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鏡湖 次宋進士韻 四首 경호차송진사운 4수

-수헌- 2021. 9. 8. 22:50

鏡湖 次宋進士韻 四首 경호차송진사운 4수 -  蓬萊 楊士彦

경포호.  송진사의 시를 차운하여 4수

 

1

江城花落雨初歇 강성화락우초헐

강성에 꽃은 지고 비로소 비 개이니

露葉烟枝滿綠淸 노엽연지만록청

안개 낀 가지 젖은 잎은 맑고 푸르네

遊人催發泛湖棹 유인최발범호도

나그네는 배 띄워 떠나기를 재촉하니

風送欸乃何處聲 풍송애내하처성

바람 속 노 젓는 소리 어디에서 나는가

 

2

烟輕霧細越羅裙 연경무세월라군

부드러운 안개를 치마처럼 펼쳐 두르고

一笑眞傾下蔡軍 일소진경하채군

한번 웃으면 하채군이 진실로 넘어지네

更步生塵波上襪 경보생진파상말

다시 먼지 일으키며 물 위를 버선발로 걷고

莫敎飜作楚臺雲 막교번작초대운

초대 위에 나부끼는 구름은 되지 말게

 

下蔡(하채) : 고을 이름. 호색(好色)하기로 이름난 등도자(登徒子)가 부인을 하채에 두고 미색에 도취되어 헤어날 줄을 몰랐다하여 호색하는 사람을 하채에 미혹한다고 한다.

步生塵波上襪(보생진파상말) : 波上襪은 물 위를 걷는 버선이라는 뜻으로 능파선자(凌波仙子)라는 물의 여신이 물 위를 사뿐사뿐 걷는 것을 표현하였다. 보생진(步生塵)은 위(魏) 나라 조식(曺植)이 낙수(洛水)의 신녀인 복비(宓妃)를 두고 지은 낙신부(洛神賦)에서 ‘물결을 타고 사뿐사뿐 걸으니 비단 버선에 먼지가 난다[凌波微步 羅襪生塵]’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따라서 이 구절은 ‘물 위의 신녀처럼 살면서’라고 이해된다.

※楚臺(초대) : 초(楚) 나라 무산(巫山)에 있는 양대(陽臺)를 말한다. 초회왕(楚懷王)이 고당(高唐)에서 낮잠을 잘 때 한 여인이 찾아와 하룻밤을 잤는데, 아침에 떠나면서 “저는 아침이면 구름이 되고, 저녁이면 비가 되는데, 아침이면 양대에 있습니다”라고 했다 한다.

 

3

碧海水從雲漢北 벽해수종운한수

푸른 바닷물 구름 따라 은하 북쪽에 닿고

蓬萊山入鏡湖東 봉래산입경호동

봉래산은 경포호 동쪽으로 들어왔네

湖東江岸板橋闊 호동강안판교활

호수 동쪽 강 언덕의 널다리는 넓어서

鯨蹴晩波生夕風 경축만파생석풍

저녁 바람 일 때면 고래가 물결도 차겠구나

 

4

湖上桐花落鏡臺 호상동화락경대

호수 위 오동 꽃잎 경포대에 떨어지고

綠陰濃處水烟開 녹음농처수연개

녹음 짙은 곳에 물안개가 펼쳐졌네

湖心暮色起西嶺 호심모색기서령

서산에 생긴 저녁 빛 호수를 물들이고

擬弄月簫歸去來 의롱월소귀거래

오가는 피리소리 달 희롱하는 듯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