飮酒 음주 其十四 陶淵明 도연명
故人賞我趣 고인상아취
오랜 벗이 내 취미를 즐기려고
挈壺相與至 설호상여지
무리 지어 술병 들고 찾아왔네
班荊坐松下 반형좌송하
소나무 아래에 관목 깔고 앉아
數斟已復醉 수짐이부취
몇 잔 술 주고받으니 이내 취했네
父老雜亂言 부노잡난언
어지러이 떠드느라 어른들에게
觴酌失行次 상작실행차
술 따르는 순서도 잊어버렸네
不覺知有我 불각지유아
취하여 나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데
安知物爲貴 안지물위귀
부귀와 명예 따위를 어찌 알겠나
悠悠迷所留 유유미소유
한가로이 변치 않고 빠져드니
酒中有深味 주중유심미
술 속에 깊은 뜻이 있구나
※班荊(반형) :옛 친구를 만난 기쁨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춘추시대 초(楚) 나라 오거(伍擧)가 채(蔡) 나라 성자(聲子)와 교류하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우연히 정(鄭) 나라 교외에서 만나 형초(荊草)를 자리에 깔고 앉아서[班荊] 옛이야기를 주고받았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春秋左傳》
和陶飮酒二十首 其十四 退溪 李滉
도연명의 음주 이십 수에 화답하다.
舜文久徂世 순문구조세
순임금과 문왕이 세상 뜬 지 오래되니
朝陽鳳不至 조양봉부지
아침 해가 떠도 봉새는 오지 않네
祥麟久已遠 상린구이원
상서로운 기린도 멀어진 지 이미 오래니
叔季如昏醉 숙계여혼취
말세가 되어 취한 듯이 어둡네
仰止洛與閩 앙지락여민
정자와 주자를 같이 우러러보니
群賢起鱗次 군현기린차
현인의 무리가 고기비늘처럼 일어났네
吾生晩且僻 오생만차벽
내 삶이 늙어가니 또한 궁벽해져서
獨昧修良貴 독매수량귀
홀로 새벽마다 양귀를 수양하지만
朝聞夕死可 조문석사가
아침에 깨우치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此言誠有味 차언성유미
이 말씀이 진정으로 맛깔스럽네
※舜文(순문) : 순(舜) 임금과 주(周) 나라의 창건자인 무왕(武王)의 아버지 문왕(文王). 모두 유교에서 칭송하는 성군(聖君)이었다.
※叔季(숙계) : 말세, 몰락한 시기.
※洛,閩(락,민) : ‘정주학’의 중심인물인 정자(程子)와 주자(朱子)를 이르는 말. 정자(程子)로 추앙받는 정호(程顥)ㆍ정이(程頥)는 낙양(洛陽) 사람이고, 주자(朱子)는 민중(閩中) 사람인 데서 유래한다.
※良貴(양귀) : 본연(本然)의 선(善)을 말한다. 『맹자(孟子)』 「고자(告子)」에, “관작(官爵)은 인귀(人貴)이고, 덕은 본래 타고난 귀함[良貴]이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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