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飮酒二十首(음주이십수) 其十六

-수헌- 2021. 11. 7. 18:21

飮酒 음주 其十六      陶淵明 도연명

 

少年罕人事 소년한인사

젊어서부터 인간관계가 드물어서

遊好在六經 유호재육경

육경을 좋아하여 즐기며 지냈는데

行行向不惑 행행향불혹

세월이 흘러 불혹을 바라보니

淹留遂無成 엄류수무성

오래도록 살면서 이룬 것이 없네

竟抱固窮節 경포고궁절

궁해도 절개만은 굳게 품은 채

飢寒飽所更 기한포소경

굶주림과 추위만 지겹도록 겪었네

弊廬交悲風 폐려교비풍

기우는 오두막엔 바람만 쓸쓸하고

荒草沒前庭 황초몰전정

앞마당엔 거친 잡초만 덮였구나

披褐守長夜 피갈수장야

낡은 옷 걸치고 긴긴밤 지새우니

晨鷄不肯鳴 신계불긍명

새벽닭마저 울려고 하지 않네

孟公不在玆 맹공부재자

선비를 알아주는 맹공도 없으니

終以翳吾情 종이예오정

내 마음은 끝내 답답하기만 하네

 

和陶飮酒二十首 其十六       退溪 李滉
도연명의 음주 이십 수에 화답하다.

吾東號鄒魯 오동호추로
우리나라를 추로지향이라 부르니
儒者誦六經 유자송륙경
선비들은 육경을 줄줄 외우네
豈無知好之 기무지호지
좋아해서 깨닫는 사람 어찌 없으랴만
何人是有成 하인시유성
누가 이것을 바로 이루었겠는가
矯矯鄭烏川 교교정오천
출중하신 포은 정몽주 선생께서는
守死終不更 수사종불경
끝내 뜻을 바꾸지 않고 죽음으로 지켰고
佔畢文起衰 점필문기쇠
점필재가 쇠약해진 학문을 일으켜서
求道盈其庭 구도영기정
도를 구하는 선비들이 뜰을 가득 채웠네
有能靑出藍 유능청출람
청색은 남색에서 나와도 더 푸르니 
金鄭相繼鳴 김정상계명
점필재와 포은이 서로 이어 명성 날리네
莫逮門下役 막체문하역
나는 그 문하의 학도로 이른 적이 없어서
撫躬傷幽情 그무궁상유정
상처 난 몸과 어두운 마음을 어루만지리

※鄒魯(추로) : 공자와 맹자의 고향으로, 추로지향(鄒魯之鄕)은 예절을 알고 학문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을 이르는 말
※鄭烏川(정오천) : 烏川(오천)은 지명으로 지금의 포항시 오천읍을 말하며 정몽주의 고향이다. 따라서 鄭烏川(정오천)은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를 말한다.

 

금강산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