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石樓十首 석루십수

-수헌- 2021. 9. 10. 11:39

石樓十首 석루십수 -  蓬萊 楊士彦

 

1

桃花風日隔塵喧 도화풍일격진훤

복사꽃 피는 날씨에 속세에서 벗어나

鴈外霞城鎖洞門 안외하성쇄동문

기러기 나는 먼 고개 밖 골짝 문 잠그고

怳禦飇輪探月窟 황어표륜탐월굴

황망히 큰 바람 막으며 월굴을 찾으니

似遊龜背踏天根 사유귀배답천근

거북등에 놀면서 천근을 밟은 듯하네

 

風日(풍일) : 바람과 볕이라는 뜻으로, ‘날씨’를 이르는 말.

月窟(월굴) : 전설에서, 달 속에 있다는 굴. 달이 떠오르는 곳. 서쪽 끝의 땅.

天根(천근) : 하늘의 맨 끝.

 

2

磐陀巨石餘千尺 반타거석여천척

비탈의 큰 너럭바위는 천척이 넘으니

喧聒飛流絶四聽 훤괄비유절사청

요란하게 떨어지는 소리 막힌 사방에 들리네

莫道出山波更急 막도출산파경급

산을 나갈 길 없어도 물살이 급히 꺾임은

爲輸潮海有深情 위수조해유심정

바다로 흘러가려는 깊은 뜻이 있음 일세

 

3

霜崖合沓光依舊 상애합답광의구

기슭에 겹쳐 서리 내린 풍광은 옛날 같은데

碧水玲瓏響轉新 벽수령롱향전신

푸른 물은 영롱한 소리 내며 흘러 새롭구나

欲知朝夜無体性 옥지조야무분성

밤낮으로 용렬한 성품 없었는지 알고 싶으면

看取淸高自在身 간취청고자재신

스스로 몸이 맑고 높은데 있었는지 알아보라

 

※体(분) ; 용렬할 분. 보통 몸 체(體)의 약자로 쓰이나 용렬하다, 거칠다는 뜻도 있다.

 

4

洞壑有天深杳杳 동학유천심묘묘

골짜기는 하늘에 있는 듯 아득하게 깊고

峯巒無地聳嶙嶙 봉만무지용린린

산봉우리 땅에 없는 듯 가파르게 솟았네

借君白鶴如雲翰 차군백학여운한

그대의 구름 날개 같은 백학을 빌려 타고

往采玄霜問谷神 왕채현상문곡신

현상을 캐러 가서 곡신을 묻고자 하네

 

玄霜(현상) ; 선가(仙家)에서 먹는다는 단약(丹藥)의 하나. 한무제내전(漢武帝內傳)에 “선가의 상약(上藥)으로 현상(玄霜)과 강설(絳雪)이 있다.”라고 하였다.

谷神(곡신) ; 계곡 속의 공허한 곳이라는 뜻으로, 헤아릴 수 없이 깊고 오묘한 도(道)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5

觸石錚鳴環佩響 촉석쟁명환패향

돌에 부딪히는 소리는 노리개처럼 울리고

穿林交戞弄瑤琴 천림교알롱요금

숲 속을 흐르는 소리 거문고 타는 듯하니

如知鐘子峩洋耳 여지종자아양이

종자기의 아양곡을 알아듣는 귀 같으면

解聽靑山綠水心 해청청산록수심

청산녹수의 마음을 들어 알 수 있으리

 

6

百川混合來無舍 백주혼합래무사

여러 냇물 만나 합쳐서 쉼 없이 오고

萬壑齊犇去不窮 만학제분거불궁

수많은 계곡을 함께 달려 끝없이 가서

欲到滄溟千萬里 요도창명천만리

천만리 푸른 바다에 이르고자 하나

波瀾同在太虛中 파란동재태허중

크고 작은 물결이 하늘 속에 함께 있네

 

7

源從元寂蒼崖上 원종원적창애상

원적동 근원은 푸른 언덕 위에 있으나

下作南江白鳥潯 하작남강백조심

남강에 내려가 백조 노는 물가 만들었네

醒解可含深淺勺 성해가함심천작

술 깨려고 크고 작은 국자로 떠 마시며

乘流堪和短長吟 승유감화단장음

흐르는 물 타고 장단음을 읊을만하네

 

源寂 洞名 在楓嶽山 원적 동명 재풍악산

원과 적은 골짜기 이름으로 풍악산에 있다.

 

8

疊石灑寒微雨色 첩석쇄한미우색

쌓인 돌은 작은 비에 찬 기운 흩어지고

飛峯拖日碍雲行 비봉타일애운행

해 비치는 높은 봉우리 가는 구름 막네

坐須菌閣含風夕 좌수균각함풍석

균각에 앉아 바람 이는 저녁을 기다려

步上東臺倚月明 보상동대의명월

동대에 걸어올라 밝은 달에 의지하리

 

※ 菌閣(균각) : 향이 나는 나무로 만든 누각.

 

9

涵容水影兼山影 함용수영겸산영

물 그림자 산 그림자 모두 받아 들여서

照澈天心與客心 조철천심여객심

천심이 비치어 나그네 마음 맑게 하네

激石急流君莫問 격석급유군막문

돌에 부딪히는 급류에게 그대 묻지 말게

紫泉淵裏鏡面深 자천연리경면심

자천연은 거울 속 깊은 곳에 있으니

 

10

時出淵泉漙也博 시출연천단야박

때로는 못 물이 많고 넓게 솟아나고

寒生華嶽載而臨 한생화악재이림

높은 산에 임하니 찬 기운이 생기네

風雲江海經終古 풍운강해경종고

바람 구름 강 바다가 오랫동안 지나가니

動靜元非兩箇心 동정원비량개심

동하고 정한 것이 원래 두 마음 아니네