정 대차자동        

 강선정에서 차식을 기다리며

降仙亭上望仙翁 강선정상망선옹 

강선정 위에서 선인을 바라보니

何處鸞笙奇碧空 하처란생기벽공 

어디선가 난생 소리 하늘에 울리네

迦洛峯頭斜日落 가락봉두사일락 

가락봉 위로 지는 해는 기울어 가는데

白鷗疎雨海棠紅 백구소우해당홍 

가랑비 속에 백구 날고 해당화 붉네

난생(鸞笙) : 선인(仙人)이 부는 생소(笙蕭)의 미칭(美稱). 난생(鸞笙) 을 분다는 것은 선유(仙遊)를 의미한다.

차식(車軾) : 조선전기 교리, 교감, 평해군수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경숙(敬叔), 호는 이재(頤齋), 자동(紫洞). 봉래공(蓬萊公)과 동갑으로 매우 절친했던 시우(詩友). 봉래공(蓬萊公)이 회양부사로 재임할 때 금강산을 함께 유람했다.

 

遊楓嶽和車紫洞유풍악 화차자동       

풍악에서 놀며 차식에게 화답하다

山上有山天出地 산상유산천출지 

산 위에 산 있고 땅위에 하늘 솟았고

水邊流水水中天 수변유수수중천 

물가에 물 흐르고 물속에 하늘 있는데

蒼茫身在空虛裏 창망신재공허리 

아득한 내 몸은 텅 빈 하늘 속에 있으나

不是烟霞不是仙 불시연하불시산 

노을도 아니고 신선 또한 아니네

    

萬景臺 次林石泉韻』『만경대차임석천운        

 만경대에서 임억령의 시를 차운하여

碧海暈紅窺日半 벽해훈홍규일반 

푸른 바다 붉히며 해는 반쯤 떠오르고

蒼苔磯白炯鷗雙 창태기백연구산 

파란 이끼 낀 바위에 흰 갈매기 한 쌍

金銀臺上發孤笑 금은대상발고소 

금은대 위에 홀로 웃으며 섰노라니

天地浩然開八窓 천지호연개팔창 

넓디넓은 천지가 팔방 창 앞에 열린다

임억령(林億齡):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호는 석천(石泉)이다.

 

九仙峯』 『구선봉

峯在楓岳東 봉재풍악동      

구선봉은 풍악산 동쪽에 있다.

與蓀谷同遊 口號  여손곡도유 구호 

손곡과 같이 놀면서 운을 부르면 

對屬次之辭曰 대속차지사왈    

서로 답하자고 하니, 손곡이 사양하기를

如此得意驚句 여차득이경구    

이처럼 경이로운 시구에는

誠不可敵已 성불가적이      

참으로 상대하여 답할 수 없다고 했다.

 

九仙何日九天中 구선하일구천중 

구선이 어느 날 높은 하늘 가운데 올라

萬里來遊駕紫虹 만리내유가자홍 

만리나 멀리 와서 무지개 타고 놀았나

湖海勝區看未厭 호해승구간미염 

넓은 바다 좋은 경관 볼 때마다 싫지 않아

至今離立倚長空 지금이립의장공 

지금까지 속세 떠나 하늘 의지해 서 있네

손곡(蓀谷) 이달(李達) : 조선중기의 시인, 최경창(崔慶昌) 백광훈(白光勳) 등과함께 삼당시인(三唐詩人)으로 유명했다. 이들은 예전의 당() 시풍의 창작활동을 통해 인간적 정서를 진솔하게 표현했던 시인들로 그 당시 경지에 오른 불세출의 시인들로 인정을 받았다.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과 허난설헌 남매의 스승이며, 서얼출신으로 홍길동전의 주인공 모델로 추정되는 비운의 방랑시인이다.

 

 

佛頂臺』 『불정대

滿地雨花仙境界 만지우화선경계 

우화 가득한 땅은 신선계이고

曼天雲氣帝衣裳 만천운기제의상 

먼 하늘 구름은 상제의 옷인가

脩然下瞰人間世 수연하감인간세 

갑자기 인간 세상을 내려다 보니

依舊青山傍海洋 의구청산방해양 

청산은 변함없이 바닷가에 섰네

우화(雨花): 부처님이 법화경을 강론할 때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꽃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